처음 만난 여섯 남녀가 북유럽에 갔다 -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여섯 남녀의 북유럽 캠핑카 여행기
배재문 글 사진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나라는 사람은 워낙 낯가림이 심한터라 낯선 사람을 대할 땐 그 사람이 난색을 표할 정도로 경계를 할 때도 있기에 나에게는 아주 어려운 과제임에 틀림없는 '낯선 사람과의 여행'이라는 소재가 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과연 일면식도 없는 이들이기에 지인들과 여행할 때보다 무조건 자주 갈등을 빚게 될까? 여기서 '무조건'이라는 수식어만 제외한다면 타당한 주장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오히려 서로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갈등이 적을 확률도 무시할 수 없다. 일행들과의 어색함을 가장한 불편함이 뜻밖에도 안전장치가 되어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불편함은 곧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게 하고, 그 때문에 서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게 만들기도 한다. (p9) 그는 그럴 듯한 이유로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아, 이거 좀 괜찮겠는데?'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책 소개를 살펴보던 중  유독 내 시선이 머무르던 건 낯선 여섯 남녀가 함께 떠난 북유럽 캠핑카 여행기! 캠핑카를 타고 여행하는건 이 책을 접하기 전에 박은경 작가의 미안해 쿠온, 엄마 아빠는 히피야! 에서 만나고 왔던 터라 설레임이 몽글몽글하게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왔다. 인원 _ 4명~6명(남녀 비율 5:5) · 여행기간 _ 30일~45일 · 출발일 _ 빠르면 7월 20일 이후 · 여행지 _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라는 글로서 인터넷에 공지를 했고, '나'보다는 '우리'를 먼저 생각해주실 분,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신 분, 운전· 특히 수동 변속기 차량 운전 가능하신 분, 모험심과 도전정신으로 가득 차 주체가 안 되시는 분, 그 어떤 것보다도 다른  일행들을 이해하고 배려해주실 수 있는 분 이라는 기본 명제 하에 사람들을 선정하려 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인원에 선착순으로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적지 않은 인원이기에 문제는 터지기 마련인가보다. 일정이 맞지 않아 갈 수 없는 사람이 생기고, 다시 두 명의 사람들을 다시 모집하게 되고 가까스로 계획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된 그들.

 

 

 

 

'덴마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안데르센, 그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안데르센 박물관'엘 그들이 갔다. 하지만 개폐하기 10분 전에 가서 그만큼 볼거리가 없었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사진이 마음에 쏙 들 만큼 많지도 않아서 아쉬움이 남았던 것 같다. N양의 노트에 주소, 휴무, 입장료까지 상세하게 적어놓고 있어서 나중에 갈 기회가 있다면 아주 유용하게 사용될 것 같다. 매우 부끄럽게도 1유로, 1크로네, 1크로나가 얼마인지 몰랐던 나는 책을 읽던 때의 시세를 인터넷에서 찾아 수첩에 적어놓고, 계산을 하며 읽어내려가던 도중, 덴마크에서 스웨덴으로 넘어가려면 외레순 대교를 건너야해서 건넜는데 덴마크에선 고속도로 통행료를 일체 지불하지 않았던 것에 반해 790크로네 (13만원)라는 것을 보며 살인적인 물가를 경험했다. 겨우겨우[?] 넘어간 '스웨덴'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18세기 스웨덴의 낭만 시골이라 불리는 '프레드릭스달'이다. 이 곳에서 찍은 사진이 유난히 많다고 생각하며 사진을 하나하나 눈으로 훑어보는데 그저 사진을 볼 뿐임에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런 곳에 몸도 마음도 지친 현대인들의 휴양지로 딱 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사진들을 감상했다. 그리고 세번째 여행지였던 '핀란드'에서 눈이 번쩍 뜨일 정도의 곳을 발견했다. 이름하야 '산타클로스 마을' 하지만 어린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어야 할 그 공간이 상업성을 띄게 된 것이 조금 아쉽다는 그의 평은 나조차도 조금은 불만이었다. 산타클로스 오피스에서 산타클로스와 사진을 찍는 건 무료지만 그 사진을 간직하기 위해서는 25유로 (38,659원)라는 돈을 내야하는 것이다. 당연히 개인의 카메라도 가지고 갈 수 없기에 사진을 간직하고 싶으면 그에 마땅한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인데, 아이들 앞에서 돈을 꺼내 드는 모습만은 보이지 말았으면 한다는 그의 말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를 표한다. 마지막 여행지인 '노르웨이'는 저자가 여행한 곳 중 가장 아름다웠다고 말하고 있다. 그 중 단연 돋보였던 건 '덴 감레 비'라는 곳이었는데, 하나같이 분위기있는 사진들은 내 눈길을 머무르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 책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서 첫번째는 아무래도 매끄럽지 못한 여행 경로가 아니었나 싶다. 조금 더 있을 것만 같은데 벌써 핀란드고 벌써 노르웨이라니, 길지 않은 시간에 여행을 다녀온 건 알고 있지만, 뜬금없다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었다. 또한 그 나라의 문화를 알기보다는 그들의 에피소드에 너무 치중되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소제목 역시 그들 위주로 돌아가는 듯 했고, 그들의 여행보다는 한 사람을 지목하여 소개하는 등의 친목모임을 보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 부분들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봐도 자꾸자꾸만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실로 오랜만에 가고 싶은 여행지가 생겼다는 생각에 괜찮은 여행서적 한 권을 읽었다라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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