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장 속의 아이
오틸리 바이 지음, 진민정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심리학자 오틸리바이가 써내려간 프랑스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책을 써내려간다. 새 아빠에게 장에게서 전 남편이 떠올려진다는 이유로 미움을 받던 어느 날 , 다섯살 난 아이의 당연한 행동일 수 있는 침대에 오줌을 쌌다는 이유만으로 벽장에 갇히게 된다. 아이는 엄마에 의해 자기가 오줌을 싸서 벌을 받는거라고 인식을 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9개월이라는 짧지않은 시간동안 벽장에 갇히게 된다. 나는 1인칭 서술에서 아이의 눈으로 옮겨가며 느낄 수 있는 아이의 내면 심리 파악이 오틸리 바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에 가장 눈 여겨 보았던 것 중 하나였다. 아이는 처음엔 엄마가 자신을 꺼내줄거라 믿고 있고, 자신이 반성할 때까지만 벽장에 있으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자신이 자꾸 보채면 보챌 수록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엄마가 새 아빠에게 맞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벽장에서 버티게 된다. 하지만 엄마는 늘 희망만 갖게 할 뿐, 실질적인 도움은 주지 않고, 새 남편인 폴과의 아이 '노엘'이 태어나면서부터는 그조차도 철저히 외면해버리며 무관심의 끝을 향해 내달린다. 그것을 알아차린 아이의 마음은 아.. 정말 상상하고 싶지가 않다. 왜 그 아이가 다섯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벌써 그런 감정을 느껴야하는지조차 또한 이해불가였기에 분노는 극에 달할 수밖에 없었다. "제발 폴, 내가 이렇게 빌게. 떠나지 마. 나 당신 없인 못 산다는 거 잘 알잖아. 애는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 그렇지만 떠나지 마, 떠나지만 마……" (p25) 도대체 세상 어디에 이런 정신나간 엄마가 있단 말인가. 남의 아이가 아닌 온전히 자신의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생각을 가질 수 있을까, 끔찍한 정도가 무엇과도 견줄 수 없다. "엄마, 머리는? 머리 안 잘라줄 거야?" "됐어. 나 시간 없어. 다 씻고 갈아입었지? 그럼 어서 네 벽장으로 들어가." (p139) 엄마는 아이의 자리가 벽장이라고 생각하는 듯 , 네 방으로 들어가라는 평범한 말처럼 네 벽장이라는 말도 안되는 말을 자연스레 내뱉는다. 다시 암흑이, 구덩이가, 삶이 아닌 삶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그곳, 벽장. (p113) 벽 장속 귀퉁이에 있는 어둠이 아이를 잡아삼킬 듯 옆에서 숨죽이고 있을터다. 낮에도 햇빛은 커녕 빛도 보지 못하는데 , 밤이면 얼마나 더 끔찍한 공포를 느끼게 될까.. 아이의 허덕임을 보면서 '죽지마, 죽지마'를 연발했다. 읽는 내내 입이 바싹바싹 말라오는데도 물 한 모금 마실 수가 없었고, 책을 잠시 내려놓고 화장실을 가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다. 물을 두고도 마실 수 없고, 화장실을 바로 옆에 두고도 갈 수 없음과 아이가 고스란히 받았을 고통이 더해져 곧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내 숨통을 미친듯이 흔들어댔다.

 
 
 

1982년 8월에 프랑스에서는 '다비드 비송(david bisson)' 사건이 크게 문제가 되었다고 했다. 나는 그것을 이 책을 통해 알았고 , 이 책이 그 실화를 모티브로 삼은 소설이라는 것도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다비드는 4살부터 12살이 되던 해까지 8년이라는 시간동안 학대를 받아왔다고 한다.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몇 년은 욕실의 수도관에서 지내고 , 몇 년은 새아빠와 엄마가 쓰는 침대 다리에 묶여 지내고 , 그러다 발견되기 전까지는 벽장에 갇혀 지내야 했다고 한다. 또한 , 아이에게 토사물을 억지로 먹이기도 했고 , 물을 가득 받은 욕조에 머리를 쳐박아야 했고 , 펄펄 끓는 물에 손을 넣어야만 하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학대를 받아왔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번 들어 여전히 ( 아니 , 더 심각해진 ) 전세계에서 아동학대가 심각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고 ,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가장 최근 아동학대 가해자 83%가 부모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TV 프로그램 중 'SOS 24시'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 노인학대 , 부모학대 , 아동학대 등 여러방면으로 사회로부터 격리되어있고 , 고립되어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사회 속에서 돌보아준다. 그 중 아동학대로 나왔던 사례 중 작년즈음에 '멍투성이 둘째'라는 제목으로 나왔었는데 , 미숙아란 이유로 짜증이 난다며 5살된 아이에게 엄마가 무자비하게 때리는 일이었다. 정말이지 볼 때마다 분노와 함께 아이가 받았을 상처를 생각하니 눈물이 가슴 속에 차올라서 숨도 쉬어지지 않을 정도로 마음이 아프다. 이런 프로그램은 활성화가 되어야 하고 그로 인해 아동학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세상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책임이 우리들에겐 분명히 있다.


 

 


장은 소리들을 듣는다. 발소리, 엄마가 움직이는 소리, 냄비에서 나는 소리…… 마치 예전에 창문을 통해 들리던, 점점 커지던 길가는 사람들의 목소리, 자동차 브레이크 소리, 그리고 컹컹 개 짖는 소리들을 듣듯이. 그러나 지금 장에게 바깥세상의 소리들이란 바로 부엌에서 나는 소리들이다. (p47)



경제사정이 열악하고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느끼고 부모들의 이혼이 높아지면서 학대가 늘고 있다는 기사였는데 , 어른들의 잘못으로 왜 애꿎은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불안해해야하는지 이해할 수도 없고 , 이해해서도 안된다. 그들은 부모라는 명목 아래 자신이 낳은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화풀이 대상 혹은 자신의 희생양인듯 아무렇지 않게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만행을 저지를 수가 있는지 분노가 치미는 만큼이나 역겹고 , 더럽고 , 혐오스럽다. 아니 , 이런 단어로도 표현되지 않는 그들에겐 일말의 양심이 있는지마저 의심스럽다. 세상 다 등 돌려도 누구보다 아이의 편이 되주어야 할 부모가 그런다는 것이 끔찍하게만 느껴졌고 , 그 어떤 것보다 특단의 조치가 요구되어야한다고 생각된다. 또한, 우리의 무관심으로 인해 지금도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고 가야할 어린 꿈나무들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벽장 속에서 한줄기 빛을 갈구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너는 너, 나는 나' 라는 이기주의적 편견을 버리고, 이웃에 대한 애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위험에 빠진 아이들을 당연한 그들의 권리라는 자리에 돌려놓고 보살핌으로서 그들을 어루만져주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 현재에도 있을 아동학대에 대한 반발심으로 인해 마음에 살얼음이 하나 더 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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