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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쥐뿔 좀 있어 보려고요 - 이제 막 연애와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 여성들이 꼭 읽어야 할 "경제 개념 바이블"!
송지연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이제 쥐뿔 좀 있어보려고요'라는 이름을 가진 흥미로워 보이는 이 책은 20-30대 여성들을 타깃으로 펴낸 재테크에 관한 책으로 재무설계 상담센터의 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저자 송지연이 사회 초년생이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노하우,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프리랜서의 고민, 연애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데이트 비용의 지출의 부담, 카드깡의 유혹, 골드미스의 고민, 신혼부부의 재테크 등등 자신이 상담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들을 엮어 공감할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먼저 고민을 내놓고 직업, 나이, 연봉, 현재상황을 간략하게 소개한 다음 solution을 제시하는 방식이 흥미로웠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자기는 연봉이 낮아서 저축도 못하겠다며, 자기 친구는 놀고 먹는데 부모님 돈으로 시집을 간다는 고민이었다. 그 여자는 연봉이 2천2백이었는데, 그거보면서 든 생각은 돈이 아무리 적어도 거기서 하물며 2-30 저축도 못할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저자가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말을 한다. 연봉이 너무 낮아서 저축을 못하겠다면, 연봉을 높이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불평하고 있을 시간에 노력해서 실력을 키워라! (p222) 나 역시도 연봉이 너무 낮다며 불평,불만을 늘어놓았던 적이 있었다. 그런 나에게 친구는 니가 아직은 경력이 부족하니까 그렇지.라는 말을 했었다. 그래, 몇년도 아닌 고작 몇개월만 일했는데 연봉이 낮다고 불평해봐야 뭐가 남겠느냐 라는 생각에 경력이나 쌓자라는 생각뿐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든 생각은 내가 이 회사에 있는 한은 내 몸값을 올리자였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나도 항상 고민에 휩싸일 수 밖에 없는 데이트 비용이었는데, 고민이 나와 너무 비슷해서 깜짝 놀랐다. 고민의 주요 내용이 내 마음이 편하기 위해서 얼마를 더 써야하는지 모르겠다는 거였는데, 나도 남자친구에게 금전적으로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 아니, 그보단 내 마음이 편하기 위해서 내가 쓰는 날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얇아지는건 지갑이고 줄어드는건 체크카드지만, 내가 사고 싶은 다른 것을 살 바에야 그걸 아껴서 이걸 해줘야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다. 피땀 흘려 번 내 돈이 소중한 만큼 남자친구의 돈도 똑같이 소중하다는 것을 절대 잊지 않는다. (p73) 사실 요즘은 남자가 데이트 비용을 많이 내고 여자는 뒤에서 관전하는 식이 빈번하다. 솔직히 나도 처음엔 학생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런 상황을 자주 연출했었는데 누군가를 좋아하면 뭘 해주고 싶어지는건 비단 남자뿐만이 아니라 여자도 그럴 수 밖에 없다는걸 새삼 깨달았다.
세번째로 카드깡이었는데, 난 신용카드는 서른살 이전에 절대로 만들지 않으리!!!!!라고 다짐을 했던게 엊그제였던 것 같은데, 사실 나는 나도 모르는 신용카드(한도도 적은)가 있는 셈이다. 선불 교통카드를 사용했었는데 항상 충전하는게 귀찮기도 하고 번거롭다보니 후불 교통카드로 바꾸게 되었고, 그걸 후불로 이용하려면 어쩔 수 없이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물론 그것으로 다른 것을 사고 결제를 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게 되는 순간부터 내가 만든 그 카드의 목적은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아직 신용카드의 묘미를 알지 못하고 왠만하면 앞으로도 몰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나는 나도 자제할 수 없는 무언가가 숨어있을 것만 같기 때문이다. 카드깡을 버릇처럼 쓰는 우리에게 카드를 잘라버리라고 단칼에 말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음을 저자 역시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것을 대체하는 방지책으로 카드깡을 한 후에 고객들(?)한테 받은 현금은 바로 결제 은행으로 입금해야 한다. 지갑에 들어 있는 돈은 당신 것이 아니라 카드사에 갚아야 할 빚이다. (p33) 라는 현실적인 solution을 제시하고 있다. 아직 체크카드 쓰는 나에게는 그런 것이 와닿진 않겠지만, 언제건 간에 그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할 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내가 이 책을 덮고 난 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가계부를 쓰는 일 정도였다. 항상 지출, 수입, 금액을 썼었는데, 갖고 있는 돈에서 100원, 하물며 10원이 모자라도 머리가 아프고 그러다가 결국 관두게 된다. 그래서 나는 그 방지책으로 지출과 수입만 쓴다. 사실 수입은 정해져있기에 별로 쓸게 없지만 지출을 쓰다보니 '아 내가 이런데에 돈을 썼어? 정신 나갔나봐.'라는 말을 정신없이 하고 있다. 지출을 쓰면서 앞으론 이거에는 돈을 쓰지 말던가 아끼던가 해야겠다 라는 생각 또한 함께 곁들여져서 요즘은 그런대로 많은 시너지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대충대충인 가계부를 쓰면서 느낀 것은 저자가 말한대로 가계부는 누구에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디에 얼마만큼 썼는지를 쓰고 나를 반성하는 것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