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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물고기
권지예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권지예의 작품은 '퍼즐'로 만나본 적이 있다. 그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솔직한 감정으로 말하자면 '에레이'였다. 그러다가 표지에 끌려 작가의 이름을 보았더니, 아뿔사 권지예다. 그래서 시작도 하지말아야지 했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손에 들어왔고, 전작에 대한 조금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책을 읽어 나갔다.
추리소설이란 군더더기없이 사건의 진상들이 딱딱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조금은 짜맞췄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고, 저자 권지예는 로맨스 소설을 쓰고 싶었던 건지, 추리 소설을 쓰고 싶었던 건지, 그것도 아니면 복합된 로맨스추리소설을 쓰고싶었던건지, 모르겠다. 로맨스라고 하기에는 둘의 사랑을 표현해내는 부분들에서 둘의 감정을 억지로 짜맞추기한 것 같은 우울함을 발산해낸다. 이 책이 아무리 갈수록 진실들이 표면에 비치고 얼룩진다 하여도 둘이 사랑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조금은 심증을 기울여야 하지 않았나 싶다. 난 로맨스소설을 이렇게 어두운 뒷모습으로 바라본 건 또 처음이지싶다. 게다가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엔 너무 얼토당토 않다. 복선이 내포되어 있다 하더라도 모든 사건 진상들이 너무 갑작스럽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게다가 난 분명 관찰자 시점으로 읽고 있는데 어느 순간 바뀌어버리는 1인칭의 그 혹은 그녀. 내가 책을 잘못 읽은건지 다른 서평에서는 그런 의문점이 하나도 없었다. 언젠가 저자를 만나게 된다면 책을 들고 따지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참! 강선우 씨 가족들을 만나본 적이 있습니까?"
"그럼, 강선우 씨가 고아라는 건 알고 있나요?"
"두 분이 사귄 지 얼마나 되셨는데요?!"
"그럼, 강선우 씨가 한때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것도 모르시겠군요."
선우에게 혐의가 있건 없건간에(형사의 저 뒷말엔 강선우에겐 혐의가 없다는 말이 이어진다. 그렇다면 더더욱.) 인권 보호차원에서 그런 얘기를 삼가해주어야 하는게 형사의 몫이거늘, 그것도 뜬금없이 이런 얘기를 꺼내는 형사는 말을 꺼내고 헛 웃음으로 마무리하고 전화를 끊는다. 그는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었던 걸까? 그리고 그 전에 대화한 사건진상의 표명을 알아내기 위한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긴 한것인가? 복선을 깔아주려는 권지예의 시도는 몇 번씩이나 있었지만, 너무도 뜬금없는 진상들은 서인의 머릿 속과 함께 나의 머릿 속도 혼란시키기에 충분했다. 읽는 내내 권지예는 도대체 이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짐짓 기대도 했었다. 하지만 기대를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던 너무도 뜬금없는 결말. 도대체 형사는 이 책에서 몇 가지의 복선을 깔아준 것 말고는 어떠한 일을 행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내겐 당신의 모습이…… 당신의 모습을 떠올리면…… 윤곽만 보이고 당신의 모습은 어둠에 잠겨 있어. 그래서 답답해.
가끔은 내 마음에 먹구름이 낀 것처럼 어두워.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느낌이야. 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니까." p95
사랑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결국 상처를 입히지 않고서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라면, 넌 제대로 사랑을 한 거야. p131
천사라는 분장을 한다고 해서 천사가 되는 것이 아니요, 악마라는 분장을 한다고 해서 악마가 되는 것도 아니다. 차라리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 내재되어 있는 아픈 날들의 또 다른 선우 미카엘. 지금 그 병든 마음을 누구에게 위로받자고 무고한 사람에게 해를 입히는가. 관찰자인 척 하면서 남몰래 선우를 서인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감싸 안기만 하는 저자도 이해할 수 없었고, 선우의 행동들은 어떠한 이름으로도 보상 받을 수 없다. 처음부터 거짓으로 똘똘 뭉친 사랑이라는 거짓된 이름이 그들의 중심에서 관찰자가 되어 그들의 사랑을 비웃고 있다. 선우와 서인이 느낀 감정이 사랑이라고 생각지않는다. 선우는 자신이 사랑이라 부르는 욕망에 눈이 멀어 자신의 거짓된 말과 행동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서인을 보면서도 곁에 두려한다. 또한 내가 서인이었다면 그리고 정말 그를 사랑했다면, 그의 내면 속에 들어가 미카엘을 어루만져주는 방법을 꾀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었다. 그저 자신들의 사랑을 지키기에만 급급했던 그들의 감정을 과연 사랑이라 부를 수 있으며, 한낱 감정에 이끌려 그것을 운명이라 부르는 그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지 난 둘의 처절한 사랑도 애절한 사랑도 느낄 수 없었다. 권지예가 풀어나가는 사랑에 대한 통찰이 조금은 이해하기 힘들었고, 와닿지않았을 뿐더러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말을 찾을 수가 없다면 내가 책을 잘못 읽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