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자의 아내 2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변용란 옮김 / 살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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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그리운 적은 없니?"

"매일 매 순간 그리워요."

 

 

 

 

시간여행자의 아내. 난 사실 아내가 시간 여행자이고, 그게 바탕이 되는 줄 알았더니, 남편이 시간여행자였던 것이다. 왠지 제목부터 낚인 기분이었으나 별 상관은 없으니 패스. 처음 영화로 나왔을 때 영화로도, 책으로도, 너무나도 만나보고 싶었던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만큼 너무 큰 기대를 했던 탓일까?

 

 

누군가 갑자기 벌거벗은 채로 나타나서 '난 시간여행자야. 너는 나와 결혼하게 될거야.' 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라고 묻고 싶다. 내가 그 상황에 처해있다면, 흔히 말하는 싸이코나 미친 사람 취급을 했을지 모른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한다고 해서 반발하고 싶은가? 그것도 아닐 것이다. 만약에 당신도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니까.

 

 

나는 사실 그들의 사랑이 이해되지 않앗다. 아니, 애초에 그게 사랑인지도 모르겠다. 뭐랄까... 어차피 만나게 될 운명이라면 어떻게든 만나겠지만, 클레어가 채 성장하지 않은 6살부터 헨리는 클레어를 속박하기 시작한다. 사실 속박은 아니라고 반발할지 모르나, 난 그렇게 생각한다. 사실 내가 클레어였다면 정말 싫었을 것 같다. 그렇게 산 삶이 의미가 있는가? 내가 누구와 결혼을 할지 다 알게 되고, 그 사람을 정상적으로 만나기 전까지 다른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수도 없다. 느닷없이 찾아온 그 사람말로는 내가 결혼해야하는 사람은 따로 있고, 그게 운명이라니까.

 

 

1권에서는 그 둘이 만나 따로따로 생활하다가 결혼을 하게 되는 부분까지 그려내고 2권에서는 그 둘이 함께하는 생활을 그려내고 있다. 그 둘은 2권에서 로또 1등에 당첨되는 행운을 안게 된다. 하지만 시간여행해서 그 번호를 알아낸들, 그 기쁨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이며, 그게 진실되는가가 문제가 된다. 그래, 좋기야 좋겠지. 그 돈이면 집도 살 수 있고, 차도 살 수 있고, 내가 원하는 것 뭐든지 손에 넣을 수 있을테니. 그런 마음은 누구나 있기 마련이다. 이것은 거짓이라는 클레어의 말에 헨리는 그럼 동냥하는 사람에게 던져주던지.. 라는 무책임한 말을 한다. 헨리가 하는 말들을 보며 어쩌면 사람이 이렇게 생각이 없을까 싶기도 했다. 모든 것이 처음부터 예견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둘의 사랑도 어쩌면 헨리가 만들어낸 거짓은 아닐까 의심하기도 했다.

 

 

헨리는 이기적이기까지하다. 내가 보기엔 자신의 욕심으로 클레어를 붙잡아두고 싶어하는 어린 아이로만 보이지 않는다. 자신이 시간여행을 하고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면서도 클레어가 기다리는 일만 하게 한다. 연인관계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게 하는 것보다 이기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클레어가 몇 차례의(몇 차례이라고 표현했지만, 그 유산의 횟수에 깜짝 놀랐다.) 유산을 경험했을 때 헨리가 클레어를 어떻게 위로해주었는가. 사실 난 작가가 그 부분을 조금 더 어루어만져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작가는 그 부분은 조금은 미흡하게 처리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클레어의 슬픔이 나중엔 포기상태로 담담해진 것을 느꼈을 때(사실 나만 그렇게 느낀건지도 모르겠지만.) 매우 안타까웠다.

 

 

"시간을 멈출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란 적 있어요? 나는 여기서 영원히 머문다면 좋겠는데." (2권 p258) 시간이 멈출 수 있다면? 과연 나는 어떨까 생각해본다. 시간이 멈출 정도로 행복한 시간들이 있었던가. 그래, 살면서 분명 그럴 때가 있었을거야. 하지만 시간을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행복한 그 순간들이 과연 몇 번이나 될까 생각하니 내심 클레어에게 부러움과 동시에 질투를 느꼈다.

 

 

탁월한 시간여행 러브스토리……. 가슴이 딱딱하게 굳어 버린 독자가 아니라면, 헨리와 클레어가 맞닥뜨리는 여러 가지 위험과, 시간의 한계를 넘어선 사랑의 승리에 대한 가슴 뭉클한 니페네거의 상찬에 마음이 움직여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시카고 트리뷴 라고 책 뒤에 쓰여져있다. 이걸 보고 조금은 억지스러운 내용을 소설이기에 가능케 만든 것에 부정적인 내가 가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는 말을 들을만큼 이 책이 그렇게 찬사를 받을 수 있는가 생각해보았다. 나는 아직도 아름답게 그려진 로맨스 소설에는 가슴이 설레고 그곳에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걸 느끼는 사람이다. 하지만 왠지 작가의 상상력을 나에게까지 미치게 하기에는 억지스러운 면들이 없잖아 있어서 부담스러웠고 물론 그것들을 오롯이 이해하기도 힘들었다. '아, 역시 소설은 소설이야.' 라는 생각밖엔 들지 않는 책이었다. 시간여행을 하는 헨리를 기다리는 클레어. 기다림을 바탕으로 하는 그들의 사랑을 보며 조금은 답답했고, 그것에 환기를 시켜줘야 할 필요성을 느낀건 비단 나뿐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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