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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찾아왔습니다
테오 글.사진 / 삼성출판사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바람이 하늘을 닮아 베일 듯 파랗습니다.
하늘이 바다를 닮아 시리게 파랗습니다.
내가 여행에세이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갈지 안갈지도 모르는 그 곳에, 가고싶다는 말을 백번 천번 외쳐본들 내가 갈 수 없는 곳에 막연히 환상만을 꿈꾸고 싶지 않다. 보게 된다면 그 곳을 다녀왔을 때 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 사람과 내가 느끼는 그 곳의 차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 생각때문이다. 만약 내가 가지 않은 곳을 그 사람의 눈을 빌려 구경하게 되면 난 아마 그 곳을 내가 느낀게 아니라 그 사람이 다녀온 흔적들을 그대로 믿어버리게 되기 때문에 조금은 꺼려지게 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많은 사람의 추천이 있었기에 한번쯤은 읽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처음 갖게 만든 에세이였던 것 같다. 게다가 아프리카에 펭귄이라니? 작가가 상상력이 너무 과도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첫 장을 펼쳐 들었다. 첫 장을 펼쳐드니 글귀가 눈에 띈다. 여행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향하는 것입니다.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여행에게로 향하는 것입니다. 그가 물으면 나는 대답합니다. 여행아, 네게로 갈게. 우리는 흔히 여행을 떠난다고 표현한다. 그런데 여행테라피스트 테오는 그 말을 역으로 여행에게로 향한다고 말하고 있다. 첫 장부터 나를 강하게 끌어들이려고 작정을 했나보다.
몸도 마음도 지친 요즘.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그래서 요즘엔 나들이라면 무조건 좋은 모양이다. 그럴 때마다 얼굴에 함박꽃이 핀다. 가끔은 무력감이 혹은 나의 생각들이 내 마음 속을 어지럽히고 지치게 한다. 간혹 의지를 넘어서는 어려움과 정면으로 마주치는 일이 있습니다. 여행이란 일상을 떠나는 방식의 용기, 익숙함을 벗어던지는 타입의 모험이기 때문입니다. 테오는 여행이란 일상을 떠나는 방식의 용기라고 표현한다. 여행을 가고 싶다,가고싶다라고 습관처럼 반복해서 말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못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나도 그 중 한명일테고 그래서 이 말에 심히 공감을 느끼게 된다.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은 때로 행운을 가져다줍니다. 의외의 사랑을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나는 처음 가보는 길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해진 틀을 벗어나 새로운 곳을 경험한다는 자체가 무섭기도 하고 두렵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길을 잘못들게 되면.. 아 사실 상상도 하기 싫다. 그래서 난 항상 어느 곳을 가든 똑같은 route만을 고집해왔다. 새로운 곳에 갈 때면 누군가가 꼭 있어야하고, 혼자서는 절대 못가는.. 그런 나를 위해 테오는 저렇게 얘기해주고 있지만, 습관때문에 저 말에 공감은 가지는 않지만, 참 괜찮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가서 테오가 여행한 곳들을 여행하며 나도 그 감정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여행들이 나에겐 어떻게 다가올런지 모르겠다. 하지만 언젠가 만약 가보게 된다면, 이름없는 카페에서 로이드가 아닌 봉봉카의 드럼 연주를 들으며 커피를 마시고 싶다. 여행에세이를 멀리 하는 내게도 여행을 떠나고 싶게, 아니 여행에게로 향하고 싶게 만들어준 책인 것 같다. 참..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