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 - 장진영·김영균의 사랑 이야기
김영균 지음 / 김영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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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있는 장진영은 웃고 있다. 웃는 모습이 예쁜 그녀. 왠지 그녀의 웃는 저 모습이 너무도 행복해보여서 감히 흉내낼 수도 없어보인다. 난 장진영과 말을 해본 적도 없거니와 텔레비전이나 컴퓨터말고는 본 적도 없다. 그런 장진영이 얼마전 세상을 떴다고 한다. 장진영을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정말 충격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아픔이 나에게까지 전달되기엔 많은 무리가 있었나보다. 그냥 그저 '수많은 배우들 중 한사람이 세상을 떠났구나' 라는 생각밖에는.. 나는 장진영을 좋아하게 된 것이 영화 <국화꽃향기>라는 작품이었는데, 그곳에서 장진영이 아파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눈물가득한 웃음에 울었었던 기억이 난다. 그녀는 아파하며 연기를 되새김질했다. <국화꽃향기>에서 자신의 연기가 잘못되었다면서.. 아픈 상황에서도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녀의 직업정신에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이 책의 저자 김영균은 장진영을 만난 순간부터 그녀를 보내기 이전까지의 나날들을 소설처럼 써내려간다. 만약 사랑에 깊이가 있다면 이 남자의 사랑의 깊이는 얼마만큼의 깊이까지 치닿을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데는 그 깊이가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읽으면서 김영균이라는 사람이 배우 장진영이 아닌 한 여자의 장진영의 모습을 사랑했다는 것들이 눈에 보였다.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일반인과 배우가 사랑하기가 일반 사람들보다 쉽지 않음을 오롯이 알고 있진 않지만 아주 조금은 알고 있기에 그들의 사랑이 조금은 위태위태해보이기도 했고, 간간히 다퉜던 장면에서는 마음을 졸였다. 하지만 그들은 나에게 그 사랑을 과시하기라도 하듯 열렬히 그리고 예쁘게 사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너무 빠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드는 것도 사실이다. 장진영은 9월달에 떠났다고 나오는데, 12월에 책을 출간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그녀를 잊지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크고 그들의 사랑을 인정해주길 원했었더라면 조금의 기간을 두고 책을 출판해도 사람들은 꾸준히 그녀를 잊지않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왠지 자신들의 사랑을 과시하기라도 하듯 너무 빠르게 책을 출간해냈다. 게다가 저자는 자신의 미래를 포기한건 아닐까 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5년 사귄 연인들도 하루아침에 안녕! 하고 헤어질 수도 있고, 몇년을 살아도 맞지않아 이혼하는 부부가 꽤 되는데 길지 않은 시간을 책까지 쓰면서 이렇게 과시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게다가 공인이 아닌 일반인의 사랑이야기였으면 빛을 발하지 못했을 이 책이 공인의 연애담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사는 사람들도 꽤 있을 법하다. 그래서 조금은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책 속에 자식이 부모를 잃는 것보다 부모가 자식을 잃는 것보다 사랑하는 연인을 잃는게 더 아프다라는 말을 한 문장이 나와있다. 비록 저자의 말은 아니겠지만, 이 문장에 난 강한 반발을 표현하고 싶다. 개개인의 차이라면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어?'라고 말하고 싶다. 나 역시 사랑하는 친구를 먼저 하늘로 떠나보내고 역시 내 친구이기도 한 그 친구의 남자친구를 봤다. 그 때는 진짜 미쳤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지금은 3년이 지나간다. 아직도 그 친구는 친구를 잊지 못했지만, 이제서야 조금 무거운 마음의 짐을 덜고 새로운 출발 선상에 서서 총성이 들릴 때까지 준비태세를 취하고 있다.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건 비단 저자뿐이 아닌데, 왜 저자는 자신의 사랑만을 내세우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일까. 그리고 정말 이 사람이 그녀와의 추억을 간직하고 싶었더라면 나같은 경우엔 그냥 가슴 속에 묻고 꼭꼭 숨겨놓았을 것 같다. 나는 내 소중한 사람이 그토록 아파했음에도 불구하고 병마와 싸워서 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거니와 아프면 사람이 추해진다고 했던가. 나는 그런 모습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을 것 같다. 책에서 보기에 장진영은 사생활의 노출을 극도로 꺼려왔다. 그런 그녀를 보았을 땐 이런 걸 원하진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며.. 지상에서 아름다웠던 그녀를 기억하고 추억하고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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