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잇 스타일 인테리어 - 빈티지와 모던함이 공존하는 영국식 인테리어
니코 웍스.이가타 게이코 지음, 나지윤 옮김 / 나무수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꾸미기 싫어하는 사람일지라도 누구나 다 자신만의 집을 꿈꾼다. 여기서 자신의 집이란 말 그대로 자신이 산 집을 뜻할 수도 있지만, 자신이 직접 인테리어한 집이라는게 이 책을 설명하기에 적합할 것 같다.
 

 

각기 살아온 삶의 방식이 다르 듯 개개인의 취향도 다를 수 밖에 없다. 사람에게도 색깔이 있고 성격이 있듯이 집에도 그만의 색깔을 가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차를 타고 갈 때나 길을 걸어갈 때나 우리 눈에 보이는건 항상 똑같은 고층 아파트뿐이어서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없다. 친척집, 친구집에 놀러갈 때면 다른 곳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집 구조나 가구들에 금세 지루함을 느끼고 만다. 그렇다고 우리집이라고 뭐 다른가? 또 그렇지도 않다. 이 책에는 각기 다른 집들이 소개되어 있다.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집들은 각기 다른 매력들을 뽐내기 바쁘다. 하지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익숙해져버린 습관때문일까? 예쁘고 스타일리쉬하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보는 내내 눈이 너무 어지러웠다. 마음에 드는 그런 집도 분명 있었지만, 그래도 심플함을 꿈꾸는 내게는 조금은 부담스러운 집들뿐이었다. 그리고 그림에 비해 인테리어 설명이 조금 부족했다고 해야할까? 그저 술렁술렁 잡지를 보는 기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나는 런던이라고 해서 잘 알려진 사람들이 아닌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 꾸민 집들도 소개받고 싶었는데, 적지 않은 돈을 들여야만 그 곳에서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울적해지기도 했다. 그래도 처음보는 인테리어들에 깜짝깜짝 놀라면서 '아 이런 것들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난 건축쪽 일을 하고 있고, 도면을 수정하는 작업도 하고 포토샵으로 바닥재를 까는 작업도 한다. 그 작업들은 그 집과 얼마만큼 조화롭게 어우러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신축을 할 때 설계자의 생각보다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은 그 집에서 거주할 사람의 취향이다. 설계자의 생각도 물론 중요하지만 거주자의 생각보다 우선시되는 것 없다고 봐야 한다. 몇일 전엔 일을 하다가 한 예술가가 사놓은 땅에 집을 지을거라며 설계를 부탁해 온 일이 있었다. 그 예술가는 자신이 살고 싶은 집을 직접 손으로 그려와서 처음엔 쉬울 것으로만 생각했던 작업이 원하지 않는 방향과 흘러가자 계약파기라는 얘기까지 나왔던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예술가는 처음부터 그런 집을 꿈꿔왔고 가구배치까지 다 생각해 놓은 상태였는데, 평수에 따라 이리 깎이고 저리 깎이고 원하지 않았던 곳들은 늘리게 되버리고 둥그스름했던 모양이 각지게 되고... 그 집에서 살 사람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짜증나고 화가 나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을 보면서 표나지 않는 곳까지 그렇게 고집을 피워야할까 싶었다. 그래도 완강히 고집을 피우는 덕에 우리쪽이 조금 손해를 볼 지언정 우리가 공사를 맡지 않으면 그쪽은 어차피 다른 쪽에 공사를 맡기게 되어있기 때문에 서로 신경전을 벌이다가 결국은 우리가 그쪽의 타협점에 맞추기로 하고 공사를 진행했던 일이 언뜻 생각났다. 이 책을 보고 각기 다른 집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문득 든 생각은 '아 그 사람은 그럴 권리가 당연하게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 사람은 자신의 집을 자기의 취향대로 꾸미길 원했고 우리가 그 비례에 맞게 해주길 원했던 것이었으리라. 나중에 그 사람은 장난식으로 자기가 돈을 벌어 자기가 사는거니 자기의 취향대로 인테리어하겠다고 했었다. 공사가 마무리되고 좀 친해지면 집구경이라도 가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