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 나는 그의 책을 <공중그네>를 처음으로 접하기 시작했는데, 단편을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매우 유쾌하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공중그네>의 2편이라고 불리우는 <인더풀>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공중그네>에 비해 약간 부실한[?] 스토리에 약간 실망을 했고, 가장 최근에 읽은 그의 작품 중<내 인생, 니가 알아?>라는 작품과 <오수다>에 차례차례 실망을 해서 그의 작품에 뻗치는 손을 잠시 내려놓고 있었다. 그래서 신작이라고 나온 <오 해피데이>도 멈칫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익살스럽게 생긴 여자아이와 인사하고 책장을 넘기면서 역시 오쿠다 히데오의 책은 이런 맛이지. 라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었다. 그만큼 그의 작품은 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책에 관해 지독히도 부정적인 나의 생각을 깨주기엔 제격이었다. 이번 작품은 공중그네와 같이 여러 단편집에 한 주인공이 나오는 것과는 달리 각기 다른 부부들 중 남편 또는 아내가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sunny day :) 따분하고 무료한 일상 속에서 전업주부로 살아가던 노리코는 옥션에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집 안에 필요없던 물건을 하나하나 팔기 시작하면서 결국 머릿 속엔 '다음엔 뭘 팔지..' 란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러다 남편의 물건에까지 손을 뻗치게 되는데…… 나는 읽고 싶은 책은 많지만 그때 당시 고르는 책마다 나와 맞지 않아 읽다가 놓기 일쑤여서 책을 찾아 삼만리하다가 북카페를 알기 시작하고 나눔게시판이라는 것을 알고 나눔을 시작했다가 '다음엔 무슨 책을 나눔하지'라는 생각으로 꽉 차있었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sunny day'를 읽을 때 노리코의 상황이 그때 당시 나와 같아서 배실배실 웃으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다른 단편으로는 '우리집에 놀러오렴' , '그레이프프루트 괴물' , '여기가 청산' , '남편과 커튼' , '아내와 현미밥'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단편은 분명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소소하지만 그렇다고 웃을 수 있는 소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쿠다 히데오 특유의 유쾌함으로 잘 처리하고 있다. 마음이 답답함을 외쳐올 때 가벼운 마음으로 실실 웃으며 읽을 수 있는 책임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