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 가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평범하다고도 할 수 있고, 평범하지 않다고도 할 수 있는 그들의 삶

 

난 에쿠니 가오리가 말하는 소위 '동성애간의 사랑'같은 일본의 문화를 즐기지않아서 '반짝반짝 빛나는'이라는 작품을 읽었을 때 신선한 충격도 있었지만, 사실 왠지 읽어선 안되는 작품을 읽은 것만 같아서 '홀리가든'도 그런 부류의 책이 아닐까 하고 거리를 두었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저 우리의 소박하고 소소한 일상과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을 보여주고 있다.


5년 전에 끝난 사랑의 상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가호는 이사를 할 때마다 비스킷 깡통과 머스캣 상자를 가지고 다닌다. 이들은 모두 틈만 나면 가호를 괴롭히는 과거의 파편들이기에 그녀는 그것을 펼쳐놓은 뒤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것이고, 그녀의 또 다른 모습 속엔 그녀가 근무하는 안경점의 안과전문의나 고객들과 잠자리에 빠지는 그녀가 전혀 이해가 되지않았다. 그에 반해 가호가 불륜에 빠졌을 때 불륜에 대해 부정적이던 시즈에는 아내와 19살짜리 딸이 있는 남자와 원거리 연애를 한다.

 

아무리 허물없는 친구 사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예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 각자의 취향은 개개인마다 너무나도 달라서 그들의 입맛에 골고루 맞춰줄 순 없지만, 적어도 피해는 주지말아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이 작품에서 가호와 시즈에는 서로 무척이나 친하다고 여기는 친구사이지만, 서로간 거리를 두어야만 유지되는 관계이다. 자신의 연애에는 무덤덤하면서 상대방의 연애에는 시니컬하게 바라보는 두 친구는 느슨하지만 풀리지않을 우정을 지켜나가고 있다.


이 책을 만약 에쿠니 가오리의 문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문체로 써내려갔다면 난 아마 이 책을 중간에 덮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이 작품에서는 어느 책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그 흔한 기.승.전.결도 없고, 그저 물 흐르듯 천천히 흐르는 그녀들의 삶이야기지만, 이게 에쿠니 가오리의 매력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에쿠니 가오리가 작가후기에서 말하는 여분을 이해하기엔 아직은 좀 힘든 감이 있다.

 

 

 

 

 

전화란, 무슨 용건이 있든지, 용건은 없지만 상대방의 목소리가 듣고 싶든지, 아니면 누구든 상관없으니까 아무튼 얘기가 하고 싶을 때 거는 것이리라.

-p16


여자친구란, 아무리 오래전에 약속했어도 툭하면 취소를 하는 종족이다. 그리고 그런 때 불쑥 연락을 해서 대타로 나오라고 하면 절대 응하지 않는 종족이기도 하다. -p37

 

"생각한대로 다 말하는걸 의무라고 생각하니?"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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