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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야기
스기마타 미호코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7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야기』의 뒷장에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제대로 아는 사람도 없다!라는 문장이 적혀있는데, 너무나도 들어맞는 말이 아닌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대해 아는 건 <모나리자>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어째서 그 그림이 그려졌는지, 왜 <모나리자>는 눈썹이 없는 것인지, 왜 저 그림이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나라서인지, <모나리자>에 내 감성을 자극할 만한 것은 없었으니까. 그러다가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진주 귀고리 소녀』를 읽고 요하네스 베르메르에 대해 유튜브로 찾아보다가 랩 배틀을 보게 된 이후였다. ai로 만든 <진주 귀고리 소녀 vs 모나리자> 랩 배틀이었는데, 그걸 보고 관심이 생겼다. 너무나도 갑자기.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나조차도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온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야기』는 만화로 구성되어 있어 접근하기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
책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생애를 관련 인물 관계도부터 주요 사건과 작품 연표, 활동 범위 지도까지 보여준다. 또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소년, 청년, 장년, 만년으로 나누어 그의 전 생애를 눈으로 따라가며 엿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대대로 공증인 가문인 다빈치 가문이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사생아로 태어났기에 재산 상속권도 없고 부양 공제 대상에서 제외가 되기도 하고 직업의 제약도 있었다. 불행 중 다행히도 레오나르도의 자질을 명확히 꿰어본 아버지 세르 피에로가 베로키오에게 그림을 직접 들고 가 보여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베로키오 공방에 입문이 가능했다. 이후 자신의 길을 개척한 것은 레오나르도의 몫이었지만, 세르 피에로는 우리가 아는 레오나르도를 세상에 알린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회화 작품으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뿐만 아니라 <수태고지> <지네브라 데 벤치의 초상> <흰 담비를 안은 여인> 등이 실려있다. 그저 그림만 덜렁 나열해둔 것이 아니라 그림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그 그림의 탄생 배경, 이유 등을 쉽게 풀이해두어서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그림을 보게 만들어 흥미를 유발했다.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의 차이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된 경험이었다. 책을 읽고 나서 가장 큰 변화는, 이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전시를 볼 기회가 있다면 시간을 내어 꼭 가보고 싶다는 것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세상을 살아가는 태도였다. 그는 화가에만 머물지 않고 새로운 것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졌다.
레오나르도는 회화 말고도 새의 날갯짓을 위한 고안, 지도, 토목공사, 기계, 병기 개발, 해부학, 건축, 조각, 인체비례, 의상 및 소도구 데생 등 많은 곳에 관심을 가졌는데 그게 얼마나 디테일한지 보는 내내 감탄이 물결처럼 일었다. 그는 다방면으로 뛰어났던 인물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 그의 업적을 이제껏 <모나리자> 하나로만 알고 있었다니, 개탄스럽기도 하지만 이렇게라도 그의 업적에 대해 알게 되어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책을 덮고 나서는 그게 그에게 자연스럽게 주어진 능력이라기보다는 아버지의 뒤를 이을 수 없던 사생아라는 제약 속에서 홀로서기 위해서 치열하게 노력한 흔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뒤늦게야 들었다. 그래서 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단순히 ‘천재’라고 일컫기보다는 자신의 한계를 넘었던 사람으로 기억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레오나르도가 건강한 삶을 유지하려고 했다는 점에서도 감탄했다. 먹고 싶지 않을 때는 먹지 마라, 꼭꼭 씹고 충분히 익혀서 먹고 조리방법은 단순할수록 좋다, 약을 함부로 먹지 말 것, 화내지 말고 정체된 공기를 피하라 등 현대에도 실천해볼 만하기 때문이다. 나도 하고 싶은 게 많아서 바쁘게 살고 있는데 그럴수록 내 건강에는 점점 더 소홀해지는 것을 느끼고 있던 차여서 내 몸에 미안한 마음이 들 지경이다.
책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대한 정보들을 한 권에 꾹꾹 눌러담으려다 보니 각각의 내용이 깊게 다뤄지기보다는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이 들어 살짝 산만해보인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만화로 구성되어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었고 <모나리자> 하나만 알고 있던 그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 계기가 되어 유익하고 달콤한 시간이었다. 그의 작품을 보게 될 때 나는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될 것이라 생각하니 재미있고 간질거리는 기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