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쫌 아는 10대 - 플라톤 vs 칸트 : 좋아하는 일만 하면 행복할까? 철학 쫌 아는 십대 3
서정욱 지음, 방상호 그림 / 풀빛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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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난 좀 잡다한 곳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고등학생 때의 나는 윤리 철학자들에 관심이 많았다. 관심이 많았다는 것이지, 잘 했다는 건 아니다. 철학이라고는 눈곱만치도 모르면서, 마음에 드는 철학자는 깊게 파고들었다. 순자가 그랬고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랬으며 마르크스가 그랬다. 당시에 (... 컴맹이었나) 인터넷으로 얻을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서 책으로 알게 되는 게 전부였는데, 정보가 넘쳐나는 지금은 그때만큼의 관심이 떨어져서 별도로 공부를 해본 적은 없다. 그런데 갑자기 시간적 여유가 생기다보니 좀 더 다양한 책을 접해봐야지 생각했고, 그때 눈에 띈 책이 『행복 쫌 아는 10대 : 플라톤 vs 칸트 좋아하는 일만 하면 행복할까?』였다.



책은 행복에 대해 얘기하며 플라톤과 칸트를 말한다. 플라톤과 칸트는 비록 동시대 철학자는 아니지만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 필요한 행복, 인간다움에 대해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철학자다. 철학에 거리감을 느낄 수 있는 10대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대화 형식으로 진행된다.행복 뿐만 아니라 생활과 밀접하게 이어져있는 것들로부터 철학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이런 식으로 연결을 할 수 있다고?’라며 오히려 흥미를 이끌어낸다는 점도 재미있다.  플라톤의 이데아, 영혼 삼분설, 기게스의 반지, 『이상 국가 이론』, 동굴에 대해 말하고 있고, 칸트의 『도덕 형이상학을 위한 기초 놓기』, 선의지, 도덕적 행동=도덕적 가치, 도덕적 선택, 법칙에 대한 존경심에 대해 말한다. 그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 없었다.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생각이 깊어졌다.



특히 내가 생각을 가장 오래도록 하게 만들었던 것은 동굴이었다. 동굴 벽만 볼 수 있게 팔다리가 묶인 죄수들이 볼 수 있는 건 동굴 벽에 비친 그림자뿐이다. 평생 그것만 보고 자란 그들은 그림자가 세상의 진짜 실체라고 믿게 된다. 그러던 중 한 죄수가 풀려나서 동굴 밖으로 나가게 되고 어두움에서 밝은 곳으로 나온 죄수는 고통스러워하지만 그림자가 아닌 진리라고 부르는 참된 실체를 마주하게 된다. 그 죄수는 동굴 속에 있는 동료들에게 “저 그림자는 가짜고 진짜 세상이 따로 있다"라고 말하지만, 그 말을 믿지 않는다.

내가 이제껏 참이라고 믿었던 것들은 정말 참일까부터 시작하여 진리를 보지 못하고 눈앞의 현상만을 맹신하며 살고 있는 건 아닐까,에 대해 생각이 많아졌다. 세상의 모든 면을 비관적이고 비판적으로 볼 필요는 없지만 많은 정보 홍수 속에서 가짜와 진짜, 사실과 거짓, 그 경계를 잡는 게 아직은 너무나도 어렵기만 하다. 누구에게나 편견이나 고정관념에 갇혀 있는 사고방식이 있는데, 그걸 어떻게 깨부술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우리가 보고 믿는 것이 항상 진실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과, 진리를 알기 위해선 기존의 믿음을 의심하고 스스로 탐구해야 한다는 결론이 난다.



책에서는 안타까운 마음에 기부를 했지만, 그 기부금이 제대로 쓰이지 않았을 때의 허무함과 배신감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이는 좋은 의도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같은 일을 겪었다. 대학생 때 위안부 후원을 2년 정도 했었다. 이후 언론에 났던 문제로 한동안 기부를 하지 못했었다. 내가 선의지를 행함으로써 느끼는 자기만족에는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을 것인데 나는 그중에서도 타인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것을 가장 크게 보았다. 하지만 칸트는 상대방의 의도와 관계없이 지금 나는 당장 선의지를 베풀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베푸는 것이어야한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도덕적 의무를 다했다는 의식이 중요하다는 것. 기부와 관련하여 처음 배신감을 느낀 때에는 그 말조차 수용하기 힘들었지만, 세상의 모든 곳이 그러지 않을 거라는 믿음으로 나는 기부를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칸트는 ‘선한 행동은 우리가 하고 싶을 때, 즉 결과를 생각하고 이익을 따져 행하는 것이 아니며, 내가 지금 그 행동을 당장 할 수밖에 없고 하고 싶을 때 실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지금은 무조건 선의만 믿고 행하기엔 세상이 달라졌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 안에서도 우리는 인간다움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읽고 당장 실천한 것이, 기부였다. 소소한 금액이었지만 기부를 함으로써 온전한 행복이 느껴지는지 알고 싶었고 다행히 나는 행복을 가득 받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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