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마흔이 되고 싶어 -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오즈 마리코 지음, 양수현 옮김 / 시원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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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우습지만, 나는 20대 후반부터 마흔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도 블로그 곳곳에 마흔에 대한 로망을 엿볼 수 있다. ‘마흔이 되면’이라고 종알거려왔지만 그렇다고 마흔이 되면 딱 이걸 해야지라고 정해두진 않았다. 그런 내가 마흔을 목전에 두고 있다. 누군가 내게 나이를 물으면, “곧 마흔이에요.”라고 대답한다. 10년도 넘게 로망으로 품고 있었기에 안달이 날법도 한데, 크게 안달나거나 조급해지지 않으며 아쉬운 마음도 없다. 오히려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보면 내가 중학생 때 엄마는 마흔을 맞이했다. 그때 나는 엄마가 마흔이라며 얼마나 울었던가. 그런데 내가 그 나이를 가지게 됐다니. 그나저나 마흔이라는 나이를 가지게 되면 어떤 기분일까? 어떤 기분이긴, 지금과 별다를 거 없는 기분이겠지! 간질간질한 느낌이 기분 좋게 다가온다.



책 《기분 좋은 마흔이 되고 싶어》는 일본 3040 독자를 매료시킨 오즈 마리코의 달콤하고 쌉쌀한 에세이로, 마흔이라서 하고 싶은 게 더 많아졌다는 에너지 가득한 만화책이다. 책을 재미있게 읽고 덮었을 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오즈 마리코의 마흔은 더 ‘나’ 같아졌구나. 언젠가 갖고 싶었던 다이닝 테이블과 텀블러를 구매하고, 빨간색 전기포트를 구매하고, 금전 감각도 재설계하며 돈을 어디에 쓰고 싶은지에 대해 천천히 생각해보기도 하고, 고양이와 가족이 되고, 무채색의 옷 대신 컬러풀한 옷을 선택하기도 하고, 투톤으로 염색도 하고, 혼자 오키나와로 여행도 가고, 숙면을 위해 잠옷을 사고, 초록의 식물들을 집에 들이고, 혼자 영화를 보고, 춤도 추는 마흔. 마흔이라는 나이는, 나를 찾아가는 나이구나.


짧은 만화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깊이 와닿은 것은,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이었다. 세상에는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을 수는 없겠지만, 같은 주제에 대해 같은 마인드인 사람과의 대화를 좋아했다. 그것을 두고 대화가 통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오즈 마리코는 말한다. “요즘은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도 편해졌어. 왜냐면 너무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거든.” 너무나도 맞는 말이어서 한동안 멍했다. 나도 그런 마인드로 다른 사람을 대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해봤지만, 다음날 무참하게 실패로 끝났다. 하하.



책을 읽으면서, 지금의 나와 마흔의 나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 이제껏 살아왔던 대로 마흔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좀 덜어내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나는 주제에 맞지 않게 너무 많은 걸 품고 산다는 생각을 자주 하기 때문인데, 그것이 결핍에서 오는 것임을 모르지 않는다. 나는 그간 나의 결핍을 외면하며 살아왔다면, 앞으로는 나의 결핍을 품고 살아갈 준비를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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