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킬러, 식집사 되기 - 누구나 할 수 있는 식테크, N잡러 반려 식물 키우기
권윤경 지음 / 아티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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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집에는 식물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7개 이상의 식물들이 있다. 왜 7개가 아니라 7개 이상이라고 하냐면 7개는 화분에 심겨있는 것이고, 나머지는 스킨답서스를 가지치기하고 화병에 꽂아둔 것들도 많기 때문이다. 사실 수경재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한 건 아니었는데, 멀쩡한 식물들을 가지치기를 했다는 이유로 버린다는 게 좀 아쉬운 마음에 화병에 꽂아두었던 건데, 어느 순간 뿌리를 내리며 자라는 걸 보고 흠칫 놀랐던 기억이 있어서 스킨답서스는 화분에서는 가지치기가 되더라도 공생하는 삶을 살고 있다.


나는 식물을 집에 들인 지 벌써 N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고 아직도 식물을 자주 시들게 해서 떠나보내기도 한다. 식물마다 성향이 다르고 필요로 하는 것이 다르니까,라는 이유로 설명하기에는 좀 복잡해진다. 2018년에 들여서 이제껏 키운 스투키도 올해로 화분이 비워지게 되어서 지금 마음이 못내 허전하고 공허하기만 하다. 저 화분엔 통통한 스투키가 있어야하는데...싶은 마음에 머지않아 마음에 드는 스투키를 만나러 가야지, 하고 생각한다.


이렇다보니 나는 식물에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사람인 것도 같은데, 꾸준히 식물과 공생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그래서 식물을 들여서 키우고 있기도 하고, 씨앗을 뿌려 발아시키는 과정을 보면서 기뻐하는 일련의 그 즐거움을 포기할 수가 없다. 


책에는 식물을 자주 죽이는 분들을 위해 식물을 잘 키울 수 있는 노하우를 서슴없이 풀어내고 있다. 식물을 키울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물, 빛, 바람’인데 이걸 모르는 이는 없지 않을까. 하지만 이게 정말 지키기가 어렵다는 것이 핵심이다. 내가 식물을 키우면서 가장 힘들다고 느꼈던 때는 특히 습도가 높은 여름이라 여름에 식물에게 물을 주지 않았는데도 식물이 자주 고개를 숙이는 것을 목격할 수밖에 없었고 그럴 때마다 나도 고개가 절로 같이 숙여졌다. 2-3년 전부터는 서큘레이터를 틀어주면 괜찮다는 말을 들었는데 아예 문을 열지 못하는 한여름에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역시 식물을 많이 죽여보고 많이 키워본 사람들이 알려주는 정보가 최고다!


그리고 나는 잎이 풍성한 게 좋아서 가지치기를 해야함에도 차일피일 미루어 결국 잎과 잎 사이에 깍지벌레가 생기고 찐득찐-득해질 때 가지치기를 해주는데, 풍성한 잎을 보고 싶은 건 내 욕심이었을 뿐, 식물이 원하는 것은 그게 아니라는 것. 식물을 사랑한다면 가위를 손에 쥐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 막상 가지치기를 할 때마다 미안미안-을 외치는 내가 조금 우습기도 하다. 그래도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며 또 큰맘 먹고 가지치기를 해주었더니, 삐뚤빼뚤 못생긴 해피트리가 되었다. 흐흣. 보기에는 이래도 이 친구들은 많이 시원하려나- 그리고 잎 샤워를 시켜주었다. 잎 샤워는 깍지벌레 때문에라도 내가 자주 해주는 것이긴 한데, 이 책에서 잎 샤워를 긍정적으로 추천추천!하는 느낌이라 뭔가 뿌듯했다.


책은 비단 식물 킬러, 식물 초보뿐만 아니라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읽기 적합한 책임에 분명했다. 식물을 몇 년 동안 기르고 있어도 놓치고 있는 것들을 조심스레 건네주기 때문에 어? 하면서 내 식물을 돌아볼 여유를 주기도 했으니까. 이번에 데이지 씨앗을 사서 4개의 화분에 나눠 심었다. 씨를 뿌린 것들이 모두 발아한 것은 아니지만, 기특하게도 새싹을 틔우고 키도 더 커지고 있어서 어쩌면 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나는 춥고 어두운 곳에서도 씨앗을 발아시켜 희망을 보고 싶은 사람이므로, 식물을 기르는 일을 게을리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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