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배달맨 아빠입니다 - 세상 모든 아빠들을 위한 책
김도현 지음 / 바이북스 / 2025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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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아빠는 내게 한해서 잔소리가 많았다. 그래서 성인이 되어서는 일부러 거리를 두기도 했었는데 아빠의 노고를 알게 된 건 내가 생산인구가 되었을 때부터였다. 나는 말 한마디에 일을 그만둘 수도 있지만, 가족을 먹여살리느라 묵묵하게 일해야만 했던 아빠를 생각하면 아직도 명치가 아파온다. 그래서 한동안 아빠에 관한 책을 찾아보기도 하면서 아빠를 가엾게 생각하기도 했고, 지금은 누구보다 아빠를 이해하고 있다. 물론 화를 낼 때도 많았지만.



책은 배달을 하고 있는 또 다른 아빠가 나온다. 나는 십여 년 전부터 내 친구의 남편 택배 배송을 하고 있어 문 앞에 택배 기사님들이 드실 음료와 과자를 놓아두곤 했었다. 작년에 처음으로 앞에 둔 것을 잘 먹고 있다는 메시지를 처음 받아봤다. 그건 간식이 줄어드는 바구니를 보는 것과는 또 다른 기쁨을 주었다. 그리고 배달이라는 것이 코로나로 인해 전반적으로 확대가 되면서 배달기사님들을 자주 목격하게 되었다. 나는 배달 자체는 한두 달에 한 번 정도로 자주 하는 편은 아니지만 엘리베이터에서도 보고 도로에서도 보게 되니 낯설지는 않다. 그런데 그런 배달을 한다니, 어떤 어려움과 어떤 힘듦이 있을까 하며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우리는 편리하게 배달이라는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지만, 이면의 모습들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나는 자주 배달을 시키지는 않아도 한 번씩 배달을 시킬 때마다 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을 하게 되는데, 우리는 단순하게 '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지만 그것에서 '사람'을 보는 것에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그러면서 최근에 치킨을 주문했을 때가 생각났다. 집 앞에 두고 가시면 된다고 문구를 적어두어서 대부분 내려놓고 가시는데, 인터폰을 누르고 기사님이 계속 서계셔서 무슨 일이신지 여쭈니 '(양념) 소스가 좀 새서요.'라고 하셨다. 괜찮다며 가시라고 하고 기사님이 말씀하신 부분을 확인했는데 치킨이 다 뒤집어진 것도 아니고 그냥 박스에 소스가 약간 흘러서 묻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걸 말씀하시려고 못 가신 거였다니.. 싶어서 마음이 좀 그랬었다.



하지만 책에서 저자가 말한 빨리 배달을 하기 위해 도로교통법의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이해할 수 없었다. 저자는 잘못된 일인 것은 맞지만 빨리 배달을 하려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걸 '이해'라는 포괄적인 말로 매듭지을 수 있는 말은 아니다. 그것은 그들의 공감대일 뿐이지, 대중의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는 말은 아니어서 위험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보려다가 너무 비약이 심할 것 같아서 그만둔다.

내가 사는 지역에는 오토바이가 정말 많다.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오토바이가 좀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오토바이가 판을 친다. 판을 친다고 말할 때에는 이유가 있는 법. 적색 신호에도 달리고 좌회전 신호에도 직진을 한다. 차 대 차 사고도 위험한데, 차 대 오토바이 사고는 정말 겪고 싶지 않은 사고 중 하나다. 도로에는 엄연히 도로교통법이라는 것이 있는데 오토바이가 빠져나갈 구멍은 번호판이 앞에 없기 때문에 카메라 단속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내가 사는 동네에는 후면 카메라를 하나둘 시행하고 있는데,  나 역시 무질서한 오토바이 운전으로 인해 식겁할 때가 얼마나 많았는지를 생각해보면 후면 카메라를 설치하는 비용을 아낄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책은 성별을 떠나 '가장'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그들을 버티게 하는 힘이 무엇일까에 대한 답은 1초 만에 나왔다. '가족' 그래, 힘들어도 가족이 옆에 있으니 힘을 낼 수 있지. 나는 책을 읽으며 저자가 아내에게 고생했다, 고맙다는 말을 먼저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은 누구나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한데 저자 역시 인정욕구가 강한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아내가 해주었으면~'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먼저 고생했다고 말해보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닌데. 싶은 것이었다. 나의 남편은 사소한 일에도 내게 고생했다, 수고했다, 고맙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퇴근을 하면 '오늘도 고생했어. 오늘은 어땠어?'라고 꼭 묻는다. 쉬는 날 집에서 청소하는 것도 고생했고, 밥을 차려줘서 고맙다고 한다. 지인과 약속을 잡아 다녀오는 것도 '다녀오라고 해줘서 고마워, 덕분에 잘 다녀왔어'라고 말하는 사람이라 처음엔 표현 잘 못하는 내가 적응이 잘 안됐는데, 지금은 나 역시 그의 행동을 보고 똑같이 그에게 해주고 있기 때문에 저자에게도 그것이 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된 것이었다.



힘들게 살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힘듦 속에서도 재미있게 살려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게 조금 서글프게 느껴진다. 경제적으로 힘이 든다거나 몸과 마음이 지친다거나 하는 이유들은 결국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일 가능성이 크지 않겠는가. 그러면서 결국 내가 괜찮아야 남도 돌볼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내 마음에 바람 정도는 통할 구멍을 조금 남겨두고 나를 보살피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옆에 있는 사람에게 다정한 손길을 내미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도 다들 고생했다. 고생한 우리를 위해,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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