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통수 - 사람을 쉽게 믿지 말라!
한가(家)롭게 지음 / 한가롭게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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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통수를 맞는다는 표현, 어떨 때 쓸까? 신뢰하고 있던 이에게 배신을 당했을 때.

사실 나는 뒤통수를 맞아본 적이 ‘별로’ 없다. 별로 없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제껏 내가 살면서 뒤통수를 맞았다고 말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인지 조금 헷갈리기는 한다. 나는 기본적으로 타인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여기에서 내가 말하는 신뢰는, 내가 아닌 사람에 대한 기대가 적다는 뜻을 지닌다. 어릴 때부터 ‘이거 너한테만 말하는 건데, 이거 비밀인데.’ 따위의 말을 믿어본 적이 없다. 거의 나는 셋, 넷, 다섯, 일곱, 아홉의 친구들과 함께 다녔는데 그 친구들이 나한테만 그것을 말했을 리가 없다고 늘 생각해왔기 때문이고 역시 나만 알고 있을 것 같던 누군가의 비밀은 늘 돌고 돌았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사람을 사귀는 데 있어서 굉장히 계산적인 편임을 부정할 순 없다. 내가 도움을 줘야만 하는 사람과의 관계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내가 원하지 않는 도움을 받는 것도 상당히 부담스러우며, 상호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의 호혜적인 관계를 중시한다. 그러다보니 나에게 이유없이 호의적인 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했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내가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무렵부터 사람을 경계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타인의 상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그것을 함부로 들추어 상처를 헤집는 사람에 대해 맺고 끊음이 심했다. 그러다보니 뒤통수를 당할 틈이 없었던 것도 있었고. 조금 다른 말이지만 그런 성격 덕에 팬심이라는 것을 가져본 적도 별로 없고, 무언가에 미친 듯이 빠져본 적도 별로 없다. 오히려 덕후기질을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하면서도 그런 삶을 살게 되면 얼마나 피곤할까 하며 역시 나와는 맞지 않아, 절레절레-한다.

Never trust anyone ! 사람을 함부로 믿지 말기 바란다.

저자는 경제단체에서 인재경영팀 부장으로 직장 생활을 했다. 대학과 산업계를 연결하는 경영자 과정의 비전임 지도교수, 정부 부처 인재개발원에서 리더십 분야 겸임교수를 지냈다. 현재는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마케팅 교육 컨설팅사업,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런 저자의 책을 읽다보면 사람에 대한 불신이 지독하게 깔려있다. 그래서 대체 얼마나 뒤통수를 맞았으면...하는 마음도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책을 읽다보니 뒤통수라는 건 정신적인 것도 있겠지만 대부분 금전적인 것에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역시 현대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돈, 돈이 문제였다. 많든 적든 돈을 조금이라도 더 가져보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을진대, 그것을 가지고 농락하는 이들을 향한 일침이자 그들에게 당하지 않기 위한 발버둥을 위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책에는 남한테 뒤통수를 맞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에게도 뒤통수를 치지 말라는 말이 가장 와닿았다. 나는 강박관념이 심한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나와 타협을 잘 하는 편이라 자괴감을 쉽게 느끼는 타입이기도 하다. 그런 나에게 뒤통수를 치지 않을 수 있어야 타인에게도 뒤통수를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인데, 그러려면 나의 경우에는 나에게 뒤통수를 치지 않으려면 모든 것을 다 해내려는 강박관념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른 노선을 선택했다. 이제껏 나를 괴롭혀왔던 강박관념을 조금씩 내려놓고 강박관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 중인 상태에 있다. 그게 잘 될지는 모르겠으나, 보다 더 여유로워지고 싶은 마음에 선택했다.

뿐만 아니라 책에는 저자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사업을 하면서 겪은 경험들이 녹아있다. 처음에는 무조건적인 불신으로 조금 불편했다면 그 뒤에는 그럼에도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관계들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 스스로 돈을 벌어본 사람들 모두가, 특히 2. 나는 귀가 얇고 남의 말을 잘 믿는 편이다. 독하지도 못해서 남에게 싫은 말도 잘 못하고 부탁을 하면 사람 나쁘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거절도 잘 못한다. 점잖은 척하지만 솔직히는 욕심도 많다. 그래서 그런지 남에게 뒤통수를 잘 맞는 편인 사람들은 특히나 교과서처럼 한번씩은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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