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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홀리 하비 지음, 하린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3년 11월
평점 :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거실 한 가운데에 놓았던 나의 부모라면, 당연히 나는 그런 것들을 믿고 자랐을 법도 한데, 아쉽게도 내 기억 속에는 산타클로스가 있다는 것을 믿었던 것도, 산타클로스가 놓고 간 선물이라며 풀어봤던 기억도 남아있지 않다. 그래서 타인이 말하는 “내가 어릴 땐 산타클로스가 있는 줄 알았는데 어쩌고~”하면 나는 꽤나 신기하게 귀기울여 듣는 버릇이 있었다. 그런 기억이 언젠가는 깨져버리겠지만 그런 기억을 가지고 산다는 건 깨나 낭만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산타클로스가 순록을 타고 굴뚝을 타고 내려와 선물을 주고 간다는 이야기다. 이는 1779년 뉴욕에서 태어난 클레멘트 C. 무어가 자신의 아홉 자녀를 위해 지은 시인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서 기인한 것인데 이렇게 또 예쁘게 재구성이 되어 동화책으로 나왔다.
반짝이는 두 눈, 폭 파인 보조개. 발그레한 뺨, 앵두 같은 코. 장난스런 미소를 머금은 입꼬리, 눈처럼 하얀 턱수염.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네 명의 아이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대하면서 양말을 걸어두고 잠에 들고 산타할아버지는 순록을 타고 선물을 놓는 장면과 그것을 이미 잠에서 깨어버린 아빠와 막내가 몰래 보는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아이들이 이 동화책을 읽으면 어떻게 생각할지도 궁금해졌는데, 엘이가 클 때까지 기다렸다가 물어봐야할까?
크리스마스가 코앞에 다가왔다. 크리스마스를 특별하게 보낸다거나 하는 것을 딱히 즐기지는 않지만 올해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느끼는 것에 심취한 요즘이다. 그래서 이 짧은 동화책을 몇 번이나 펴서 읽기도 했다. 아주 짧은 내용의 동화책이지만, 삽화가 너무 예쁘고 따뜻한 느낌을 가지고 있어서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아이들이 기대하고 있는 크리스마스의 설렘을 한껏 고조시켜줄 수 있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임에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