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8
헤르만 헤세 지음, 박병덕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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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아, 일체의 번뇌의 근원이 시간 아니고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자신을 괴롭히는 것도, 두려워하는 것도 그 근원은 모두 시간 아니고 무어란 말인가. 그렇다면 인간이 그 시간이라는 것을 극복하는 즉시, 인간이 시간이라는 것을 없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즉시, 이 세상에 있는 모든 힘겨운 일과 모든 적대감이 제거되고 극복되는 것이 아닌가?

싯다르타와 고빈다의 상반되는 깨달음(을 결과값이라고 할 수 있다면)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수순일지도 몰랐다. 하다못해 오늘 당장 어떤 일이 어떻게 생길지는 우리는 예측할 수 있지만 확신할 수는 없고 짐작할 수 있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

싯다르타의 경험이 특별한가? 여느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가 겪은 일들이 내가 가진 삶의 형태와는 조금 다를 뿐.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기쁨과 환희, 슬픔과 고통을 모든 순간마다 겪겠지만 예속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점점 더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를테면, 어떤 일에 대해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라는 자책과 괴로움 뒤에 훗날 그것으로 인해 어떤 조그마한 반짝이는 단단한 마음을 지니게 되었다면 그것으로 나는 이미 훌쩍 컸다는 의미가 될지도 몰랐다.

157. 당신은 그 비밀, 그러니까 시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그 비밀을 강물로부터 배웠습니까?

시간을 돈을 주고서라도 사고 싶었던 날들이었다.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하겠느냐고 물어온다면 나는 그동안 내가 하고 싶었던 것과 해야 하는 것들을 이야기할 테지만 막상 시간이 주어지고 보니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못한 것도 분명 있지만 대부분은 시간을 핑계로 미루어왔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나는 이제 시간이 온전한 내 것의 상태가 되었으니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하나 나열하여 매일매일의 삶을 충분히 사랑할 수 있을 수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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