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은퇴 가짜 은퇴 - 부자아빠가 알려주지 않는
김동석 지음 / 더로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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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은퇴를 소망한다.

은퇴의 개념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내가 소망하는 은퇴는 일을 하지 않을 자유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예기치 못한 기회에 직업을 얻는다고 하지만, 나는 대학 때 선택한 전공이 지금의 직업이 되었다. 전공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직업을 찾을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었으나, 결국은 여기 찔끔, 저기 찔끔하다가 회귀되고 마는 것이었다. 그런 걸 보면 가끔 난 재미없게 산 인생이 아닌가 하고 자문을 하게 되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소소하지만 분명하게 희로애락이 있었으니 그거로 만족하려고 한다.

 

은퇴를 생각하게 된 것은 몇 년 전의 일이지만, 어렴풋하지만 명확한 시기를 스스로 규정해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는 내가 아니라, 배우자의 직업 특성상 여러 지역을 다닐 수밖에 없어 나는 정규직보다 계약직(지역마다 인건비가 다르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그런 회사에 나를 값싸게 팔리는 것이 싫었기에)을 전전했다. 계약직이라는 것은 나름대로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리프레쉬가 되어 크게 아쉬운 점은 없었으나, 대체로 만족하는 회사를 다닐 때에는 그게 아쉬움으로 다가오기도 한 것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회사가 그런 것은 아니니.

 

anyway, 어느 순간이 되면 내가 잘 팔리지 않는 시기가 올 거라고, 슬프지만 분명하게 알고 있다. 나는 그 지점이 오기 전에 나를 더 어필하기 위해 공부를 하는 등의 다른 노력을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나는 별로 그러고 싶지가 않다. 해야 하는 업무량에 비해 임금이 값싸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지만, 그보다도 회사는 경력직보다 더 적은 임금을 주고 부려먹을 수 있는 신입을 원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내가 팔리지 않는 시기가 왔을 때 내가 받을 자존심의 상처, 자존감의 하락, 좌절감 등을 경험하고 싶지 않기도 하다. 이는 내가 한 회사에 오래 머물러있다면 모를까, 계약직으로 이직을 계속하게 되면 그 시기가 더 빨라질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렇기에 나한테 은퇴라 함은, 첫 번째로 현재의 직업에서의 은퇴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다른 직업으로의 전향이다. 내가 잘 하는 일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로의 전직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돈을 얼마를 벌든 돈에 얽매이지 않고 싶다. 단 얼마를 번다 하더라도 돈 생각하지 않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그 정도. 지금으로써는 하고 싶은 것은 명확하기는 하지만, 꼭 할 거야!라고 생각하기에는 부족함도 많고 갖춰진 게 없기도 하다. 아직은 시간이 좀 더 있으니 그동안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잘 준비해보고 싶다.

 

 

 

그동안 우리 부모님 세대는 노후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못하고 사신 분들이 많다. 자식들을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 바빴고, 자식들이 좀 더 나은 옷을 입기를 바랐으며, 좀 더 좋은 학벌, 좀 더 좋은 조건의 노동인구로 커가기를 바랐을지 모른다. 그렇게 해서 자식을 길러냈는데 부모인 자신을 조금이라도 소홀하게 대하면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로 귀결되는 것을 봐왔으니까. 그러므로 부모가 빈곤한 노후를 살게 되었다면 장성한 자식이 적정의 도움을 주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점점 더 살기가 팍팍해지고 있고, 나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자식한테 나까지 짐이 된다니, 하며 이르게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은퇴 준비를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가?

책에서 저자는 은퇴의 조건을 세 가지를 말하고 있다.

1. 경제적 자산

2. 건강 자산

3. 심리적 자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은퇴 및 조기 은퇴를 ‘자신의 인생을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보내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이 세 가지가 충족되어야만 가능한 일일 것이기 때문에 저자는 계속해서 말을 비슷하게 바꿔가며 강조하고 있다.

경제적 독립, 건강한 취미활동, 가족 간의 추억 만들기.

 

 

36. “직장 생활 동안 잘 나가고 못 나가고는 중요하지 않아. 결국 퇴직 이후 누가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느냐 이게 가장 중요한 거 아닐까?”

하지만 실제로는 경제적 자산이 뒷받침되지 않아서 은퇴를 한 이후에도 생계를 꾸리기 위해 또 다른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도 있고, 경제적 자산은 충족되었지만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도 있다. 심지어 연금을 1년도 채 받지 못했는데 세상을 떠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경제적 자산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에 첫 번째로 가계 흐름(고정지출의 흐름)을 파악하고 고정지출을 줄여야 하고, 두 번째로 자녀들을 독립시켜야 하며, 세 번째로 연금이든 다른 수입이든 ‘고정적인 수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이는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책을 읽으며 세 가지의 은퇴 조건을 우리는 얼마나 충족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직은 시간이 좀 남았다고 생각하면서도 전전긍긍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남편과의 관계는 더 바랄 것이 없고 지금이면 충분히 차고 넘친다. (요즘은 너무 달라붙어서 좀 덜 달라붙어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걱정되는 부분은 아무래도 건강이다. 나는 내가 건강하지 않지만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어느 순간 몸이 많이 약해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이, 몸이 전과 같지 않음을 느꼈을 때였다. 그래서 나는 다이어트를 한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너무 많이 떠벌려놨는데 사실 5kg에서 더 이상 빠지지 않는(것이 아니고 그만큼 내가 먹는)다. 나의 목적은 다이어트라기보다는, 신체 리듬 챙기기에 있다. 앞으로도 과하지 않게 먹는 것을 즐기면서 꾸준하게 내 몸을 잘 돌보고 싶다.

그리고 며칠 전에 읽었던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에서처럼 친구, 이웃과의 교류 (공동체 생활) 역시 강조하고 있다. 나는 세상은 혼자서 살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다고 살았었는데, 그게 몇 년 전에 무참하게 깨어져 버렸다. 역시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었다. 가치관이 꼭 맞지는 않더라도, 함께 있을 때 웃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을 곁에 두고 싶다.

 

 

 

 

덧) 저자가 조금 피곤하게 느껴졌던 부분은,

224. 내 아들이 주방에 있는 것은 싫지만, 사위가 주방을 지키면 최고의 사위가 된다.라는 점과

233. 아들이 결혼한 그때부터 우리 가족의 규칙을 정했다. 무조건 1년에 2번 가족여행을 함께 한다.라는 점이다.

나는 며느리 입장에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며느리는 무슨 죄...)

 

특히 2번의 경우는 ‘나는 이제까지 너희를 먹여살리느라 일을 하다가 은퇴를 했고, 그러므로 나는 시간이 생겼으니 자식인 너희는 부모를 위해 같이 여행을 다녀야 해.’라고 강요하는 느낌이어서 마치 보상심리로 보이기까지 했다. 자식은 부모의 노후를 위해 독립을 시켜야 한다면서 ‘무조건 1년에 2번 가족여행’(물론 부모 자식과의 관계가 좋은 경우라면 기꺼이 하겠지만)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어감은 그다지 좋지는 않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은퇴 계획에 대해서 구체화를 시키며 J한테 이야기를 했는데, 워낙 나를 믿기도 하고 내가 뭘 해도 참견하거나 반대를 한 적이 없기에 당장 실행해도 된다고 하여 좀 당황했다. 아니, 무슨 말이야. 나는 지금 은퇴하고 싶지 않아... 은퇴를 하기에 앞서 이 책을 읽으며 은퇴를 준비하기에 좋은 것 같아서 곁에 두고 나중에 남편한테도 읽어보라고 권할 생각이다.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해 주고 싶지만... 아, 근데 오탈자가 너무 많아서 읽기 불편했다. 책 내기 전에 편집자들은 교정 좀 제대로 해줬으면...

 

 

 

 

오탈자 47. 그건 말 그대로 업무 당당자였기 때문에 환대해 주었을 뿐이다. ▶ 업무 담당자

오탈자 54. 전직으로 시작한 일은 급여는 작지만 스스로 택한 일이기에 ▶ 급여는 적지만 (급여는 크고 작음이 아닌 많고 적음이다)

띄어쓰기 72. 돈은 별로 중요하지 않을수 있다. ▶ 않을 수 있다.

오탈자 204. 고백하건데고백하건대

띄어쓰기 237. 아이들 정서 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 정서에도

부호오류 238. ?그 모습이 신기해서 아이들은 자꾸 먹이를 주곤 했다. ▶ 물음표 삭제

오탈자 256. 당연히 은퇴자들에게도 인가가 높다. ▶ 인기가

부호오류 265. 나의 은퇴 꿈 목록을 무엇인가/ ▶ 나의 은퇴 꿈 목록을 무엇인가?

띄어쓰기 267. 순간을 떠 올려보자. ▶ 떠올려보자

부호오류 269. 따옴표 “““”

띄어쓰기 284. 3 가지 방법 ▶ 3가지

오탈자 및 띄어쓰기 298. 노후에 진짜 행복은 돈보다 건강을 유지하며 좋은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인간관계에 달려있다. ▶ (문맥상) 노후의 진짜 행복은

(이외에 가끔 띄어쓰기에 space가 두 번이 있을 때도 간혹 보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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