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게 권하는 경제학 -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경제학의 쓸모 10대에게 권하는 시리즈
오형규 지음 / 글담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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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침체된 지금, 대한민국의 현주소는?

 

코로나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대한민국의 경제는 망하기 직전으로, 국민들이 그동안 벌어두었던 돈을 축내며 겨우 연명하고 있는 상태와도 같다고 생각한다. 경제 침체 속에 물가가 계속 급등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부동산은 나날이 거품이 껴서 평생 번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금액대로 치솟고 있으며, 현재 출몰하는 부동산법은 공산국가화를 만들고 있고, 나라의 세금은 이미 다 써버려서 추경을 해야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추경이라 함은, 국민의 세금에서 다시 거둬들이는 일이고.

 

 

경제가 어려워지면 나라에서 세금을 낮추고 물가를 잡으며 경제활동에 관한 규제를 풀어 소비를 촉진시켜야 하지만, 지금 이 중에서 현재 대한민국에서 하고 있는 일은 전혀 없다. 세금을 낮추기는커녕 나랏돈이 없어 기존에 있던 세금의 세율은 높이고 여러 방면에서 법안을 만들어서라도 세금을 못 받아 안달이다. 인플레이션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물가는 잡히지 않고, 코로나 때문에 경제 활동은 제한되는 것이 매우 많아졌다. 잘 버티다가도 매번 도돌이표가 되는 현 상황에 폐업하는 곳들이 곳곳에 보여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시급이 가파르게 오르며 물가 인상이 더욱 가속화되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몇몇 누리꾼의 억지의 댓글들을 보면서 무슨 얼빠진 소리를 하는 것이냐고 물가 인상의 이유도 모르는 사람들이라며 속으로 비웃었다. 물가는 어느 시점이 되면 꾸준히 오르는 게 맞다. 2000년의 물가와 2010년의 물가와 2020년의 물가는 당연히 다르다. 예를 들어 지금의 100만 원이 2040년에도 100만 원이 같은 돈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해 같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화폐의 가치가 떨어진 것.

임금이 오르면 더 많이 풍족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진짜 월급을 풍족하게 받으려면 시급이 오르기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자기 발전을 모색하고 기업과 협상하는 것이 훨씬 더 빠른 길이다.

 

 

그래서 나는 시급을 올린다고 할 때나, 코로나로 인해 지원금을 준다고 할 때나 너무 답답했다. 지원금을 받은 지인들이 애들 자전거를 산다는 말에, 가전제품을 바꾸겠다는 말에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속이 터져 나갔다. (실제로 그만큼의 돈을 받을 수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어느 카페에서는 명품백을 산다고도 하더라만은 다행히 내 주변에는 그런 이는 없었다.)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지원금을 주는 것은 맞으나 생활 지원금이라는 취지와는 맞지 않으니까. 그것은 과소비를 불러일으키는 꼴이 되었으니까. 그리고 그만큼 세금은 더 뜯어갈 테고, 물가는 더 오를 테니까. 그렇게 내야 할 돈은 쌓여만 갈 테니까. 결국 조삼모사니까. 우리는 언젠가 우리가 내야 하는 세금에 잠식당하고 말지도 모른다.

 

 

나는 경제에 관한 소식을 일부러 찾아보지는 않는다. 정말 궁금한 것은 인터넷을 찾아보기는 하지만 팩트만 있는 기사는 많지 않아 가려내야 하는 것은 내 몫이다. 그 외에는 남편이 틀어두는 뉴스(나는 잘 보지 않으므로)에서 소식을 접한다. 그러다가 <10대에게 권하는 경제학>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청소년에게 설명을 하며 전달해야 하는 것이기에 그동안 어렵게만 생각하던 경제에 대해 조금 더 접근하기가 쉽지 않을까 하여 호기가 생겼다.

 

 

경제는 유교사상의 기본 원리인 ‘경세제민’의 줄임말로 (經世濟民: 다스릴 경, 세상 세, 도울 제, 백성 민) ‘세상을 다스려 나라를 구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면서 디즈니월드는 왜 닷새째부터 거의 공짜인지, 영화의 조조할인과 중고생 할인, 짜장면에는 있고 군만두에는 없는 것, 자동차 보험료는 왜 20대 남자가 가장 비싼지에 대하여 가격차별의 경제 원리와 소비자의 소비촉진, 기업의 이윤창출 등을 연관시켜 쉽게 설명을 하며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경제에 대해 어렵지 않게 접근하게끔 도와준다.

책을 읽으며 새삼 깨달은 것은, 나는 언제든 경제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마트를 갈 때나 버스를 탈 때나 온라인 쇼핑을 할 때나 하물며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뒹굴뒹굴하는 시간들조차도 말이다. 직접적으로 돈을 소비하기도 하고, 또는 전력과 가스를 소비하면서 간접적으로(이게 간접적인지 수동적인 것인지 조금 애매하지만) 돈을 소비하는 것 역시 모두 경제활동에 포함되므로.

 

 

또한 경제를 인체의 신진대사에 비유를 하는데, 정말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을 해두어서 감탄한 부분

가계(가정), 기업 정부 = 사람의 두뇌

금융 시스템(은행 같은 금융회사만이 아니라 저축, 대출, 투자, 대금 결제) = 심장

돈 = 혈관을 도는 혈액

산업 = 인체의 척추나 뼈대

수익을 내기 위해 투자하고 기술을 개발해 상품을 생산하는 것 =숨 쉬는 호흡기

생산된 재화를 소비하는 과정 = 위, 장 등 소화기

경제 찌꺼기 = 배설기관

 

 

쓰레기 배출량에 따라 경기의 흐름을 예측한 버핏은 사람들이 물건이 많이 사면 쓰레기 배출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경기가 살아나고 쓰레기 배출량이 줄면 경기가 뒷걸음질 친다고 보았다고 하기도 하고, 고속도로 통행량, 전력 사용량, 놀이공원 입장객 수 등으로 경기를 판단하기도 하고, 불황일 때는 매운 음식이 잘 팔린다든지, 경기가 좋으면 업소용 주류가 / 경기가 나쁘면 가정용 주류가 잘 팔린다는 속설, 불황일수록 비싼 기초화장품 대신 상대적으로 값싼 립스틱이, 옷감이 적게 드는 짧은 치마가 유행한다고 생각하기도 했으며, 신사복이 많이 팔리면 경기가 회복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재미있는 이론이지만, 그중 립스틱은 마스크로 인해 현재로는 가늠하기가 어렵기도 하고, 짧은 치마는 음 잘 모르겠다. 옷감이 적게 들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짧은 치마를 사본 적은 없어서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느낀 것 중 하나는 불황일수록 복고가 유행한다는 것 정도인 것 같다.

 

 

속담과 소설, 영화를 경제를 풀어낸 것 역시 굉장히 신선했다.

속담으로는 바다는 메워도 사람 욕심은 못 메운다,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친다, 싼 게 비지떡, 이왕이면 다홍치마, 바늘 가는데 실 간다, 꿩 대신 닭

소설로는 <톰 소여의 모험>, <인어공주>, <허생전>, <상도>

영화로는 <다크 나이트>, <매트릭스>, <1984>, <멋진 신세계>, <가타카>, <아일랜드>

 

 

애덤 스미스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손’으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전부이다. 당시 그것을 순수하게만 받아들였을 뿐인데, 그게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서 스미스의 이론이 옳다고 생각하는 걸 보면 주입식 교육의 효과일지도 모른다.

책에서 말하기를, 「국부론」에서 국가의 부는 국가의 금은 보유량이 아니라 국민의 생활수준이라고 꼬집었고, 국부를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 분업과 상거래를 제시했으며, 그 외에도 “우리가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정육점 주인, 양조장 주인, 빵집 주인의 박애심 덕분이 아니라, 그들의 돈을 벌려는 관심 덕분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윤 추구가 사회의 악덕이 아니라 미덕이 된다는 관점에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현대 경제 체제의 경제학의 밑바탕이 된, 경제가 돌아가는 기본 원리와 함께 국가의 부를 늘리고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길을 명확하게 제시했던 「국부론」을 (어렵겠지만) 한 번쯤 읽어보고 싶어서 찾아보았더니... 생각보다 더 너무나도 어려울 것 같아서 섣불리 구매하지 않고 우선 도서관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읽다가 포기하더라도 꼭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책은 10대뿐만 아니라, 경제에 대해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어렵게만 생각했던 사람들에게도 쉽게 다가가기 때문에 즐겁게 읽을 수 있겠다. 나 역시 즐겁게 읽었고, 좀 더 깊이 알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일기도 했다. 읽고 나서도 여전히 내가 살고 있는 곳에 대한 불만은 해소되지 않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조금씩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어쨌든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모두가 힘든 시기, 툭툭 털고 함께 살아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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