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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가기 싫으면 뭐 하고 싶은데?
생강 지음 / 로그인 / 2020년 7월
평점 :
누구는 그렇지 않겠냐마는, 나는 회사를 다니기 싫은 주기가
있다. 나는 집에서 쉬는 것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막상 그럴 수밖에 없어 몇 개월을 탱자 탱자 놀아보니 참 잘 놀았다. 그때는
이사를 앞두고 있기도 해서 나를 받아주는 곳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했었다. 그런데 웃긴 건, 나 지금 회사
그만둬도 잘 놀 수 있을 것 같은데_라는 생각이 다시금 스멀스멀 들기 시작했다. 사람이 싫고 일이 싫다기보다는 여러모로 지친 것 같다. 무작정
쉬고 싶은 생각이 가득하다. 쉬는 날이 되면 속이 트이는 느낌. 그러면서 일을 그만둬야 하나 하고 매번 고민하다가도 지금 회사의 보수나 복지가
썩 괜찮은 수준이기도 하고 계약직이기도 하여 그만두지는 않고 계약까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어서 매번 좀 더 해보지 뭐,라고 생각하며
순응하고 만다.
나는 내가 지금 이 직업으로 40세까지만 해도 만족한다고
생각하며 살고는 있지만, 아마 더 줄어들지도 모르겠다. 나는 한 지역에 오래 있는 것이 아니라 주기마다 지역을 옮겨야 하기 때문에 이직할 때마다
받는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누구에게나 고민거리인 이 사안을, 나만의 고민거리라고 말할 수도 없고 말을 해봤자 답은 나오질 않아서 답답해하던
찰나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출근길에 머리에서 뭔가 녹는 기분이 들다가 정전이 되는 기분을
느꼈는데 자리에 주저앉아있었다는 생강 작가는, 병원에 갔다가 이것이 마음의 병이라는 것을 알고 병가를 내고 세 달 동안 잠시 충전의 시간을
가지기로 한다. 취미라고 할 만한 하고 싶은 일도, 좋아하는 일도 없었던 작가는 좋아하는 일을 찾는 대신에 생각을 전환하여 오히려 싫어하던 일
두 가지에 도전을 해보기로 했는데, 하나는 헬스장에 등록해 운동을 시작한 일이고 또 하나는 직장인 모임에 나가는 일이었다. 직장인 모임에서는
그림을 그렸는데 사교모임은 여전히 싫었지만 그림을 그리는 일은 재미있었고, 여세를 몰아 꽃꽂이도 배워보았는데 그 고요한 시간이 참
좋았다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회사는 한동안은 괜찮았지만 다시
착잡해짐을 느끼고 이직을 고려했고, 이직에 성공하여 만족을 느끼며 다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면과 무기력, 공허함은 다시 찾아와 작가를
괴롭혔다. 우연히 본 영화 두 편으로 인해 떠난 발리에서 두 달 동안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돌아와서,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고
했다.
삶의 균형을 찾는 일은 쉬우면서도 참
어려운데,
쉽다는 것은 마음을 먹으면 지금이라도 당장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말일 테고,
어렵다는 것은 그 마음을 먹기가 힘들다는 말이
되겠다.
정말 거저 얻어지는 것은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수많은 활동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다는
것도,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기 위한 노력도,
더불어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 것도, 모두 힘들고
어려운 것투성이다.
티비 프로그램만 봐도
직업이라는 것은
정말 우연한 기회에 오는 것이라는 걸 느끼곤
하는데,
작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꾸준히 삶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내 삶을 돌보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언젠가의 나를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