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강승현 옮김 / 모모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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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보다 20대에, 그리고 30대가 들어서서 더욱 내 머릿속을 지배하는 게 하나 있다. 그것은 매우 광범위하면서 난해하게도 “어떻게 살 것인가”이다. 몇 년째 나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지만, 여전히 나는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정답이 없기에 더 어려운 문제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을 하나씩 관찰하고, 내게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것들을 꼼꼼하게 넣어둔다. 머릿속이든 메모든 마음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그렇게 하나가 모이고 또 하나가 모여서 내 삶의 방향을 계속해서 지시하고 실행하고 수정하고 다시 실행할 것도 안다. 그럴 때면 마음이 복잡해지니까 책을 펴야지.




마침 어릴 때 읽었던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다시 읽을 기회가 생겼다. 책을 읽을 당시가 감사하게도 평화로운 이른 오전이었다. 오전에는 마음이 더없이 한량과 같아져서 생각을 좀 더 깊이 할 수가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난생처음 말을 해보는 사람처럼 천천히 제목을 곱씹는다. 사람은 무엇으로 살지?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가 생각난다. 생존의 욕구, 안전의 욕구, 사회참여의 욕구, 존경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가 바로 그것인데, 이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에 속한다. 이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인간은 스스로를 불행하다 여기기도 한다.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실려있으려나,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펼친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랑하는 곳에 신이 있다>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바보 이반>

<촛불>

<에멜리얀과 북>

<무엇 때문에>


책에는 총 일곱 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어릴 적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동화라고 생각하며 지냈던 것을 깨달았다. 그런데 여전히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나는 이 책에 내 마음대로 동화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유순한 이야기에서 삶의 기본기를 만난다. 인간의 삶은 무엇이고, 죽음은 무엇이며,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리고 진정한 행복은 어디 있는가 하는 물음과 그 답을 톨스토이의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다. 그것을 내 삶에 적용을 시키느냐 아니냐는 논외로 한다.




모두 유명한 이야기라지만, 내가 기억하는 것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였고, 나머지 이야기들은 ‘들은 적 있는 것 같은데...’ 정도였다. 심지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도 대략적인 줄거리만 아는 정도여서 새롭기까지 했다. 개인적으로는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와 <촛불>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아마 근래에 내가 생각하는 삶의 바탕을 좀 더 공고히 해주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이 아닌가, 해서이다.



그중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에서 “네가 걸은만큼 네 땅이 될 것이다.”라고 나에게 제안한다면 나는 얼마나 걸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나도 바흠과 같은 꼴이 되었으려나. 하지만 나는 실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어서 바흠처럼 그렇게 많은 욕심을 부리지 않았을 것 같긴 하지만 그건 그 상황이 닥치지 않는 한 알 수 없는 것이다. 나는 욕심을 많이 부리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고, 그걸 꽁꽁 숨기며 살아왔던 것뿐이라는 것을 이제는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를 달래기 위해 주문처럼 외고 있는 것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인데, 내가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을 알아챌 때마다 “이만하면 됐어.”라고 일부러 말하곤 한다.




살면서 욕심을 가지는 것이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겪고 있다. 수많은 것에서 하나 정도는 욕심을 가져도 되지,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하나가 내 삶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사람 참 우습지. 적절한 조율과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사람이기 때문에 51:49라 하더라도, 아니 50.1:49.9라고 하더라도 한쪽으로 좀 더 치우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잘 되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여러 이야기들을 읽으며 삶을 살아가며 버려야 하는 것과 추구해야 할 것을 다시 생각해보는 퍽 귀한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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