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 정이안 박사가 제안하는 건강 수명을 늘리는 간단한 생활습관 36
정이안 지음 / 이덴슬리벨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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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도 책 표지에 나와있는 저 사람처럼 저런 편안한 자세로 숙면을 취하고 싶은데, 나는 이 시간, 뭘 하고 있는 건가. 나는 주말만 되면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되어버린다. 이번 주말은 푹 쉬어야지, 그동안 피곤했잖아. 라는 말에 기대어 하루 종일을 잠으로 꽉 채워도 억울할 것 같지 않았는데, 나는 이런 날 하필이면 새벽 다섯시에 기상을 한 거다. 괜찮아. 아직 토요일이야. 낮잠을 자면 돼. 했지만, 초저녁 1시간 남짓의 낮잠은 피로를 풀기에 역부족이다.



 

 

나는 술을 매일매일 먹고 싶어서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고 자부하지만, 그러기엔 달고 사는 자잘한 병이 몇 개인지. 나는 좀 반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을 읽게 된 건 최근 5일 이내의 관심사에 건강에 대한 카테고리가 늘었기 때문인데, 그것에 대한 계기는 배우자가 병원에 입원/수술을 하면서 투병 중인 몇 사람들과의 만남이었다. 그중 관심이 쏠린 건 배우자와 같은 병명을 가진 분이 아니라, 쓸개를 제거했다는 분이었다. 배우자에게 듣기로는 그분은 조기축구도 하고, 술/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데 당뇨가 있다고 했다. 우리 부부가 가장 무서워하는 병이 치매와 당뇨인데,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가 없지. 그 말을 들은 이후 배우자는 내게 믹스커피와의 이별을 권유했다. 그분은 믹스커피 때문에 당뇨에 걸렸다고 했으므로. 그 와중에 정말 잘 읽었다고 생각한 책, <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를 손에 붙잡고 읽었다. (덧. 지난달에 읽겠다던 김숨의 <간과 쓸개>는 아직도 못 읽었다. 내 그럴 줄 알았지, 이번엔 꼭 읽어야지.)



 

 

 

책에는 여러 병명이 나온다. 나는 당연히 나와 배우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병명이나 향후 걸릴 위험군이 큰 병명에 관심이 쏠렸다. 건강에 대한 책을 읽을 때면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경각심이 일었다. 이거 조심해야지, 나도 이런 운동해야지, 나도 이거 챙겨 먹어야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1. 공황장애

나는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넋이 나가는데, 그런 나를 배우자는 끌어당기기 바쁘다. 사람이 많은 곳에 익숙하지 않은 탓인 것 같은데, 사람이 많은 곳에 있으면 나는 티비에 나오는 것처럼 나만 빼고 다들 어디론가 간다. 한 번은 도저히 내가 감당할 수가 없어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린 적도 있는데, 그곳은 사람이 많은 지하였다. 그러니까, 지하철역. 이후에 용기를 내어 그곳을 다시 찾았으나 여전히 감당할 수가 없어서 그 장소에 갈 일이 있으면 좀 멀더라도 한 정거장 전에 내리거나 버스를 이용한다. 정말 어쩔 수 없어...

그밖에 낮잠은 몇 분만 자고 일어나도 정신이 나가있어서 그런 나를 배우자는 매번 걱정한다. 낮잠을 자는 곳이 늘 집이라는 사실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듯도 하다. 다른 곳에서는 잠에 들지 말기.가 가장 특효약일 것 같다.


 

 

책에서 제시해주는 방법은,

① 상황에 익숙해져라

② 미리 걱정하지 마라

③ 자신만의 긴장 이완법 개발

인데, 아... 쉽지 않아.



 

 

 

2. 만성 위장병

엄마를 닮았다, 약한 위장은. 배가 부르면 화가 났고, 비어있으면 멀미를 했다. 조금이라도 싫은 사람과 밥을 먹으면 꼭 속이 얹혔고, 비위가 약해서 밥을 먹을 때에는 그 어떤 더러움도 허용되지 않았다. 커피를 한 잔 먹어도 니글거리고, 뭔가 맛있게 먹고 나서도 니글거림과 불편함은 꼭 따라붙었다. 그래서 잠시 직장생활을 하지 않고 집에 있을 때에는 조금씩 자주 먹었다. 하지만 직장생활은 그렇지가 않지. 회사에서 점심을 먹어야 할 때는 되도록 배부르지 않게 먹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매번 그렇지는 않으니 정도를 넘을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후회를 한다. 아, 덜먹을걸.

그러다가 정말 식습관이 엉망이었던 작년에는 위경련을 두 번을 겪었다. 정말이지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격렬한 통증이었다. 책에서 말한 규칙적인 식습관과 신선한 음식 섭취, 편안한 마음이 얼마나 위에 큰 작용을 하는지 그때 알게 되었었다.


 

點心(점심) : 마음에 점을 찍듯 적게 먹는다.라는 뜻을 이제 처음 알게 되었다. 좋아하는 음식 앞에서는 잘 안되는데 큰일이다.


덧. 며칠 전에 매실액을 다 먹었다. 매실액을 더 사둬야지. 우리 집의 상비약이다. 나보다 배우자에게 더.



 

 

 

3. 역류성 식도염

나의 배우자는 예나 지금이나 교대 근무이기 때문에 달고 사는 지병이다. 좀 괜찮아질만하면 다시 도졌다. 이것 때문에 그렇게 잔소리를 해댔었다. 그래서 밥 먹고 한 시간 후에 누울 것! 이라고 엄포를 늘어놓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허용되지 않는다. 아무리 눈꺼풀이 감겨도 앉아서 자야 한다.

 


 

① 금주와 금연

 

② 20분 이상 식사를 할 것

③ 왼쪽으로 모로 누울 것


 

*왼쪽으로 누우면 위의 구조상 소화되기 전 음식물이 하부 식도 괄약근에 자극을 덜 주기 때문에 위산 역류를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나의 배우자는 침대에 누우면 대부분 오른쪽으로 돌아눕는다. 이건 꼭 써먹어봐야지. 또 예방 음식으로 감자와 양배추가 있다는데, (내가 선호하지 않아서) 알면서도 잘 안 사게 되는 것들이다. 그래도 달에 한 번은 꼭 사는데, 집에 양배추 있으니 조만간 냉장고 정리도 좀 할 겸, 양배추 좀 삶아서 양배추 쌈밥을 해야겠다.



 

 

 

4. 지방간

우리 부부가, 아니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지방간이다. 우선 체중을 줄여야 한다. 나는 근육이 없는 오징어 신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선 체지방을 줄여야 할 것이다. 근데 내가 좋아하는 건 탄수화물인데, 도대체 어떻게 줄일 수 있지.


 

① 단백질 섭취

② 탄수화물 줄이기

③ 섬유소 섭취



 

 

 

5. 비만

비만이지. 음, 그래 어쩔 수 없이 비만이야. 슬프게도 비만이 아니었던 적은 없을 거야.

근데 조금 갸웃했던 부분은 오래 굶게 되면 몸은 비상사태에 돌입해 체지방이 뱃살 주변으로 모여든다. 또 불규칙하게 식사를 하면 몸은 언제 음식이 들어오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비상 체제를 가동해서 에너지를 모아두려고 애를 쓴다.는 부분이었다. <월요단식>을 읽은 적도 있고, 이전에 의사가 말하는 간헐적 단식에 대한 좋은 예도 들은 적이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너무 상반되는 개념이어서 이건 어느 쪽도 이거다, 하고 생각하지 않고 좀 거리를 두고 지켜봐야 하는 부분인 것 같다.




 

 

 

이후에는 변비, 근막동통증후군이나 안구건조증 등등이 나오는데, 예방법은 다 알고 있는 것들이어서 아는 지식을 다시 또 한 번 읽은 것이 되었다. 뭐 물론 앞에 써둔 내용들 역시 무척 도움이 됐다, 이런 것보다는 경각심을 고취시키기에 충분했다는 점. 정말 제목 그대로 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예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데 예방법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면 그냥 그동안 무시해온 것이겠지. 편하다는 장점이 크니까. 이전보다 건강에 좀 더 신경 쓰고 내 몸을 보살피고 싶다는 생각을 조금 더 오래가지고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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