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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작은 순간들 - 카타나 코믹스
카타나 쳇윈드 지음, 그레고리 이브스 외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사랑을 말하기도 하고 사랑을 내뱉기도 하고 사랑을 읊조리기도 하고 사랑을 속삭이기도 하고 사랑을 갈구하기도 하며 사랑을 기다리고 사랑을 훔치고 사랑을 (...) 개개인이 가진 수많은 사랑은, 사랑을 ~한다. 사랑에는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어쨌든 그대로 사랑,이다. 그 유치한 사랑이라는 단어가, 나는 그렇게나 좋다. 결혼의 이유에는 당연히 사랑이 전제가 되고 뒤에 수많은 조건들이 붙어있다지만, 나의 경우에는 사랑이 첫 번째부터 열 번째를 아우를 정도로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내가 이 사람을 몇 십 년 동안 /사랑할 수 있는 노력/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도 기꺼이 가졌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결국 내가 결혼을 결심하게 만들었던 말은, 여자는 나이가 어떻든 사랑을 줘야 하는 동물이야. 라는 말 한마디였다. 그걸 아는 사람이라니! 라면서.
내가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은 수만 가지 정도인데, 좋은 사람, 다정한 사람, 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은 내면에는, 사랑이 늘 존재했다. 사랑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들. 그러니까, 사랑이 많고 사랑을 주고 사랑을 하는 사람. 나는 사랑에 결핍된 인간이어서 더욱 동경했던 모습이기도 했다. 나는 내가 원하는 이상향에 절대로 도달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는데, 조금씩 마음이 열릴 때를 목격하는 순간이 있다.
나의 삶에 사랑이 없었더라면, 나는 지금과 같은 만족스러운 생활은 할 수 없었을 거야- 라고 생각하면서도, 특별한 삶을 사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말하는 게 우스운 거 아닌가- 하고 흠칫 놀라게 된다. 하지만 사랑 역시 행복과 마찬가지로 느끼는 순간이 짧기 때문에 사랑이 과할 때와 사랑이 결핍될 때, 사랑을 할 때와 사랑을 받을 때를 인지하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늘 순간순간이 사랑이다. 그 순간을 충분히 향유해야 한다.
이 책이 그 순간들을 모아두었다. 기록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사랑의 작은 순간들



꼭 나와 J씨
같아서 이 부분들은 따로 찍어두었다. 사진에는 없지만 J씨의 관심을 받기 위해 몸부림치는 내 모습과 흡사한 것도 있었는데, J씨에게 그 부분을
보여주니 “아... 벨라... 하......” 하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한숨 뭐... 도대체 왜... 무엇 때문이야?...) 첫 번째
사진도 마찬가지. (여보 내가 싫으니?... 사랑해서 그래...... 내 사랑 표현의 방법이야... 존중해줘-)
J는 출근 전에
급하게 나가는 게 아니라면 꼭 자고 있는 내게 와서 안아주고 뽀뽀를 해주고 출근하는데, 나는 그걸 모르고 잘 때가 조금씩 많아지고 있다. (잠이
많아져서가 아니라 단지 겨울이라고 핑계 대고 싶다...) 그래도 열에 여덟 번 정도는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잘 다녀오라며 그를 배웅한다.
(예전에는 현관문까지 배웅 나갔는데 이 역시도 겨울이니까 추워서 이불 밖은 북극이라며...) 그리고 또 잠에 빠져든다. (겨울이니까... 지겨운
겨울 타령)
그리고 세 번째
사진은, 너무나도 J씨 같아서 찍어두었는데, 아 - 정말로 엄살이 왜 이렇게 심한지! 나는 내 남자만 그런 줄 알았는데, 존의 코드를 뽑으라는
말에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내 남자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J씨는 “내가 죽으면 연금도 타먹고 재혼도 하고 어쩌고 블라블라-”
...
짤막한 그림들과
글들을 보면서, 일상에서 사소하게 일어날 수 있는 사랑의 순간들을 그려두었는데 공감이 되는 부분도 많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많았다. 사랑의
모양이 꼭 같지만은 않으니까 당연한 일이겠다. 나도 우리의 사랑의 순간들을 더욱 기록해야지. 싸운 것도 아주 자.세.하.게 일기에(무지막지한
욕을 써놓으며) 기록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