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생각뿔 세계문학 미니북 클라우드 3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안영준 옮김, 엄인정 해설 / 생각뿔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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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유명한 <노인과 바다>를 이제야 접했다. 일부러 읽지 않은 건 아닌데, 언젠가 읽겠지 하면서 미뤄두었던 수많은 책 중 한 권이었다.

와, 정말 격정적이었어.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촌스러운 나는 이것 말고는 떠오르는 단어가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문득, 지금보다 더 어린 내가 이 책을 읽었다면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이 책에 대한 어린 내가 느꼈을 감상이 궁금해지다니. 참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나니, 가장 어린 나이인 지금이라도 책을 부지런히 읽어서 기록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84일 동안 노인은 물고기 한 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처지다. 처음에 바다에 나왔을 때 마놀린이라는 소년과 동행하였지만, 40일 동안 물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하자 소년의 부모는 노인을 살라오(운이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하며 소년을 다른 사람의 배를 타도록 권유했다. 노인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여 이번에는 멀리까지 나가보기로 한다. 혼자서 바다를 나간 노인은 어마어마하게 큰 (코에서 꼬리까지의 길이가 5.5미터인) 청새치를 잡았고, 멀리서 청새치의 피 냄새를 맡고 온 상어들을 물리쳤지만, 결국 노인이 가져온 것은 뼈만 앙상하게 남은 청새치였다는 것.이 이 책의 짧은 줄거리다.


112.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는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너무나도 간단한 줄거리에 우리가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단연 노인이 청새치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할 때의 묘사였다. 단지 물고기를 잡는다는 표현보다는, 사투를 벌인다는 표현이 맞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격정적이었다.

낚싯줄을 계속 잡고 있는 탓에 손바닥이 패이고, 손에 쥐가 나서 마비가 될 정도였다. 그 와중에 외로움과도 싸워야 했고, 졸음과도 싸워야만 했다. 그럼에도 노인은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은 노인의 승리로 청새치를 잡아서 배 옆에 붙잡아매었다.


126. “놈들과 싸울 거야. 죽을 때까지.”

하지만 ​승리도 잠시, 청새치의 피 냄새를 맡고 상어들이 나타난다. 노인은 청새치를 상어로부터 지키는 것이 사명인 것처럼 상어들로부터 청새치를 지키려고 갖은 노력을 한다. 상어를 물리치는 부분에서는 이러다가 노인이 죽으면 어떡하지, 혹은 상어한테 잡아먹히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노인의 기력이 쇠해가는 것을 느꼈다. 배의 손잡이를 무기로 써야 할 만큼 상어와 대적할 수 있는 무기도 부족한 상황이기도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인은 계속해서 싸운다.



131. “아무것도 없어. 다만 나는 너무 멀리 나갔을 뿐이야.

열심히 싸웠지만 결국 남은 것은, 청새치의 앙상한 뼈. 노인은 항구에 도착해서 돛을 감아 묶고 돛대를 어깨 위에 걸머메고 매우 힘겹게 오두막으로 향한다. 그리고 밀린 잠을 잔다. 청새치와 대적하기 전 졸음과 싸울 때, 그렇게도 꾸고 싶었던 사자 꿈을 꾸면서.





136. “다시 저와 함께 고기를 잡아요.”
“아니다. 난 운이 없는 사람이야. 더 이상 나는 운이 없어.”
“그놈의 운 타령 좀 고만하세요. 운은 제가 가지고 올게요.”


그리고 소년과 함께 바다에 나가겠지. 그들만의 르 마르(바다를 좋아한다는 표현의 스페인어)에서, 노인은 이제 새와 이야기를 하거나 바다를 향해 이야기를 하거나 자신의 신체에 이야기를 하거나 그도 아니라면 혼잣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곁에 있는 소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이었다. 노인의 바람대로 행운의 숫자가 된, ‘85’에 대해 노인은 두고두고 소년에게 말하게 될 것이었다. 그럼으로써, 더 이상 노인은 외롭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PS.

7페이지에서 살라오에 대해 ‘재수 없는 사람’이라고 표현해놓았는데, 그보다는 ‘운이 없는 사람’ 혹은 ‘운이 다한 사람’으로 표기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싶었다. 물론 ‘재수 없는 사람’ 역시 똑같은 의미로 쓰이지만 (나처럼) 잘못 해석할 우려도 있으니까. 나의 경우에는 내내 ‘재수 없는 사람’으로 생각을 하다가, 마지막에 136. “아니다. 난 운이 없는 사람이야. 더 이상 나는 운이 없어.” “그놈의 운 타령 좀 고만하세요. 운은 제가 가지고 올게요.”를 보면서 아, 그 뜻으로 얘기하는 거였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비단 내 문제면 어쩔 수 없겠지만. (흠) 게다가 작품 해설에는 ‘운이 다한 사람’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차라리 통일을 하지. 아쉬웠던 부분.


 

* 책 속의 문장들

31. 어둠 속에서 노인은 아침이 오는 소리를 느꼈다.

그리고 노를 저어 나아가면서 날치들이 물을 떠나면서 내는 몸을 떠는 소리와 솟구쳐 날며 뻣뻣하게 세운 날개로 공기를 가르는 소리를 들었다.

34. 빛의 산란


112. 좋은 일이란 오래가는 법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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