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편도선 - 오싹오싹 친구들! 토토 징검 다리 1
에런 레이놀즈 지음, 피터 브라운 외 그림 / 토토북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오싹오싹 친구들! 공포의 편도선 (토토 징검다리 1) >
글 : 에런 레이놀즈
그림 : 피터 브라운
옮긴이 : 홍연미
출판사 : 토토북

오싹오싹 시리즈는 언제 봐도 흥미를 자극한다.

나의 블로그 이웃 '영그세'님의 글에서 오싹오싹 시리즈를 영문판으로 만났는데 재스퍼의 이야기를 통해 어릴 때의 나는 어땠을까, 무엇을 제일 잘하고 싶었을까, 무엇이 가장 두려웠을까 생각하며 그때의 나를 다시 마주했다.

비슷한 또래일 때의 나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괜스레 겁을 먹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말했다가 엉뚱하다는 말을 듣고, 내가 두려워하는 일이 완전히 해결되기 전까지는 잠에 잘 들지 못했다.

자는 동안에 나에게 아주 많은 일들이 생길 것만 같은 두려움에 휩싸여 가끔은 악몽을 꾸기도 했다.

그런 나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그런 시선들을 마주하면서도 내가 아주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고 착각했다.

지금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은 일이나 무언가를 상상하며 불안해하기보다 눈앞에 주어진 것들에 대해 행복해하면서도 그 행복이 오래가지 않을 거 같아 두려움을 많이 느낀다.

나이대에 따라 생각하는 것, 느끼는 것들은 분명하게 차이가 있다.

사실은 지나고 보면 그런 두려움이 별게 아니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상황이나 그때의 내 모습에 따라 아주 크게 다가오기도 한다.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나를 휩싸고 있음을 느낀다.

어른들의 이런 모습과는 달리 아이들은 새로운 것을 보면 궁금해하면서도 직접 경험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반드시 경험해야 성에 차기도 한다.
경험하지 않으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매달리는 경우가 있다.

그걸 떼를 쓰거나 억지를 부린다고 보통의 어른들은 이야기하는데, 궁금한 건 궁금하다고 말을 할 수 있고 두려운 감정이나 경험하고픈 것들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아이들의 용기는 다시 생각해 보니 대단하다 느낀다.
어른들은 솔직하기보다 숨기는 게 많다.

어린아이일 때 느끼는 궁금함과 두려움은 쓸데없다고 말하거나 밖으로 내뱉지 못하도록 누르면 점점 작아지며 사라지나, 반대로 그럴 수 있겠다 조금만 맞장구를 쳐 주면 상상력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생각한다.

엉뚱한 생각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는 좋은 재료가 된다.

그 재료를 조금만 다듬으면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와 내용을 이어가겠다.
이전 시리즈와 달리 재스퍼의 이야기가 아니라 재스퍼의 주변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이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만약, 찰리의 경우처럼 상상만 했던 일이 나를 지배하게 될 때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생각에 잠겼다.

편도선 이야기와는 좀 다르지만 오래전에 오른쪽 아랫배 통증과 염증 때문에 검사를 하고 평범하게 위치해 있지 않은 맹장을 결국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했는데 맹장이라는 게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럴 거면 몸에 왜 굳이 붙어 있어서 이렇게 복부 통증을 유발하고 수술까지 하게 하나 원망하는 마음을 품었다.

내 몸의 일부지만, 물론 고마운 마음도 있지만 왜 이런 일이 생기게 만드는지 너무 싫었다.

나를 괴롭히기 위해 마음대로 위치를 바꿔가며 움직이는, 갈수록 비호감인 사람 같다고 생각했다.

찰리는 나처럼 불편함을 느끼게 한 것에 대한 원망 대신 호기심을 갖는다.

찰리가 편도를 따로 관찰하려 했던 방법은 사실 평범하진 않으나 그것 또한 아이가 가질 수 있는 호기심이 잘 드러난 부분이라 생각한다.

아이의 시선에서, 우리 어른들은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통해 엉뚱함과 상상력을 제대로 발휘한 책이라 본다.

아이들의 상상력은 무진하다.
어린아이를 대할 때는 유아적 상상력이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사실 어른이 아이와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며 생각을 말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아이가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게 끊임없이 자극을 주어야 한다.

굳어가는 상상력을 가진 우리에게도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으니 찰리의 이야기와 한 번쯤 함께 하기를 추천한다.

- 이 글은 단단한 맘과 형제의 책방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 토토북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오싹오싹친구들공포의편도선 #에런레이놀즈 #피터브라운 #토토북 #책추천 #단단한맘서평단 #형제의책방서평단 #그림책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도 척척척 오늘도 시리즈
석철원 지음 / 만만한책방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오늘도 척척척 >

저자 : 석철원
출판사 : 만만한책방

하루를 살아가며 우리는 여러 관계를 맺고, 그 관계들 속에서 수많은 '척'을 하곤 한다.

누군가의 앞에서 잘 보이고 싶거나 인정받고 싶을 땐 괜히 잘난 척을,
어떤 상황을 피하고자 할 때는 바쁜 척을,
분명히 알고 있는 사실들이고 내 눈으로 봤지만 다른 이를 위해 때론 모르는 척을,
나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는 괜찮은 척을,
이해한 건 아니지만 분위기 따라 이해하는 척을,
진짜 고맙고 미안한 건 아니지만 고마운 척과 미안한 척도 한다.

다른 이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생각하는 척을,
누군가가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하는데 또 반대로 알아주지 않기를 바라기도 할 때는 힘들지 않은 척을,
나에게 불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픈 척을,
행복하지 않지만 내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숨기기 위해 행복한 척을 하기도 한다.

내 입맛에 맞지는 않지만 맛있는 척을,
웃기진 않지만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하기 싫어서 상대의 말에 웃는 척을,
내가 가고픈 곳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척을,
내가 했던 일은 아니지만 상황이 좋지 않으니 누군가를 위해 나서서 그 일을 했던 척한다.

겁은 나지만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용감한 척을,
상대를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구출하기 위해 괜히 실실 웃고 눈치 없는 척하며 다른 이들에게 말을 쏟아내기도 한다.

내가, 상대방이 하고 있는 '척'을 보면 하루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어떤 '척'을 하는지를 살피면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어느 정도는 파악을 할 수 있다.
눈치가 빠르고 현명한 사람인지, 상황 판단이 조금 늦다 싶은 사람인지.

하루를 잘 살아내기 위해 하는 '척'들이기 때문에, 성장을 위한 '척'들이기 때문에 어떤 '척'도 잘못되었다 할 수 없다.
다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받아들이는 데에 거부감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적당히 상황에 개입하고 뒤로 물러서기를 잘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호감을 얻는 법을 알기까지 많은 '척'과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린아이들이 또래나 어른들 앞에서 하는 '척'들이 사회성을 기르는 연습을 하는 것이라 본다.

우리 어른들도 어릴 때 다양한 상황에 맞닥뜨리며 그에 맞는 '척'을 하는 법을 배우고 지금의 사회생활도 잘 해내고 있지 않나 느낀다.
연습이 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 닥쳐도 크게 당황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며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전, 아이와 표지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이는 고릴라가 왜 '척'을 할 수밖에 없는지 상황이 무척 궁금한가 보다.

표지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가 가장 잘하는 척이 무엇인지 물어봤는데 '못 들은 척'을 가장 잘한다고 한다.
사진 찍을 땐 포즈를 다양하게 취하며 '예쁜 척'도 많이 한다.
전엔 사진 찍자고 하면 웃기만 하더니 많이 자란 게 눈에 보인다.

5살이 된 후로 하기 싫은 일을 하자고 하거나 자신이 하던 것을 더 하고플 때 나의 말을 못 들은 척하는데 아이도 잘 알고 있다.
두 번, 세 번 말해야 반응하며 다가오지만.

그림을 보고 고릴라가 어떤 척을 하는지 물어봤는데 아이는 고릴라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먼저 생각하더니 진짜 무서워하는 거라고 답했다.
표정이 실감 나게 잘 그려졌다 느끼며 아이의 대답에 반응하고 넘어갔다.

고릴라가 '척'하는 모습을 모아 스케치북에 그리고 아이에게 어떤 척을 하는 듯 보이는지 물어봤다.
어떤 척을 하는지 파악하기 쉽게 그림이 잘 그려져 있어서 아이가 대답할 때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아이들이 하는 '척'은 밉지가 않다.
자기만의 세계를 확실히 표현하려는 느낌이 들고, 부모에게 자신이 잘 자라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거짓말을 하거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하는 '척'은 부모들이 이미 알지만, 아이가 스스로 깨닫고 상황에 맞게 말을 할 수 있게끔 기다려준다.

어른들에게도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며 내가 어떤 '척'을 하며 살아가는지를 생각하게끔 하는 책이지만,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또는 자신이 겪는 상황에서 아이가 성장하는 하루를 담았기 때문에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으며 함께 보내는 하루에 대해서 생각하고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았으면 한다.

부정적인 '척'보다 긍정적인 '척'을 통해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모두가 가질 수 있길 바란다.

- 이 글은 출판사 만만한책방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오늘도 척척척 #만만한책방 #정서적 성장 #유아 그림책 #그림책 추천 #사회성 #관계 #책 추천 #고릴라 #성격 #신간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무가 쿵 쓰러지면 - 돌봄통나무가 지닌 경이로운 생명의 힘
커스틴 펜드레이 지음, 엘케 보싱어 그림, 성민규 옮김 / 길리북스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나무가 쿵 쓰러지면 >

글 : 커스틴 펜드레이
그림 : 엘케 보싱어
번역, 자문 : 성민규
출판사 : 길리북스

책을 읽고 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결코 가벼운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책이 아니구나.
우리가 삶을 대하는 태도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삶의 끝과 또 다른 시작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궁금한 점이 생긴다.
우리는 우리의 쓰임이 다 했을 때 어떤 태도를 취할까?
나는 돌봄통나무처럼 누군가를 위해 희생할 수 있을까?

돌봄통나무는 그저 자신을 내어준다.
다른 동물이나 자신을 필요로 하는 존재들을 돕고, 공격하는 누군가를 피해 숨을 수 있는 공간이 되어주기도 한다.
자신이 쓰러진 자리에서 또 다른 생명이 자라나도록 그저 묵묵히 자리를 지킨다.
그 덕분에 숲은 또 다른 생명이 자랄 수 있음을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다.
자신을 찾아주는 이들을 통해 모습이 다르게 변해가는데도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강인함을 지녔다 느낀다.
난 돌봄통나무같은 깜냥은 안 될 거 같다.

내가 더 이상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되거나 나 자신이 어딘가에서 완전히 사라진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그것을 그대로 인정할 수 있을까?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갈 때와 세월이 지나 예전 모습과는 다르게 내가 바뀌어야 할 때 또 다른 삶에 대한 두려움은 없을까?
나를 잃는다는 상실감에 빠져 있는 대신 누군가가 쉬어가고 또 다른 생명력을 발휘할 수 있는 쉼터가 되어줄 수 있을까?

두려움을 떨쳐내지 못하는 나는 온전히 나를 내어주지 못한다.
누군가에게 나를 보일 때 일부는 감추고 몸을 뒤로 뺀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지내기를 편하게 생각한다.
이런 나도 삶이든, 관계든 희망을 가지며 살아갈 수 있을까?
따뜻함을 보이며 살아갈 수 있을까?
성숙한 삶을 꿈꾸지만 난 아직도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아이와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전, 아이에게 튼튼하던 나무가 쓰러지면 어떻게 될 것인가 질문했는데 나무가 쿵 쓰러지면 부서질 거 같다고 답한다.
아이는 나무가 쓰러지면 부서진다고 답한 후에 자신이 말한 것에 확신을 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나무가 또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며 쉼터가 되어주는 모습을 보더니 한참을 응시했다.
블록으로 기다란 나무를 만들고 쿵 쓰러지게 했는데 나무를 한참 바라보더니 나무가 쿵 쓰러지니 자신이 돕겠다고 한다.
쿵 쓰러진 나무가 슬플까 봐 집도 만들고 다리도 만들었다는데 나와 우리 딸은 공감하는 부분이 다른 듯하다.

쓰러진 나무도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며 함께 꾸몄는데 그것보다 딸아이는 나무가 너무 슬프면 마음이 진정이 잘되지 않기 때문에 집과 다리가 있어야 하는 거라며 만든 이유를 설명한다.

완전히 공감은 되지 않지만 아이의 말에 반응을 했다.
아이도 아이만의 방식으로 나무를 챙기고 싶은 법이니까.

택배 박스를 잘라 쓰러진 나무를 만들어 붙이고 아이에게 자유롭게 나무 주변을 꾸미도록 했는데 생명력이 드러나는 계절이 아닌 반대의 계절을 택해서 그리기 시작했다.

나는 책처럼 따스한 느낌으로 꾸미고 싶었는데 아이는 눈 결정 도장을 찍고 크게 동그라미를 그리더니 눈이 내리고 나뭇잎이 떨어질 준비를 한다고 했다.
알다가도 모를 아이의 마음이다.



아이와 나는 나무를 향한 마음에 대해 다르게 표현하고 말하지만, 쿵 쓰러진 나무를 생각하는 정도는 큰 차이가 없다 느낀다.

자연의 순환을 감성적이고 시적인 언어로 풀어낸 이 책을 부모가 아이와 함께 읽으며 쓰러진 나무를 통해 연결되어 살아가는 작은 생명들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털어놓는 좋은 시간을 갖길 바란다.

- 이 글은 길리북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나무가 쿵 쓰러지면 #길리북스 #자연 #순환 #생명의 고리 #그림책 추천 #아이와 함께 #돌봄의 연결고리 #숲의 고요함 #생명의 생동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까르르 깔깔 - 오감이 자라는 동시집 그림이 있는 동시
이상교 글, 길고은이 그림 / 미세기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까르르 깔깔 (오감이 자라나는 동시집) >


저자 : 이상교
그림 : 길고은이
출판사 : 미세기

우리말로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나 궁금하게 만드는 책이다.
역시 이상교 작가님의 책.

오감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책들은 보통 좋은 느낌을 가진 것 위주로만 보여주려 하는데 이 책은 우리가 주변에서 쉬이 볼 수 있는 것들로 꾸려 친근하게 다가온다.

사실, 보통의 다른 책들보다 동시집에 들어가는 표현들은 딱딱하게 느껴진다.
자주 보기 어려운 사물에 대한 설명이 들어가 있거나 아이들이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조금만 집중해서 관찰하면 보이는 것들을 통해 의성어와 의태어를 다루니 오히려 재미있다 느낀다.

똥에 관한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항상 큰 재미를 선사하는데 딸아이도 이 책에서 그 주제가 나왔을 때 눈으로 재미있는 똥 그림을 즐기고 귀를 열고 들으면서 깔깔 몇 번을 웃었는지 모른다.

아이가 또 읽어달라고 몇 번을 요구했다.
동시집 몇 권을 아이와 함께 몇 번 읽었지만 이번 동시집이 가장 반응이 좋다.

내용이 짧고 재미있는 표현들이 많아 나 또한 아이와 몇 번을 읽어도 또 읽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 동시집을 읽으면서 보는 것들, 듣는 것들, 만지는 것들, 먹는 것들, 냄새를 맡는 것들 중에 내가 좋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됐고,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일상에 녹아들어 있어서 내가 소중하다 느끼지 못한 것들은 무엇이 있는지, 내가 무엇을 잊고 살았는지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다.

여행이나 다양한 체험을 통해 얻는 기쁨도 크지만, 일상 속 작은 경험을 통해 작은 것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음을 알려주니 생각이 많아진다.

나 또한 다른 곳에서 행복을 느끼려 하지는 않는지, 나의 작은 경험들을 그냥 흘려보내지는 않는지 생각해 본다.

집에서 키우고 있는 바질은 아주 작을 때 어떻게 하면 더 자랄까 매일 살피며 무척 신경 썼는데 지금은 그런 즐거움을 느끼기보다 귀찮음이 더 크게 다가와 거의 살피지 않는다.

바질이 너무 자란 탓일까, 내가 무관심 해진 탓일까.

가끔은 하늘에 있는 구름의 모양이 변해가는 것을 관찰하며 행복함을 느꼈는데 그마저도 요즘은 잘 하지 않는다.

새소리, 매미 소리, 바람 소리 모두가 나의 하루를 채워주는 고마운 것들인데 다시 산책을 시작할까 싶다.

이 동시집을 만나지 않았다면 내 일상은 무료하다, 삭막하다 느끼며 일상의 고마움을 생각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작지만 모이면 큰 행복을 선사하는 것들을 다시 살피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아이와 동시집을 열어보기 전에 표지에 있는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직관적인 그림이라 다섯 가지 감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좋았다 느낀다.

아이는 < 코끼리 똥, 쥐 똥 > 시를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자고 졸랐다.
크기를 비교하거나 모양을 비교하는 것, 각자 똥을 누는 방법에 차이가 느껴지니 재미있었던 모양이다.

아이가 아침밥을 먹을 때, 놀이터에서 놀 때 가끔씩 구름 모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하는데 그 시간들 덕분인지 세 식구 차를 타고 어딘가를 가면 구름을 살피며 나와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는 "엄마~구름이 우리를 따라와요!"라고 말하며 신기해한다.
어른들은 알지만 아이의 동심을 지켜주기 위해 아이의 말에 맞장구를 쳐준다.

친정에 가면 구피가 있는 어항이 있는데 아이는 어항을 많이 본 지라 궁금해하기보다는 그림 속 물고기가 몇 마리인지 세어본다.

밥을 먹을 때 항상 사용하는 숟가락과 젓가락은 유독 반가워한다.
"엄마~저도 밥 먹을 때 쓰는 숟가락, 젓가락 있어요!" 하고 말하면서.
아이는 반가운 마음에 숟가락과 젓가락이 움직일 때 나는 소리를 따라 했다.

아이는 평소에 발가락을 쉴 새 없이 꼼질거리는데 자신의 발가락처럼 꼼질거리는 발가락 그림이 나오니 반가웠는지 발가락 그림 위에 자신의 발을 올려 꼼질꼼질 움직여본다.

아이는 다섯 가지 감각에 대한 그림을 손으로 가리키더니 그리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다섯 가지 감각에 대해 가장 좋아하는 것을 함께 그리기로 했다.

왼쪽 상단에 칸을 만들고 그 안에 아이가 오감에 대한 그림을 그린 후, 비어 있는 옆부분에 그 감각에 대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그리기로 했다.

눈을 따라 그리더니 '시각'에 대해서는 보라색 책을 그리며 가장 좋다고 말한다.

세모 모양의 코와 콧구멍을 그린 후에는 꽃을 그리며 '후각'에 대해서는 꽃향기가 가장 좋다고 했다.

입을 그린 후에는 네모난 접시를 그리더니 동그란 모양을 그리며 '미각'에 대해서는 고기가 가장 좋다고 말한다.

조금 고민하다 주변을 살피고 귀를 그리고 나서는 선풍기를 그리더니 '청각'에 대해서는 선풍기 소리가 가장 좋다고 했다.

아이는 발가락 그림 그리기를 가장 좋아했다.
표정의 다양함을 살려 그리고 나더니 '촉각'에 대해서는 솜이 가장 좋다고 했다.

아이에게 가장 마음에 드는 시가 어떤 것인지 물었는데 토마토 그림이 가득한 시를 선택했다.
아이가 마음에 들어 하는 시로 필사 시작!

필사를 마치고 아쉬운 마음에 책과 똑같이 그림을 채워 넣었다.
귀여운 토마토들이 입안에서 톡톡 터지며 새콤한 맛을 뽐낸다.

이 책은 시각, 촉각, 청각, 후각, 미각 이 다섯 가지의 감각을 일깨우며 다양한 표현을 배우고 주변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한다.

이해가 쉬운 직관적인 그림과 통통 튀는 표현들을 보여주는 동시집이기 때문에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와 함께 읽으며 매일 만나는 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 이 글은 미세기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까르르 깔깔 #미세기 출판사 #동시집 #이상교 작가 #화가 길고은이 #오감 #시각 #촉각 #후각 #미각 #청각 #필사 #책 추천 #도서 추천 #일상의 소중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두다 모두다 - 이웃 모두 함께 즐거운 일상 길리그림 7
마리아 노게이라 뇌싱 지음, 이하나 옮김 / 길리북스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 모두다 모두다 > 📚


저자 : 마리아 노게이라 뇌싱
옮긴이 : 이하나
출판사 : 길리북스

우리는 모두 다른 외모를 가졌고 다른 생각을 하고, 말하는 것도 다르다.
이렇게 다양함 속에 살아가면서 내가 그것을 잘 받아들이고 있나 궁금해 이 책을 신청했는데 이 책의 표지를 봤을 때 정말 선입견 없이 모두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하나하나 바라봤다.

완전한 사람의 모습을 한 친구, 사람이 아닌 음식이나 물건의 모습을 띤 친구, 음식과 사람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친구, 외계에서 온 듯한 친구가 있다.
모두 다 다른 모습을 띠게 하여 '다양함'에 대해 빠르게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사실, 아이에게 그 개념을 알려주려 해도 보통의 책들에서는 생각하는 것과 행동, 피부색을 다르게 하여 보여주는데 이 책은 겉모습에 조금 더 차이를 두어 아이들의 눈에 다양함이 잘 들어오도록 한다.

아이는 어린이집 친구들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는데 짜증 내고 화내고 짓궂은 장난을 하며 우는 모습에서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을 한다.
외모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지만 친구들의 행동이나 말에 대해서는 언급이 잦다.

딸아이에게 설명을 해 준다.
얼굴과 성격,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이 모두 다르니 표현도 다 다르게 할 수 있다고.
친구가 잘못된 행동을 할 때는 친구의 행동이 조금 잘못됐을 뿐이지, 나쁜 친구는 아니라고.
말을 해서 이해하고 행동을 바로잡으면 그 친구도 행동과 말을 바르게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아직은 다름을 이해하는 중이다.

보통은 이런 단체 생활에서, 특히 어린아이들도 마음이 맞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내게 된다.
어떤 방법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 어떤 대화를 나누며 놀이를 이어갈 것인지 아이들 나름의 계획이 있기 때문에 잘 맞는 아이와 더 어울리게 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우리도 그렇다.
나와 너무 다른 사람보다 결이 비슷하고 마음이 맞는 사람과 우선적으로 시간을 더 많이 보내게 되고, 마음이 잘 통하지 않는 사람과는 간단한 인사와 함께 안부만 묻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한 집단으로, 공동체로 마음이 맞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어떤 문제를 해결해나갈 때를 보면 마음이 하나로 모이다가도 갈등이 생기기 마련인데 말이다.

온갖 의심하는 마음으로 책을 열었는데 읽는 내내 마음이 편안해진다.
선을 넘지 않고 필요한 말속에 상대에 대한 관심을 담으며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찾는다.
행동을 하나로 맞추기는 어렵지만, 한 공간 안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각자의 역할을 해낸다.
다양함이 모여 하나가 될 수 있는 장면들이 따스하게 다가온다.

책 속 그림을 자세히 보면 어른과 아이가 나누어져서 보이는데 어른으로서 챙기는 역할과 아이의 순수한 모습들이 드러나고 각자가 하고픈 것들을 하고 있다.
어느 공간에서든 상대를 불편하게 하지 않게 배려하며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따뜻한 공동체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데 아이는 장면마다 비슷한 또래 아이들의 모습에 관심을 많이 보였다.
위험한 장난을 하는 아이들을 보더니 인상을 찌푸리며 행동에 대해 지적을 한다.
이런 모습들은 그냥 넘어가지 못한다.
마리아와 마커스가 음식을 다르게 먹는 모습을 보더니 아빠와 자신도 빼빼로 게임을 해봤다며 경험한 일에 대해 자랑하듯 이야기한다.

마지막 그림을 볼 때는 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무엇을 하고 싶을까 궁금해서 질문을 했다.
아이는 소풍을 가서 친구들과 다양한 경험을 한 것이 좋았는지 소풍을 가고 싶다고 한다.
도시락도 먹고, 기차도 타고, 킥보드도 타고, 밖에서 안전을 지키는 것도 보고 싶다고 한다.
5살의 귀여운 생각이다.

책을 읽고 나서는 아이가 친구들과 가고픈 곳, 하고 싶은 것을 그리고 싶다고 해서 스케치북을 연결하여 크게 만들었다.

도시락을 먹은 딸아이와 가장 친한 친구는 손을 잡고 함께 뛰어다닌다고 한다.
배고픈 친구 두 명은 무늬가 있는 돗자리에 앉아 김밥, 주먹밥, 딸기, 복숭아를 먹으며 스피커에서 나오는 뽀로로 밤바라밤 노래와 바나나차차를 듣는다고 했다.

딸아이를 포함한 가장 친한 셋은 버튼을 누르면 수영 속도가 빨라지는 팔찌를 착용하고 바다에 들어가 수영을 한다고 했다.
다른 친구들은 위에 있는 곳에 들어가 영화를 본다고 한다.

흔들거리는 놀이 기구와 그네, 미끄럼틀, 기차를 탈 수 있는 곳도 그렸다.




아이가 자신과는 다른 것이 많은 친구들이지만 함께 소소한 것에서 마음을 나누고, 따뜻함을 나누고, 혼자일 때보다 누군가와 무언가를 같이 할 때 즐거움이 더 커진다는 것을 잘 알아가길 바란다.

따뜻한 색감과 그림 그리고 말투를 통해 다양성과 연대, 공동체와 포용의 가치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잘 전달하고 있는 이 책으로 모두가 따뜻함을 느끼길 더 바란다.

- 이 글은 길리북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모두다모두다 #길리북스 #함께함의 의미 #그림책 추천 #다양성 #공동체 #따뜻함 #연대 #포용의 가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