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싫다는 건 뭘까? ㅣ 초등학생 질문 그림책
이상교 지음, 밤코 그림 / 미세기 / 2026년 3월
평점 :
#도서협찬
< 싫다는 건 뭘까? >
글 : 이상교
그림 : 밤코
출판사 : 미세기
우리는 살아가면서 '좋다', '싫다' 표현 중에 어떤 것을 더 자주 사용할까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 '좋다'는 표현은 조금 아끼며 사용하고, '싫다'는 표현은 나도 모르게 자연스레 나오는 듯합니다.
'싫다'는 표현은 꼭 말로 하지 않아도 표정으로 쉽게 드러납니다.
그런데 또 생각해 보면 무언가에 대해 '좋다'는 표현을 할 때는 확실한 이유가 떠오르는데 '싫다'는 감정이 들 때는 이유가 바로 떠오르지 않습니다.
일단 불편한 감정이 생기고 이유는 나중에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저와는 다른 분들도 계시겠죠?
어릴 땐 좋다는 감정에 대해서도, 불편함과 싫은 감정을 느껴도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았어요.
아무도 감정 조절하는 법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거든요.
좋아도 참고, 싫어도 참고 표현이 많이 서툴렀습니다.
무조건 참는 게 좋은 거라 생각했어요.
좋은 것도, 싫은 것도 모두 일기장에 적고 누군가의 괴롭힘이 있어도 울고 나서 넘기거나 피해 다니기 바빴어요.
좋은 것을 표현할 때도 한참이 걸렸던 거 같아요.
다른 사람이 나에게 먼저 다가와 주길 기다리고, 말보단 편지로 일상을 나누며 고마운 마음과 좋다는 것을 표현했어요.
지금은 그때와는 다르게 좋은 것과 싫은 감정에 대해 솔직하고 빠르게 표현하며 살아가지만, 누군가가 알려주거나 감정을 스스로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자기 조절을 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지는 데에 많은 시간이 필요할 거 같아요.
아이들은 부모의 말과 행동을 듣고 눈으로 보고 따라 하며 천천히 감정 표현법을 알아갑니다.
아이 앞에선 저도 뭐든 조심하고 한 번 더 생각하고 구체적으로 아이에게 설명하면서 움직이게 되는 거 같아요.
아이가 좋음과 싫음을 다른 이에게 명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생각해요.
왜 좋은지, 왜 싫은지 이유를 확실하게 알고 표현한다면 다른 사람도 나에 대해 오해할 일이 없고 서로가 말과 행동을 조심할 수 있어요.
그건 어른인 우리도 마찬가지고요.
지금의 아이들은 좋은 책들을 통해, 미디어를 통해 궁금한 것들을 다 해결할 수 있지만 우리 때는 그렇지 않았던 거 같아요.
누군가가 알려줘서라기보다 어떤 일이든 겪어보고 부딪히며 과정과 결과를 통해 배워갔어요.
우리 또한 서툽니다.
하지만, 서툴다고 해서 모든 게 다 허용되지는 않고 어른인 우리부터 바로 서야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걸 알려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도 아이들처럼 여전히 배워가는 중에 있어요.
꼭 비슷한 어른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서도, 서로의 모습을 보며 배우는 게 많습니다.
전 제 아이를 보며 많이 배웁니다.
어릴 때의 제가 이런 모습이고 싶었거든요.
새로움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는 것,
항상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
누군가의 질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해서 답하는 것,
좋고 싫음에 대해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
궁금한 것은 확실히 물어보고 정리하는 것,
생각한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
사랑의 표현을 아끼지 않는 것.
책에 나오는 아이를 보니 어릴 때의 제 모습 같아 동질감을 느꼈습니다.
무엇 때문에 불편한 건지 말로 표현하려고 얼마나 많은 용기를 냈을까 싶어서 안타깝기도 하고 내면의 힘을 잘 길러나갔으면 좋겠더라고요.
자기 자신에 대해 먼저 잘 알고 나면 앞에 있는 모든 것들이 더 또렷하게 보이고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잘 해결해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기리라 믿어요.
계속해서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데 주인공 아이가 좋고 싫음을 느끼는 장면에서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어요.
아이가 스스로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가져와 내용과 비슷하게 싫은 감정을 느끼는 상황으로 그림을 그리더라고요.
곰 필통은 자신이 쓰는 것이고, 연필과 지우개 그리고 하트 필통은 싫은 감정을 느끼게 만든 친구의 것이라고 설명했답니다.
곰 필통에서 자신의 연필과 지우개를 꺼내기 전인데 옆에 앉은 친구가 어깨를 자꾸 두드려서 싫은 감정이 드는 상황이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좋은 감정이 드는 때도 아이가 스스로 그려봤어요.
책 속 친구처럼 비슷하게 옷을 사러 간 건데 공주가 되기 위한 다른 준비물들도 있다고 설명하네요.
구두, 장갑, 망토, 원피스를 그린 거라고 했습니다.
요즘 공주와 원피스에 푹 빠져 있어서 좋은 감정이 드는 때가 이때인가 봅니다.
그림을 모두 그러고 나서 다시 책을 보는데 저도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아이가 말합니다.
가게에 막 들어갔을 때와 옷을 고를 때의 가방이 달라졌다고 하며 가방도 산 거 아니냐고 말합니다.
저는 내용만 신경 쓰느라 못 봤는데 다시 보니 아이의 말이 맞네요.
사실, 글을 통해서만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설명을 할 때 예시를 생각해야 하고 조금 더 고민해야 하는데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그려져 있어서 6살 아이와도 읽기 좋았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마음을 돌보며 관계를 단단하게 만들고 내면의 힘을 기르길 바란다면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기를 추천합니다.
#싫다는 건 뭘까 #출판사 미세기 #질문 그림책 #신간 도서 #초등학생 추천 도서 #내면의 힘 #감정 #의사표현 #교우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