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가 쿵 쓰러지면 >글 : 커스틴 펜드레이그림 : 엘케 보싱어번역, 자문 : 성민규출판사 : 길리북스책을 읽고 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결코 가벼운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책이 아니구나.우리가 삶을 대하는 태도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삶의 끝과 또 다른 시작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궁금한 점이 생긴다.우리는 우리의 쓰임이 다 했을 때 어떤 태도를 취할까?나는 돌봄통나무처럼 누군가를 위해 희생할 수 있을까?돌봄통나무는 그저 자신을 내어준다.다른 동물이나 자신을 필요로 하는 존재들을 돕고, 공격하는 누군가를 피해 숨을 수 있는 공간이 되어주기도 한다.자신이 쓰러진 자리에서 또 다른 생명이 자라나도록 그저 묵묵히 자리를 지킨다.그 덕분에 숲은 또 다른 생명이 자랄 수 있음을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다.자신을 찾아주는 이들을 통해 모습이 다르게 변해가는데도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강인함을 지녔다 느낀다.난 돌봄통나무같은 깜냥은 안 될 거 같다.내가 더 이상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되거나 나 자신이 어딘가에서 완전히 사라진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그것을 그대로 인정할 수 있을까?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갈 때와 세월이 지나 예전 모습과는 다르게 내가 바뀌어야 할 때 또 다른 삶에 대한 두려움은 없을까?나를 잃는다는 상실감에 빠져 있는 대신 누군가가 쉬어가고 또 다른 생명력을 발휘할 수 있는 쉼터가 되어줄 수 있을까?두려움을 떨쳐내지 못하는 나는 온전히 나를 내어주지 못한다.누군가에게 나를 보일 때 일부는 감추고 몸을 뒤로 뺀다.적당히 거리를 두고 지내기를 편하게 생각한다.이런 나도 삶이든, 관계든 희망을 가지며 살아갈 수 있을까?따뜻함을 보이며 살아갈 수 있을까?성숙한 삶을 꿈꾸지만 난 아직도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아이와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전, 아이에게 튼튼하던 나무가 쓰러지면 어떻게 될 것인가 질문했는데 나무가 쿵 쓰러지면 부서질 거 같다고 답한다.아이는 나무가 쓰러지면 부서진다고 답한 후에 자신이 말한 것에 확신을 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나무가 또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며 쉼터가 되어주는 모습을 보더니 한참을 응시했다.블록으로 기다란 나무를 만들고 쿵 쓰러지게 했는데 나무를 한참 바라보더니 나무가 쿵 쓰러지니 자신이 돕겠다고 한다.쿵 쓰러진 나무가 슬플까 봐 집도 만들고 다리도 만들었다는데 나와 우리 딸은 공감하는 부분이 다른 듯하다.쓰러진 나무도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며 함께 꾸몄는데 그것보다 딸아이는 나무가 너무 슬프면 마음이 진정이 잘되지 않기 때문에 집과 다리가 있어야 하는 거라며 만든 이유를 설명한다.완전히 공감은 되지 않지만 아이의 말에 반응을 했다.아이도 아이만의 방식으로 나무를 챙기고 싶은 법이니까.택배 박스를 잘라 쓰러진 나무를 만들어 붙이고 아이에게 자유롭게 나무 주변을 꾸미도록 했는데 생명력이 드러나는 계절이 아닌 반대의 계절을 택해서 그리기 시작했다.나는 책처럼 따스한 느낌으로 꾸미고 싶었는데 아이는 눈 결정 도장을 찍고 크게 동그라미를 그리더니 눈이 내리고 나뭇잎이 떨어질 준비를 한다고 했다.알다가도 모를 아이의 마음이다.아이와 나는 나무를 향한 마음에 대해 다르게 표현하고 말하지만, 쿵 쓰러진 나무를 생각하는 정도는 큰 차이가 없다 느낀다.자연의 순환을 감성적이고 시적인 언어로 풀어낸 이 책을 부모가 아이와 함께 읽으며 쓰러진 나무를 통해 연결되어 살아가는 작은 생명들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털어놓는 좋은 시간을 갖길 바란다.- 이 글은 길리북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나무가 쿵 쓰러지면 #길리북스 #자연 #순환 #생명의 고리 #그림책 추천 #아이와 함께 #돌봄의 연결고리 #숲의 고요함 #생명의 생동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