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인용한 베르베르의 글처럼 어떤 세계관을 갖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삶에 대한 기대와 희망의 농도도 저마다 다르겠지요.
그러나 어두운 빛깔의 안경을 쓰고 거칠게 말하자면, 현대인은 각자의 일터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는 비정규직으로 일하든, 연봉과소득이 얼마이든 간에 어떤 의미에서는 모두 ‘임금노예‘에 지나지않는지도 모릅니다. 경제적 안정‘과 ‘불안정‘으로 삶의 질을 나누는 세태가 결국 한 인간의 가치가 돈에 매여 있음을 자인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죠.
오늘날의 사회는 얼핏 평등하고 자유롭고 자기 권리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저그렇게 보일 뿐 현실은 뼈저리게 불평등하고, 약자는 끊임없이 강자의 눈치를 보게 되어 있습니다. 약자들이 미약하게나마 움켜쥐고 있던 것마저 빼앗겨 저항과 울분의 목소리를 토해내면, 그 소리는 이내 더 큰 권력에 묻혀버리지요. 여성, 소수자, 장애인, 빈자들이 지금도 머리에 피가 맺히도록 두드리고 있는 저마다의 유리천장‘은 또 얼마나 강고합니까? 차라리 로마시대처럼 눈에 선명하게 보이는 신분제가 있었던 사회가, 지금처럼 내 머리 위에 드리운 것이 푸른 하늘인 줄 알았더니 개인의 노력으로는 절대 깨부술수 없는 무서운 유리천장이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는 사회보다 그 절망과 피로도는 덜하지 않았을까요?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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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로마 문명의 가장 큰 특징이 ‘절충‘과 ‘조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로마인은 그들보다 먼저 이탈리아반도에 살고 있었던에트루리아인의 선진 문화에 그리스 문화 및 기타 다문화를 흡수하여 자신들의 삶과 문화에 폭과 깊이를 더했습니다. 그리고 로마인 특유의 실용적인 기질로 한층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법과 제도를 구축했지요. 하여 로마법을 읽는다는 것은 로마인들이 복잡다단한 사회문제를 응시하고 다양한 목소리들을 반영해가며 원칙을 세운 과정을 고스란히 반추해가는 일입니다. 이는 가치관의 대립과 사회적 쟁점들로 인해 폭발 직전의 화산처럼 들끓고 있는 대한민국 사회에서도 분명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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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기술이 10대 청소년에게 미친 영향은 모두 부정적인 것 일색이다. 2017년에 발간된 심리학자 진 튕이Jean Twenge의 저서 『아이젠Gen』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1995년 이후 출생한 청소년의 우울증과 불안감이 급증했고 사회성과독립심이 약해졌다고 한다. - P312

일자리가 자꾸 줄어드는 세상에서는 자기 관리 능력과 사회성이 인생의 성공에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앞으로는 고등학생 대다수가 대학에 진학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고등교육을 받지 않고도 사회인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살 수있어야 한다. 열정과 끈기, 적응력, 경제 분야의 지식, 면담 기술, 인간관계, 대화와 소통, 관리 기술, 갈등 관리, 건강에 좋은 음식 만들기,
육체적 건강, 회복력과 절제력, 시간 관리, 기본적인 정신 건강 지키기, 음악 및 미술, 이 모든 것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학교는 그만큼 더 중요해질 것이다. 현재는 모든 교육 제도가 대학 입학 준비에 치중하다 보니 고등학교 교과 과정은 전부 공부 위주로 되어 있고 인생을 살아가는 기술과는 거리가 멀다.  - P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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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은 돈에 대한 책임감이 없어 돈을 낭비할 것이라는 생각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뿌리 깊은 편견으로 보인다.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을 절약 정신이 없고 의지가 박약한 어린아이처럼 보며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증거는 그 반대를 가리키고 있다.
네덜란드 철학자 뤼트허르 브레흐만 Rutger Bregman은 "가난은 인성이부족하다는 뜻이 아니라 금전이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라고 말한다.
결핍을 연구한 학자들에 따르면 의사결정 능력을 향상하는 가장좋은 방법은 정신적 여유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한다. 사람이 완벽한판단을 내릴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의 기본적 수요가 충족되어 정신적 여유가 생긴다면, 하루에도 수백만 명이 지금보다 훨씬 나은 판단을 하게 될 것이다.
- P258

우리 경제 체제는 보통 사람의 운명을 더 낫게 만드는 방향으로초점이 바뀌어야 한다. 인간이 시장을 위해 일하도록 만드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인간의 목적을 위해 봉사하는 자본주의가 필요하다. 우리가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제도의 주인이지 제도가 우리의주인이 아니라는 말이다.
- P278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장래를 내다보고 체제 정비에 나설 새롭고활기 넘치는 정부다. 우리는 서서히 고조되어 가는 위기에 놓여 있다.
위기가 고조되는 속도는 점차 빨라질 것이다. 이 위기에 대처하려면과감한 개입이 필요하다. 인간적 자본주의는 가치와 발전의 측정 방법을 바꾸어 우리가 하는 일의 의미와 목적을 재정립할 수 있게 해줄것이다.
- P282

우리 사회가 자동화의 높은 파고를 넘어 번영을 계속하려면 국가가 새로운 유형의 강한 힘을 지녀야 한다. 시민 정신도 함양해야 한다. 우리는 지위나 자격을 생각하지 말고 사림의 가지를 있는 그대로받아들여야 한다.
- 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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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간이 실제로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없는 일이 많다는사실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일은 대부분 인간에게 딱 들어맞을까? 즉, 인간이 일에 적합하지 않다면, 일은인간에게 적합할까?
- P106

우리는 성공은 노력과 인성의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오늘날 성공은 대부분 시험 성적과 집안 배경에 달려 있다. 물론 일부 예외도 있어 공평한 세상처럼 보이기는 한다. 이제는 학업 성적이나 각종 시험 성적이라는 좁은 잣대로 측정된 지적능력이 사람의 가치를 재는 척도가 되어버렸다. 그다음 척도는 효율성이다. 현재의 제도 아래에서는 특정 재능이 다른 무엇보다도 큰 보상을 받는다. 내가 잘나갈 수 있었던 이유도 특정 재능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제도가 필요로 하지 않는 다른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자신의 기대 수준을 낮출 수밖에 없다. 나는 현실에 절망해 큰 희망을품지 못하고 작은 희망에 만족해야 한다고 느끼는 사람을 수도 없이보아 왔다.
- P148

지적 능력과 인성은 결코 같은 것이 아니다. 그것을 같은 것처럼 생각하면 우리는 파멸할 것이다. 시장은 무엇이 우리를 서로 갈라놓는가에 관해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들을 공격할 것이다.
나는 지난 몇십 년 동안 수백 명의 고학력자와 함께 지내 왔다. 그러니 그들 모두가 다 멋진 사람은 아니라는 내 말을 믿었으면 좋겠다.
거품 속에 사는 사람들은 이 세상이 실제보다 더 질서정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지나치게 자세한 계획을 세운다. 그들은 똑똑한 것을판단력으로 착각한다. 똑똑한 것을 인성으로 착각한다. 자격증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한다. 가슴이 아니라 머리를 앞세운다. 지위와 확신을 필요로 한다. 위험은 나쁜 것이라고 본다. 좋지 않은 상황에 대비해 준비를 철저히 한다. 20년 앞이 아니라 2년 앞을 생각한다. 자신의주변에도 거품 속에 사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성공하면 배 아파 한다. 자기가 똑똑하므로 그에 맞춰 자기 위치가 결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디어가 실행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눈에 띄게 발전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한다.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 자신이 틀렸을까 봐 두려워하고 바보처럼 보일까 봐 두려워한다.영업을 좋아하지 않는다. 스스로 배짱 같은 것은 포기해 버린다.  - P150

내가 인터넷 시대의 역설이라고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사람들이전 세계의 정보를 마음대로 주물럭거릴 수 있게 되었는데도 그전보다 더 똑똑해지지 않은 것 같다는 점이다. 오히려 그 반대인 것 같은느낌마저 든다. 우리는 대부분 시간이나 돈, 공감, 주의력, 정신적 여유 등의 결핍에 시달린다. 기술이 발달하면 모든 사람이 그전보다 더풍요로운 느낌이 들어야 하는데 반대로 대부분의 사람이 경제적 불안감을 느낀다는 것이 자동화의 가장 큰 역설이다. 갈수록 안정되고예측 가능한 일자리와 수입을 얻기가 힘들어지면서, 빈곤의 물결에휩쓸리지 않으려고 한발 앞서 이 섬에서 저 섬으로 건너뛰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사라져, 어리석고 충동적이고 인종을 차별하며 여성을혐오하는 문화가 점점 확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민주 정부라면국민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결핍의 마음가짐에서 벗어나게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다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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