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인용한 베르베르의 글처럼 어떤 세계관을 갖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삶에 대한 기대와 희망의 농도도 저마다 다르겠지요.
그러나 어두운 빛깔의 안경을 쓰고 거칠게 말하자면, 현대인은 각자의 일터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는 비정규직으로 일하든, 연봉과소득이 얼마이든 간에 어떤 의미에서는 모두 ‘임금노예‘에 지나지않는지도 모릅니다. 경제적 안정‘과 ‘불안정‘으로 삶의 질을 나누는 세태가 결국 한 인간의 가치가 돈에 매여 있음을 자인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죠.
오늘날의 사회는 얼핏 평등하고 자유롭고 자기 권리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저그렇게 보일 뿐 현실은 뼈저리게 불평등하고, 약자는 끊임없이 강자의 눈치를 보게 되어 있습니다. 약자들이 미약하게나마 움켜쥐고 있던 것마저 빼앗겨 저항과 울분의 목소리를 토해내면, 그 소리는 이내 더 큰 권력에 묻혀버리지요. 여성, 소수자, 장애인, 빈자들이 지금도 머리에 피가 맺히도록 두드리고 있는 저마다의 유리천장‘은 또 얼마나 강고합니까? 차라리 로마시대처럼 눈에 선명하게 보이는 신분제가 있었던 사회가, 지금처럼 내 머리 위에 드리운 것이 푸른 하늘인 줄 알았더니 개인의 노력으로는 절대 깨부술수 없는 무서운 유리천장이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는 사회보다 그 절망과 피로도는 덜하지 않았을까요? - P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