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공간에선 익숙한 아이디어가 나오더군요. 그런데 그익숙함을 아주 조금만 바꿔도, 우리의 머리는 귀신같이 그 차이를 알아채고, 그동안 쓰지 않던 생각의 근육을 쓰기 시작합니다. 그러니, 낙차를 만들어보는 거죠. 매일 똑같은 상황에 놓인 나를 낯선 무언가와 일부러 충돌시켜보는 겁니다. 수력발전소를 돌리기 위해, 일부러 물을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는 것처럼말이죠. - P35
그토록 대단한 사람들도, 자신의 시대를 앞서 살아간 거인들을 따라 하고, 그들의 성취를 흡수하는 단계를 밟다가 어느 순간 자신의 것을 찾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 평범한 우리들이 지금의 자신보다 조금 더 뛰어나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간단합니다. 복사기가 되는 겁니다.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따라 하는 겁니다. 먼저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영역의 거인들을 고릅니다. 그들 중에서도 내가 정말 비슷해지고 싶은 거인을 정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최선을 다해 그를 따라 하고, 흉내 내고, 흡수하는 겁니다. 가능하다면, 거인의 근처로 가는 것이 가장 좋겠죠. - P42
국립현대무용단을 이끄는 예술감독 안성수 씨의 인터뷰에서이런 문장을 본 적이 있습니다. 자신의 틀이 정립된 사람만이,결국 틀을 깰 수 있다. 기존의 틀을 파괴하는 대단한 업적도,일단 틀을 만든 다음에나 가능하다는 겁니다. 아마 우리가 아는어떤 거대한 이름들도, 복사기의 시절을 거쳤을 겁니다. 그러니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따라 하는 거죠. 그렇게 천천히 ‘나‘라는 뼈대를 세우고, 여기저기에서 떼어온 좋은 생각들과 노하우들을 붙여 살을 만드는 겁니다. 그리고 시간의 검증을 받는 겁니다. - P44
"별이 태어나려면 혼란이 있어야 한다." 프리드리히 니체
생각의 탄생을 위해 미리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혼란, 우주먼지처럼 뒤죽박죽인 채로 쌓여 있는 나의 경험과 지식들. 이것이흔히 말하는 ‘인풋input‘일 겁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이런인풋들이 많이 쌓여 있는 사람이 좋은 생각을 꾸준히 내놓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남들의 아이디어와 나의 아이디어를 달라 보이게 하는 것도 바로 내 안에 쌓아둔 인풋들의 힘이겠죠. 그러니 평소에 꾸준히, 적금을 드는 심정으로 자기만의 인풋을 쌓아두는 게 중요할겁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지적 호기심을 채우는 각자의 방법이 있을겁니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제게도 나름의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시간이 날 때, 아무 목적 없이 이 콘텐츠에서 저 콘텐츠로떠돌아다니는 겁니다. 파도타기를 하는 것처럼 말이죠. 파도를탈 때는, 기왕이면 서로 다른 분야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다음은 약간의 샘플입니다. - P63
생각의 결과물은 결국 ‘한 끗 차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 한끗을 만드는 것은 대개 생각하는 이의 집중력과 의지입니다. 그리고 그 집중력과 의지를 끌어내는 건 대체로, 금전적 보상이거나, 일에 대한 자존입니다. 슬프게도 전자는 우리 인생에 자주 찾아오지 않더군요. 그러니 후자의 방법은 어떨까요? 자기의 일을 스스로 존중하는 겁니다. 그렇게 턱을 살짝 치켜들고자신의 일을 해내는 겁니다. 내 일은 그럴 만한 일이 아니라고요? 글쎄요. 누가 봐도 중요하고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들여다보면 세상에 중요하지 않은 일이 없다. 는 건, 오사카의 깻잎도 아는 사실입니다. - P83
중요한 건 ‘본질‘ 입니다. 어느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주는 기본기 입니다. 『미생을 그린 윤태호 작가의 인터뷰를 읽다가 이런 문장을 보았습니다.
기본기란, 헤맸을 때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지점이다. - P89
감탄과 단련의 반복. 이것은 요령으로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꾸준함의 영역이자 태도의 영역입니다. 당연히 시간이걸리고 힘이 듭니다. 하지만 작은 위안이 하나 있습니다. 시간을 들여 완성한 것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남들이그것을, 쉽게 따라 할 수 없습니다. 김연아의 폭발적인 점프가꾸준한 연습이 준 선물이었던 것처럼, 박지성의 플레이가 그의굳은살 가득한 발에서 시작된 것처럼, 최고의 맛집은 언제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 시장을 들르는 주인장의 아침 발걸음에빚지고 있는 것처럼.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어느 누구도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죠. - P117
거꾸로 생각해볼까요. 단단한 갑옷을 입은 것처럼 보이는 누군가가 나에게 빈틈을 보여준다면? 어쩌면 우리는 그 사람에게 더 큰 매력을 느낄 겁니다. 완결된 무엇‘도 좋지만, ‘들어올여지는 더 좋습니다. 때론 빈틈을 조금 열어 보이고, 그 빈틈을 상대가 채우게끔 해보세요.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만들어보세요. 완벽한 메시지를 발신하겠다는 생각을 살짝 내려놓아보세요. - P152
언젠가 활시위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활의 구부러진 양 끝에 걸어두는 끈이 바로 시위인데요. 저는 활이 늘 팽팽하게 당겨진 모습으로 존재하는 줄만 알았는데, 평소엔 시위를풀어놓아 보관한다고 하더군요. 시위를 걸어놓은 채로 보관하면 활에 계속 힘이 들어가고, 그러면 활의 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이랍니다. 오래도록 화살을 날리기 위해선 시위를 풀어놓는시간이 중요한 겁니다. 거꾸로 말하면, 정말 중요한 때 강력한 화살을 날리기 위해선, 평소에 불필요한 힘을 활에 걸어두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한겁니다. 어쩌면 활과 사람이 비슷하지 않을까요? 시위를 계속걸어두었다가 부러지는 활들, 주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지않나요? 당신의 모습은 지금 어떤 활과 닮아 있나요? - P183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들을 돌아보니 결국은 ‘나‘ 이더군요. 내게 없는 것을 남들이 가지고 있다고 부러워하고 따라 해본들그것은 그저 흉내에 불과하더군요. 저 하수구망의 어설픈 영어문장처럼 말이죠. 분명한 사실은, 당신이 남들의 어떤 부분을부러워하는 만큼, 누군가가 어딘가에서 당신의 어떤 부분을 부러워하고 있을 거란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거기에 집중하는 겁니다. 대중 앞에서의 토론에는 약하지만 후방에서의 조율에 강하다면, 그게 당신만의 무기인 겁니다. 안젤리나 졸리가 매력적인 까닭은 다른 배우에게서는 볼 수없는 각진 턱선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양악수술을 해서 그 선을없앨 것이 아니라, 더 자신감 있는 표정을 연습해서 다른 여배우에겐 없는 그 턱선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편이 더 멋진겁니다. 나는 나이기 때문에 가치 있고, 나다울 때 가장 빛납니다. - P204
생각의 힘에 대해 제가 들었던 가장 강력한 말은 붓다의 입으로부터 나왔습니다. 현재의 내 모습은, 과거 내 생각의 결과다. 생각은 이렇게도 힘이 셉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온전히 바꿀만큼 말이죠. 생각해보면, 오늘의 행복도, 어제의 혁명도, 내일의 변화도, 모두 생각에 깊숙이 뿌리박고 있습니다.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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