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의 일과 영성 - 인간의 일과 하나님의 역사 사이의 줄 잇기
팀 켈러 지음, 최종훈 옮김 / 두란노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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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지적이다. 벨라의 말대로라면, 인간의 일이란 단순한 밥벌이가 아니라 소명이라는 관념을 회복하는 것이 해체된 사회를 살리는 소망의 끈이 될 수 있다. ‘직업‘을 말하는 영어 보통명사 vocation‘의 어원은라틴어 단어 ‘보카레‘ (vocare)다. 요즘은 일이라면 먹고살기 위한 노동을가리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본래의 의미는 달랐다. 누군가가 하라고시키고 이편에선 자신이 아니라 불러 준 이를 위해 그 요구에 따를 때에일은 소명이 될 수 있다. 개인적인 이해를 초월해서 어떤 존재를 섬기는사명으로 일의 본질을 재설정하지 않으면 부르심이란 의식이 자리 잡을수 없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전반적으로 자기완성의 도구이자 자아실현의 수단이라는 노동관은 벨라를 비롯한 여러 학자들이 지적하듯, 개인을 파괴하고 더 나아가 사회 자체를 붕괴시킨다.
- P21

무슨 일을 하든지 ‘진짜 나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정의와 평화가 넘치는 도시, 빛나고 아름다운 세계, 흥미진진한 이야기, 질서, 치유, 그밖에 무엇을 추구하는 ‘진짜‘는 따로 있다. 하나님이 계시고주님이 고쳐 주실 미래의 새 세상이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그걸 부분적으로나마 다른 이들에게 보여 주는 작업이다. 기껏해야 눈곱만 한 성공을 거두었다 하더라도 그 나라를 실현해 가는 일이다. 지금 저마다 추구하는 온전한 나무(아름다움, 조화, 정의, 위안, 기쁨, 공동체 같은)는 장차 반드시열매를 맺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마음에 새긴다면 평생 나뭇잎한두 장 그리는 데 그친다 하더라도 낙심하지 않으며, 만족스럽고 기쁘게 일할 것이다. 성공에 도취되어 으스대거나 이런저런 차질에 흔들릴 까닭도 없다.
- P36

어째서 그런지는 나중에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일은 자신을 위해살기보다 남들에게 유익한 존재가 되는 길 가운데 하나라는 점만큼은 분명히 짚어 두고 싶다. 아울러 일을 통해 저마다 가진 특별한 능력과 은사를 파악하게 되고 그게 정체성 확립에 핵심 요소라는 점을 감안할 때,
노동은 자아 발견의 주요한 통로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도로시 세이어즈(Dorothy Sayers)는 이렇게 썼다. "일을 보는 기독교적인 관점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살기 위해 일해야 하는 게 아니라 일하기 위해 살아야한다는 것이다. 일하는 이의 능력을 최대로 표현하는 게 곧 …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는 수단이며 반드시 그리되어야 한다. " - P47

간단히 정리하자면, 일은 의미 있는 인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핵심요소다.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며 삶에 목적을 주는 주요한 요소들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주님의 뜻을 좇는 고유한 역할에서 벗어나선안 된다. 하지만 신체적으로 기운을 되찾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세상과일상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기 위해서 정기적으로 일손을 놓고 쉬어야한다.
- P52

주말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주민이 보일 때마다 얼른 길가로 달려가서 짐 내리는 걸 돕는 까닭을 물으면 "그게 내 일이니까요"라든지 "도움이 필요한 것 같아서요."란 답이 돌아온다. 아파트 아이들의 이름을 죄다 기억하는 이유를 물으면 "여기 사는 친구들이니까요"라고 대꾸한다.
누군가 "구석구석 분주하게 뛰어다니면서 그토록 열심히 일하는 까닭이뭡니까?"라고 질문하자 이렇게 대답했다. "글쎄요, 그냥 아침마다 거울에 비친 나를 떳떳하게 마주보고 싶어서요. 날마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스스로 못 견딜 것 같아요." 마이크는 평생 자신이 하는 일에 감사하는마음을 품고 출근한다. 아울러 이 나라에 살며 거기서 일할 기회를 갖게된 걸 늘 기쁘게 생각한다.
- P62

크리스천이라면 세상에서 자신이 하는 일의 목적에 대해 이처럼 혁신적인 통찰을 가져야 한다. 하나님이 불러서 과업을 맡기셨다는 사실자체가 힘을 주므로 자아를 실현하고 권력을 얻을 속셈으로 직업을 선택하거나 일을 대해서는 안 된다. 도리어 일을 하나님과 이웃을 섬기는 도구로 보아야 하며 그 목적에 따라 직장을 선택하고 업무에 임할 필요가있다. 직업을 선택하기에 앞서 던져야 할 질문은 "무얼 해야 돈을 많이 벌고 출세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지금 가진 능력과 기회를 가지고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뜻과 이웃의 요구를 늘 의식하면서 최대한 다른 이들을섬길 수 있을까?" 이어야 한다.
- P83

장 칼뱅은 "부르심에 순종하도록 주어진 세상의 그 어떤 일도 너무지저분하고 천해서 빛이 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지 않으며 하나님의 눈에는 한없이 소중하게 비쳐질 것"이라고 했다. 이 종교개혁가가 그를통해 부르심에 순종하도록‘이란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에 주목하라.
칼뱅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부여된 일을 의식적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이자 선물로 보고 있다. 그런 관념을 갖는다면, 정원을 가꾸는 것처럼아주 흔한 작업이든, 아니면 은행의 국제 거래 업무처럼 지극히 희귀한 일이든 관계없이, 모든 노동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환하게 빛나는 걸 분명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P98

크리스천들은 친히 지으신 세상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역사에서소망과 깊은 위안을 찾고, 온몸을 던져 일하며 열매를 구할 때마다 가시덤불이 자라나는 이 땅의 현실에 무릎 꿇지 않을 힘을 얻는다. 아울러 이생에서 하는 일이 궁극적이고 최종적인 노동의 실체가 아님을 알기에 또한 온전할 수도 없음을 받아들인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므로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 (롬 3:23)는 처지에 놓이지 않았던가!
우리는 크리스마스를 맞을 때마다 깊은 속뜻을 헤아리지 못하면서도 그런 소망과 위안을 노래하며 되새긴다.
- P118

누군가를 섬긴다고 생각만 해도 바로 그 순간부터 다른 이들이 이편의 수고에 얼마간이라도 책임이 있다는 의식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공동체에요구할 몫이 있다는 관념을 갖게 된다는 뜻이다. 보상을 흥정하고, 갈채에눈길을 주며, 감사를 받지 못하면 불만이 싹튼다. 그러나 일 자체에 이바지한다는 의식을 가지면 다른 무언가를 구할 필요가 없음을 깨닫는다. 일이 줄 수 있는 대가는 완벽하게 정리된 모습을 볼 때 얻는 만족감뿐이다.
노동은 모든 걸 다 가져가고 아무것도 베풀어 주지 않는다. 따라서 일 자체를 위해 일하는 것이야말로 순전한 사랑에서 비롯된 노동이다.
공동체를 섬기는 참 길은 하나뿐이다. 진심으로 공동체에 공감하며 그 일부가 되어 일 그 자체에 기여해야 한다. … 그게 공동체를 섬기는 일이며 노동자의 비즈니스는 그 작업을 해내는 것이다.  - P136

일터에서 크리스천으로 산다는 건 거짓말을 하지 않거나 눈치를 보며 동료들과 빈둥거리지 않는 선에 그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예수님을소개하고 사무실에서 성경공부를 인도하는 수준도 아니다. 오히려 복음적인 세계관에 담긴 의미, 그리고 일하는 삶 전반과 손길이 미치는 조직전체를 향한 하나님의 목적을 곰곰이 성찰한다는 뜻에 가깝다.
- P209

크리스천들이 남다른 덕목을 가지고 움직이며, 남다른 시선으로 인류를 바라보며, 남다른 근원에서 흘러나오는 지혜를 좇고, 남다른 대상을 위해 일한다면 일터에서 보이는 행동 양식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짤막한 예를 들어 보자.
크리스천은 인정사정없다는 소릴 들어서는 안 된다. 반듯하고 따뜻하며 이웃에게 헌신적이란 평판을 얻어야 한다. 긍휼히 여기는 마음과 기꺼이 용서하며 화해를 추구하려는 의지가 절절하게 느껴져야 한다. 앙갚음하거나 신앙이 깊은 체하거나 악의를 품는 기색이 없어야 한다.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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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기쁨
유병욱 지음 / 북하우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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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공간에선 익숙한 아이디어가 나오더군요. 그런데 그익숙함을 아주 조금만 바꿔도, 우리의 머리는 귀신같이 그 차이를 알아채고, 그동안 쓰지 않던 생각의 근육을 쓰기 시작합니다. 그러니, 낙차를 만들어보는 거죠. 매일 똑같은 상황에 놓인 나를 낯선 무언가와 일부러 충돌시켜보는 겁니다. 수력발전소를 돌리기 위해, 일부러 물을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는 것처럼말이죠.
- P35

그토록 대단한 사람들도, 자신의 시대를 앞서 살아간 거인들을 따라 하고, 그들의 성취를 흡수하는 단계를 밟다가 어느 순간 자신의 것을 찾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 평범한 우리들이 지금의 자신보다 조금 더 뛰어나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간단합니다. 복사기가 되는 겁니다.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따라 하는 겁니다.
먼저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영역의 거인들을 고릅니다. 그들 중에서도 내가 정말 비슷해지고 싶은 거인을 정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최선을 다해 그를 따라 하고, 흉내 내고, 흡수하는 겁니다. 가능하다면, 거인의 근처로 가는 것이 가장 좋겠죠.
- P42

국립현대무용단을 이끄는 예술감독 안성수 씨의 인터뷰에서이런 문장을 본 적이 있습니다. 자신의 틀이 정립된 사람만이,결국 틀을 깰 수 있다. 기존의 틀을 파괴하는 대단한 업적도,일단 틀을 만든 다음에나 가능하다는 겁니다. 아마 우리가 아는어떤 거대한 이름들도, 복사기의 시절을 거쳤을 겁니다. 그러니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따라 하는 거죠. 그렇게 천천히 ‘나‘라는 뼈대를 세우고, 여기저기에서 떼어온 좋은 생각들과 노하우들을 붙여 살을 만드는 겁니다. 그리고 시간의 검증을 받는 겁니다.  - P44

"별이 태어나려면 혼란이 있어야 한다."
프리드리히 니체

생각의 탄생을 위해 미리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혼란, 우주먼지처럼 뒤죽박죽인 채로 쌓여 있는 나의 경험과 지식들. 이것이흔히 말하는 ‘인풋input‘일 겁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이런인풋들이 많이 쌓여 있는 사람이 좋은 생각을 꾸준히 내놓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남들의 아이디어와 나의 아이디어를 달라 보이게 하는 것도 바로 내 안에 쌓아둔 인풋들의 힘이겠죠. 그러니 평소에 꾸준히, 적금을 드는 심정으로 자기만의 인풋을 쌓아두는 게 중요할겁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지적 호기심을 채우는 각자의 방법이 있을겁니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제게도 나름의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시간이 날 때, 아무 목적 없이 이 콘텐츠에서 저 콘텐츠로떠돌아다니는 겁니다. 파도타기를 하는 것처럼 말이죠. 파도를탈 때는, 기왕이면 서로 다른 분야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다음은 약간의 샘플입니다.
- P63

생각의 결과물은 결국 ‘한 끗 차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 한끗을 만드는 것은 대개 생각하는 이의 집중력과 의지입니다. 그리고 그 집중력과 의지를 끌어내는 건 대체로, 금전적 보상이거나, 일에 대한 자존입니다. 슬프게도 전자는 우리 인생에 자주 찾아오지 않더군요. 그러니 후자의 방법은 어떨까요? 자기의 일을 스스로 존중하는 겁니다. 그렇게 턱을 살짝 치켜들고자신의 일을 해내는 겁니다. 내 일은 그럴 만한 일이 아니라고요? 글쎄요. 누가 봐도 중요하고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들여다보면 세상에 중요하지 않은 일이 없다.
는 건, 오사카의 깻잎도 아는 사실입니다.
- P83

중요한 건 ‘본질‘ 입니다. 어느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주는 기본기 입니다. 『미생을 그린 윤태호 작가의 인터뷰를 읽다가 이런 문장을 보았습니다.

기본기란, 헤맸을 때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지점이다.
- P89

감탄과 단련의 반복. 이것은 요령으로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꾸준함의 영역이자 태도의 영역입니다. 당연히 시간이걸리고 힘이 듭니다. 하지만 작은 위안이 하나 있습니다. 시간을 들여 완성한 것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남들이그것을, 쉽게 따라 할 수 없습니다. 김연아의 폭발적인 점프가꾸준한 연습이 준 선물이었던 것처럼, 박지성의 플레이가 그의굳은살 가득한 발에서 시작된 것처럼, 최고의 맛집은 언제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 시장을 들르는 주인장의 아침 발걸음에빚지고 있는 것처럼.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어느 누구도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죠.
- P117

거꾸로 생각해볼까요. 단단한 갑옷을 입은 것처럼 보이는 누군가가 나에게 빈틈을 보여준다면? 어쩌면 우리는 그 사람에게 더 큰 매력을 느낄 겁니다. 완결된 무엇‘도 좋지만, ‘들어올여지는 더 좋습니다. 때론 빈틈을 조금 열어 보이고, 그 빈틈을 상대가 채우게끔 해보세요.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만들어보세요. 완벽한 메시지를 발신하겠다는 생각을 살짝 내려놓아보세요.
- P152

언젠가 활시위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활의 구부러진 양 끝에 걸어두는 끈이 바로 시위인데요. 저는 활이 늘 팽팽하게 당겨진 모습으로 존재하는 줄만 알았는데, 평소엔 시위를풀어놓아 보관한다고 하더군요. 시위를 걸어놓은 채로 보관하면 활에 계속 힘이 들어가고, 그러면 활의 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이랍니다. 오래도록 화살을 날리기 위해선 시위를 풀어놓는시간이 중요한 겁니다.
거꾸로 말하면, 정말 중요한 때 강력한 화살을 날리기 위해선, 평소에 불필요한 힘을 활에 걸어두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한겁니다. 어쩌면 활과 사람이 비슷하지 않을까요? 시위를 계속걸어두었다가 부러지는 활들, 주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지않나요? 당신의 모습은 지금 어떤 활과 닮아 있나요?
- P183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들을 돌아보니 결국은 ‘나‘ 이더군요.
내게 없는 것을 남들이 가지고 있다고 부러워하고 따라 해본들그것은 그저 흉내에 불과하더군요. 저 하수구망의 어설픈 영어문장처럼 말이죠. 분명한 사실은, 당신이 남들의 어떤 부분을부러워하는 만큼, 누군가가 어딘가에서 당신의 어떤 부분을 부러워하고 있을 거란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거기에 집중하는 겁니다. 대중 앞에서의 토론에는 약하지만 후방에서의 조율에 강하다면, 그게 당신만의 무기인 겁니다. 안젤리나 졸리가 매력적인 까닭은 다른 배우에게서는 볼 수없는 각진 턱선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양악수술을 해서 그 선을없앨 것이 아니라, 더 자신감 있는 표정을 연습해서 다른 여배우에겐 없는 그 턱선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편이 더 멋진겁니다. 나는 나이기 때문에 가치 있고, 나다울 때 가장 빛납니다.
- P204

생각의 힘에 대해 제가 들었던 가장 강력한 말은 붓다의 입으로부터 나왔습니다.
현재의 내 모습은, 과거 내 생각의 결과다.
생각은 이렇게도 힘이 셉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온전히 바꿀만큼 말이죠. 생각해보면, 오늘의 행복도, 어제의 혁명도, 내일의 변화도, 모두 생각에 깊숙이 뿌리박고 있습니다.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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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 - 지리는 어떻게 개인의 운명을, 세계사를,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가 지리의 힘 1
팀 마샬 지음, 김미선 옮김 / 사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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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언제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땅에 의해 형성돼 왔다. 전쟁, 권력, 정치는 물론이고 오늘날 거의 모든 지역에 사는 인간이 거둔 사회적 발전은 지리적 특성에 따라 이뤄졌다. 물론 현대의 기술이 정신적, 물리적 거리를 어느 정도는 줄여줄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하기 쉬운 게 있다. 지구라는 행성의 70억 인구에게 주어진선택들은 늘 우리를 제약하는 강과 산, 사막과 호수, 그리고 바다에의해 어느 정도는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가 살아가고, 일하고, 자녀를 길러내는 땅이 중요하다.
이 가운데 다른 것보다 유독 중요한 지리적 요소가 따로 있는 것은아니다. 사막이라고 산악지대만큼 중요하지 않은 것도 아니며 강도정글만큼이나 중요하다. 지구상의 서로 다른 지역의 서로 다른 지리적 특성들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들을 가르는 지배적인 요소들에 포함된다.
넓게 말하면, 지정학 geopolitics은 지리적 요인들을 통해 국제적 현안을 이해하는 방식을 말한다. 여기에는 산맥 같은 천연의 장애물이나 하천망의 연결 같은 물리적 지형뿐 아니라 기후, 인구 통계, 문화지역, 그리고 천연자원에 대한 접근성까지 포함된다. 이러한 요인들은 정치, 군사 전략부터 시작해서 언어, 교역, 종교 등을 포괄하는 인류의 사회적 발전에 이르기까지 우리 문명의 여러 국면에 중대한 충격을 가할 수도 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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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유대인 성공의 진짜 비밀은 무엇인가? 바로 ‘교육‘이다.유대인의 우수성은 그들의 독특한 교육법에 기인한다. 독특하다고했지만, 어찌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평범한 내용들이다. 유대인 교육의 핵심은 지식교육과 인성교육의 균형, 즉 흔히 말하는 전인교육이기 때문이다. 그걸 누가 모르느냐고 하겠지만 문제는 실천이다. 유대인들은 전인교육을 실제로 일상생활의 규범으로 실천한다. 자녀교육은 신에 대한 의무‘라는 종교적 열정이 더해지면서더 강제성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 P9

이쯤 되면 한국의 부모들은 울고 싶은 심정이 된다. 지금처럼 뒷바라지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았는데 무엇을 어떻게 더 하라는 것인가? ‘더‘ 하는 게 아니라 다르게 해야 한다. ‘많이‘ 시킬 게 아니라 제대로 시켜야 한다. 지식 암기‘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균형잡힌 ‘전인교육‘을 실천해야 한다. 유대인 부모들이 하는 것처럼 말이다.
유대인 부모들은 가정교육에 엄격하다. 일이 바쁘고 몸이 피곤하다 보면 ‘하면 좋겠지만 안 해도 그만‘이라며 슬쩍 넘어가는 부분이가정교육이다. 부부가 서로 존중하기, 가족이 함께 식사하기, 매일베갯머리 독서 15분, 거르지 않는 아침밥 등의 규칙들은 언뜻 사소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습관, 품성, 인격, 나아가 지능까지도 상당 부분 가정에서 결정된다. 그리고 저 사소한 규칙들이야말로 슈퍼인재를 키워내는 핵심요소이다.
- P11

엄부자모(嚴父慈母). 아버지는 엄히 다스리고 어머니는 자애롭게감싸준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자녀교육 방식이기도 하다. 아버지에게 벌을 받은 아이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교육적으로좋지 않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아이가 자칫 일탈 행동을 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꼭 엄부자모일 필요는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엄모자부(嚴母慈父)‘일 수도 있다. 어떤 경우가 되든, 부모 중 한쪽은벌을 받아 감정이 상하고 슬픔에 빠진 아이를 따뜻하게 감싸줄 필요가 있다. 이런 면에서 우리나라와 유대인의 가정교육은 닮은꼴이다.
엄부자모의 유대식 표현이 ‘오른손으로 벌하고 왼손으로 안아주라‘는 말이다. 유대인 가정에서는 아버지의 권위가 절대적이다. 자녀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주로 아버지가 엄하고 무서운 체벌을 가하는 ‘악역‘을 맡는다. 벌을 준 뒤에는 어머니가 자애로운 손길과 다정한 말로써 기분을 풀어준다. 왜 벌을 받게 됐는지 차분하게 설명해주고, 다시는 그런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가르친다. 벌을 주는 것으로 끝나버리면 부모의 권위로 아이를 지배하는 것이 되고, 아이는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하지 못해 위축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 P60

유대인 부부는 서로를 사랑하며 가정의 화목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부부가 중심을 잡고 가정의 기둥 역할을 제대로 해야 자녀들이올바로 자란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자녀에게 가장 좋은 교육자는 엄마와 아빠다. 유대인은 결혼과 동시에 부모교육센터를 다니고, 아기를 낳은 선배 부모에게서 육아법을 미리 익힌다. 임신을 하면 아기 건강이나 육아 관련 교육을 부부 모두 적극적으로 배운다. 이처럼 평화로운 가정의 밑바탕에는 가족 간의 유대와 사랑이자리 잡고 있다.
- P71

유대인 아기들은 돌이 지나면 누구나 침대 머리맡에서 부모가 읽어주는 동화책 소리에 빠져든다. 베갯머리 이야기‘ 이다. 유대인은베갯머리 이야기를 부모의 당연한 의무이자 자연스러운 하루 일과로 여긴다. 한창 말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 부모가 들려주는 동화책의 단어와 아름다운 문장을 접하면서 어휘력과 언어 구사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된다.
인간의 최대 무기는 언어이다. 인간은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자연세계의 왕으로 군림할 수 있었다. 어휘력은 외국어, 수학, 과학, 사회등 모든 과목의 기본 토대가 된다. 추상적인 사고나 비판력을 키우는원천이기도 하다. 돌이 갓 지날 때부터 부모가 책을 읽어준 덕분에유대인은 네 살 무렵이 되면 평균 1,500자 이상의 어휘력을 갖는다.
- P95

전문가들은 발표와 말하기 교육에 앞서 ‘생각하는 기본기를 다져주는 독서와 토론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독서는 책을 읽는 과정에서 분석력, 비판력, 어휘력 등을 키워준다. 책을 읽을 때는 소리 내서 읽도록 지도하는 게 좋다. 소리 내서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내용을 이해할 수 있고, 면접이나 발표 때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기때문이다.
아이가 책을 읽은 뒤에는 등장인물의 성격과 책의 구성 등에 대해얘기해보는 습관을 들이자. 책의 뒷이야기를 꾸며보는 훈련도 논리적 사고를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자녀들과 다큐멘터리나 영화를 함께 감상한 뒤 토론해보는 것도 좋다. 가족이 함께 모이는 식사시간에특정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생활을 습관화하는 것도 발표력 향상에효과적이다. 토론 주제는 개인 신상이나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는 내용도 좋지만, 간혹 국제적인 흐름을 알 수 있는 시사적인 주제를 끼워 넣는 것도 좋다.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토론하면 아이들의 말하는태도도 의젓해진다.
- P109

동기 부여를 확실히 하는 데는 칭찬과 격려 보다 더 좋은 방법이있을 수 없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듯이, 아이들의장점을 찾아내 때때로 칭찬하는 것은 성취동기를 이끌어내는 최고의 방법이다. 격려는 칭찬보다 더 중요하다. 칭찬은 일의 결과가 좋거나 어떤 성취를 이뤄냈을 때 "정말 잘했어"라고 평가를 내리는 것이고, 격려는 결과가 나쁠 때에도 부족하지만 잘했다고 용기와 자신감을 북돋워주는 말이다. "열심히 했으니 괜찮아. 용기를 잃지 마.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어." "최선을 다했는데 점수가 안 나와서 많이 속상하지? 열심히 하다 보면 보상을 받을 날이 올 거야."  - P131

유대인들은 놀이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민족이다. 율법에 얽매인규범 속에서 생활하는 유대인 어린이들이 정서적으로 매우 안정돼있는 것은 어릴 때 공부를 강요당하지 않고 마음껏 뛰어 놀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놀이를 통해 평소 엄격한 규제 탓에 억눌렸던 감정을분출시키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면서 사회성을 기르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방법도 익히게 된다. 한국 학부모들처럼 어릴 때 지나치게 공부를 강요하는 것은 올바른 인격 형성에 장애가 된다. 어린이들은 놀이를 통해 그 시기에 배워야 할 중요한 공부를 하는 셈이다.
- P138

탈무드식 토론에는 분명한 원칙이 있다. "여러 가지 다른 의견을들을 것, 여러 가지 다른 의견을 말할 것, 모두가 일제히 말할 것".유대인들이 남의 말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남과 생각이 다를 때는 언제든지 자기 의견을 강하게 내세우는 것은 바로 이런 전통에 근거한다. 자유로운 사고와 토론 문화는 집단사고에 매몰되지 않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원동력이다.
- P155

반면 한국 학생들은 조기교육, 선행학습 등 공부에 ‘과잉‘ 투자한다. 대개는 물량 경쟁이고, 빨리빨리 경쟁이다. 국제중학교, 특목고등을 겨냥해 초등학교 때 방정식을 미리 배우고, 중학교 때 함수와미적분을 배우는 식이다. 양적으로 공부는 많이 했는데 머리에 남는건 없다. 진도 경쟁에만 열을 올렸을 뿐 머릿속에 분명한 기억으로남기지 못한 탓이다.
- P181

경제교육은 아이가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고, 자신의 소비욕구를잘 조절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용돈을 주되,
그 중 30~50퍼센트 정도의 저축할 돈을 감안해 용돈을 주는 게 좋다. 용돈은 아이의 나이와 관계없이 일찍 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용돈을 받으면 우선 저축부터 하고 남은 돈으로 생활하는 습관을 들이자. 그래야 어른이 돼서도 월급을 받으면 저축부터 하고 나머지로 생활하는 자세가 길러진다. 아이를 야단친 후 미안한 마음에 용돈을 더주거나 선물을 주는 것은 좋지 않다. 자신이 잘못했는데도 소득이 생기는 것과 같이 경제 원리에 역행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아이들과 함께 쇼핑을 할 때는 꼭 필요한 것만 구입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아이가 먹고 싶은 과자나 장난감을 사고 싶어 떼를 쓸 경우에도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물론 아이가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도록 "이 물건을 갖고 싶은 네 마음은 이해하지만, 건강에 나쁘거나꼭 필요하지 않는 물건을 사줄 수는 없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소비를 미루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오늘 당장 사야 할 물건이 아니라면, 나중에 사도록 소비를 미루는 법을 익히는 것은 바른소비습관의 시작이다.
- P237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능력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 자녀들이 식당이나 극장에서 뛰어다니거나 소리를 지르는 행동을 했을 때는 "하지 마" 라고 무조건 나무라기보다는, "네가 뛰어다니면 다른 손님들이 어떻게 느낄까?" 라는 식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좋다. 또한 아이가 의젓하고예의 바른 행동을 했을 때는 당연시할 게 아니라, "네가 어른에게 존댓말을 쓰고 인사를 잘 하니까 엄마 마음이 참 기쁘구나" 와 같이 칭찬과 격려를 해주는 게 좋다.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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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출판된 학술적 역사서건 200년 된 빅토리아 시대 소설이건,종이책이 전자 기기로 옮겨져 인터넷과 연결될 때 이는 웹 사이트와같은 존재로 변한다. 단어들은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의 산만함으로 포장된다. 링크 등 디지털 기능들은 독자들을 이곳 저곳으로 몰고 간다. 책은 존 업다이크 John Updike가 말한 날카로움을 잃고 인터넷의 방대한 소용돌이 속으로 해체된다. 종이책의 선형성은 책이 독자들에게 권장하는 고요한 집중과 함께 파괴되었다. 킨들과 애플의신형 아이패드와 같은 기기의 최신 기능은 우리가 전자책을 선택할가능성을 더 높여주긴 하지만 이를 통한 읽기는 종이책을 읽는 방식과 매우 다를 것이다.
- P157

사회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도 우리는 종이에 인쇄된 글을 보는 데가장 적은 시간을 할애하며, 그마저도 인터넷의 복잡한 그림자 속에서 행해지고 있다. 문학 평론가인 조지 스타이너 George Steiner는 1997년 "침묵, 집중과 기억의 아름다움, ‘수준 있는 독서‘에 사용하던 사치스러운 시간은 이미 많이 사라졌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어서 그는 "전자 기술이 가져온 완전히 새로운 세계와 비교해 볼 때 이 정도의 침식은 거의 무의미한 수준"이라고 적었다. 26 50년 전이라면 여전히 인쇄의 세계에 살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가능했겠지만 오늘날은 그렇지 않다.
- P167

온라인 세상에 들어갈때 우리는 겉핥기식 읽기, 허둥지둥하고 산만한 생각, 그리고 피상적인 학습을 종용하는 환경 속으로 입장하는 셈이다. 책을 읽으면서도 피상적인 사고가 가능한 것처럼 인터넷을 서핑하는 동안에도 깊은 사고가 가능하기도 하지만 이는 인터넷이라는 기술이 권장하고또 가져다주는 사고의 종류는 아니다.
- P174

언제 어디서 로그인을 하건 인터넷은 우리에게 놀라울정도로 유혹적인 몽롱함을 선사한다. 인간은 "더 많은 정보, 더 많은감흥, 더 많은 복잡함을 원한다"고 스웨덴의 신경과학자 토르켈 클링베르크Torkel Klingberg는 말한 바 있다. 우리는 동시적 행동을 요구하는 상황 또는 정보에 압도당하는 상황을 찾는" 경향이 있다. 종이에 인쇄된 글 하나하나가 홍수 같은 정신적 자극에 대한 우리의갈망을 그저 적셔주는 수준이었다면, 인터넷은 그야말로 온몸을 푹담그게 해주고 있다. 인터넷은 우리 조상들이 만족한 것 이상의 산만함을 제공하면서 우리에게 완전한 산만함이라는 본연의 상태로돌아가게 한다.
모든 산만함이 나쁜 것은 아니다.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어려운 문제에 지나치게 몰입해 있다 보면 정신적인 흥분 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된다. 생각은 좁아지고, 애는 쓰지만 새로운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잠시 그 문제에서 벗어나관심을 쏟지 않으면, 즉 "결정을 내일로 미루면 다시 그 문제 앞에설 때는 새로운 시각과 무한한 창의성을 가질 수 있다.  - P178

우리가 온라인에 있을 때 하지 않는 행동 역시 신경학적인 결과를낳는다. 불꽃을 만드는 뉴런들이 함께 묶이듯이 불꽃을 만들어내지못하는 뉴런들은 연결되지 않는다. 웹 페이지를 훑어보는 데 시간을보내느라 책 읽을 시간이 사라졌듯이, 작은 글자로 문자 메시지를주고받는 시간 때문에 문장과 절을 지어내는 데 투자하는 시간이 사라졌듯이, 링크들 사이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느라 보내는 시간이 조용한 명상과 사색의 시간을 몰아냈듯이 오래된 지적 기능과 활동에사용되던 회로들은 약해지고 해체되기 시작했다. 뇌는 사용하지 않는 뉴런과 시냅스를 더욱 긴급한 다른 업무 수행을 위해 재활용한다. 우리는 새로운 기술과 시각을 얻지만 오래된 것은 잃어버린다.
- P180

그의 말도 옳지만 편협하게 인터넷이 주는 혜택에만 집중해 이 기술이 우리를 더욱 지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결론 내리는 것도 심각한잘못일 것이다. 미국 국립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 소장인 조던 그래프먼Jordan Grafman은 온라인상에서 끊임없이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것은 우리 뇌를 멀티태스킹에 맞도록 더욱 민첩하게 만들지만 멀티태스킹을 가능케 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깊이,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사실상 저해하고 있다고 한다. "멀티태스킹을 위해 최적화하는 것이 더 나은 기능, 즉 창의성, 독창성, 생산성을 가져올까? 대답은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라고 그래프먼은말한다. 멀티태스킹을 더 많이 할수록 덜 신중해지고, 문제에 대해덜 생각하고, 덜 판단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독창적인 사고로 도전하기보다는 관습적인 생각과 해결책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 P209

인터넷은 우리로 하여금 그 규모나 범위 면에서 전례가 없는 정보의 도서관에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인터넷은 우리가 이도서관을 통해 편하게 분류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해 우리가 찾는 정확한 대상이 아니라도 적어도 당장의 목적에 부합하는 무언가를 찾도록 한다. 인터넷이 축소시키고 있는 것은 존슨이 말한 첫 번째 종류의 지식이다. 우리 스스로 깊이 아는 능력, 우리의 사고 안에서 독창적인 지식이 피어오르게 하는, 풍부하고 색다른 일련의 연관 관계를 구축하도록 하는 바로 그 능력 말이다.
- P213

효율성에 대한 산업적 이상이 지성의 영역으로 옮겨올 경우 이는호손이 이해한 대로 깊은 생각을 원하는 목가적인 이상에 대한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위협으로 작용한다. 정보를 신속히 검색하고 발견하는 일을 발전시키는 것이 결코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균형잡힌 사고의 발달은 광범위한 정보를 찾고 재빨리 분석하는 능력과함께 폭넓은 성찰의 능력도 요구한다. 효율적인 정보 수집을 위한시간과 함께 비효율적인 사색의 시간도, 그리고 기계를 작동하는 시간과 함께 정원에 멍하게 앉아 있는 시간도 모두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구글의 숫자의 세계‘에서도 일해야 하지만 슬리피 할로우에서의 휴식도 필요하다. 오늘날의 문제는 우리가 이 두 가지 다른 형태의 사고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능력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정신적으로 우리는 계속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 P247

새로운 장기 기억을 저장할 때 우리는 정신적인 힘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한다. 기억을 확장할 때마다 지적 능력은 향상된다. 인터넷은 개인적인 기억에 편리하고 매력적인 보조물을 제공하지만 인터넷을 개인적인 기억의 대안물로 사용하면서 내부적인 강화 과정을 건너뛴다면 우리는 그 풍부함으로 가득 찬 우리의마음을 텅 비게 하는 위험성을 안게 되는 것이다.
- P280

계산기의 사례는 오늘날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의존도의증가는 긍정적이라 할 수 있으며, 심지어 우리를 해방시킨다는 주장을 지지하는 데 사용된다. 우리를 기억이라는 업무에서 자유롭게 하면서 웹은 우리로 하여금 더 많은 시간을 생산적인 사고에 사용할수 있도록 한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이 두 가지 경우를 평행하게바라보는 데는 오류가 있다. 휴대용 계산기는 작업 기억의 부담을완화시켜 중요한 단기 저장을 더욱 추상적인 추론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경험이 보여주듯 계산기는 뇌가생각을 작업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이동시키고, 이 기억들을 지식을 쌓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개념적 스키마로 표현하는 것을 더 용이하게 만든다. 웹은 이와는 다르다. 이는 고차원적 추론 능력에 쓰여야 할 자원을 다른 곳에 사용하게 할 뿐 아니라 장기 기억의 강화와 스키마의 발전을 방해하며 작업 기억에 더 많은 하중을 가한다.강력할 뿐 아니라 매우 특화된 도구인 계산기는 기억을 보조하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인터넷은 그야말로 망각의 기술이다.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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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08-27 0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