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신, 발음 괜찮은데요?
김영진 지음 / 예미 / 2019년 9월
평점 :
종이에 써주면 이해가 되는데 귀로 들으면 전혀 모르는 말이 되어버리는 영어.
아주 간단한 회화인데도 어버버버.
대답을 하려해도 머릿속엔 내가 하는 발음을 이 사람이 알아들을까하는 생각부터 든다.
얼마 전 영어회화에 관한 책을 읽으며 이유를 알게 되었다.
내가 눈으로 보고 읽는 영어의 발음이 진짜 발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예전 일본에 가서 경험한 적이 있다.
학회 참석차 다녀온 일본에서 영어로 논문발표를 하는 것을 듣고 있는데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샴푸 이즈…….
샴푸가 도대체 뭐지?
나중에 논문을 실제로 보고서야 알았다.
샘플.
내가 그녀의 발음을 알아들을 수 없었듯, 그녀도 내 발음을 못 알아듣진 않았을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영어를 말하는 것에 조금 더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최근 개봉한 영화 알라딘을 보면서 다시 똑같은 생각을 했다.
무슨 말이지?
자막에는 너무나도 쉬운 해석이 지나가는데 영어로는 알아들을 수 가 없었다.
내가 알고 있는 영어발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지식으로 영어공부를 더 한다 해도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그래서 내가 가진 잘못된 이 생각을 바꾸어줄 책이 필요했다.
당신 발음 괜찮은데요?
정말이에요? 내 발음도 과연 원어민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일까요?
내 폰 안에 원어민 선생님이 있다.
표지에 적힌 이 글귀가 제목보다 내 마음을 움직였다.
책을 읽으며 우리 집에서 한마디도 못하고 있는 폰 속의 알렉사가 생각이 났다.
남편이 미국 출장 가서 구매해온 탭.
기껏해야 지금 몇 시인지, 한국 아니? 정도의 질문만 했던 나였는데.
내게 도움이 될 선생님을 그동안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웃음이 나왔다.
작가가 말하듯, 틀려도 부끄럽지 않고, 놀림 받을 일도 없고, 피드백만 정확하게 해주는 마음편한 선생님.
선생님과 함께하는 발음 스쿨.
그리고 우리가 발음하기 어려운 철자만 골라 발음연습을 하도록 도와주는 책의 내용들.
실제로 영어발음을 해보기전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많이 도움이 되었다.
나는 지금까지 익숙하게 배워온 발음 기호대로 발음하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했기에 이 책에 나오는 내용들은 조금 충격이었다.
하지만 너무 쉽고 간단하게 설명해주고 있었기에 일단 폰 속의 선생님에게 많이 연습해보면서 늘어가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아주 쉬운 회화조차 입 밖으로 내기 두려웠던 이유가 이것이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 발음을 핸드폰 속 선생님이 알아듣는 것을 확인하고 나니 실제 사람을 만나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적어도 알아듣기는 하겠구나 싶은 생각.
이 책을 통해 내가 영어를 어려워한 이유 하나를 지우게 된 느낌이다.
부끄러움 때문에 입 밖으로 소리 내 공부하기 힘든 사람이라면 강추.
이 책은 그런 나와 당신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