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베개 - 노동효 로드 에세이
노동효 지음 / 나무발전소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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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든 느낌먼저 이야기를 하자면,

이게 진짜 여행이지,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으니. 

그런데 나는 못하겠다. 

작가 진짜 겁 없네;;; 


책을 읽는 동안 가장 많이 한 생각은 하나다. 

진짜 배움. 

작가는 이번 여행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으리라 생각한다. 

이 세상에는 배워야 할 것이 무궁무진하지만 그것을 모두 배울 순 없다. 

특히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짜 앎은 그것을 경험하기 전에는 배울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경험들을 쉽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다. 

지금 작가가 하고 있는 진짜 여행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는 것.

나는 쫄보라 작가가 한 이런 진짜 여행을 할 엄두는 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고 있다. 

간접체험으로 조금이나마 배워보고 싶기때문이다.


그동안 많은 여행기를 봤지만 이번 작가는 조금 특이했다. 

맨땅에 헤딩이라는 말이 찰떡처럼 어울리는 사람. 

막무가내로 밀고 나가는 것도 잘하고. 

여행이라기보다 지구의 외딴곳에서 살아남기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이번 여행기. 

읽는 동안 혀를 내두른 시간을 재보고 싶을 정도였다. 


특히나 기억나는 이야기의 첫 번째는 볼리비아의 여행이었다. 

아이와 그를 돌보는 부모들이 존중받는 곳. 

요즘 우리나라의 상황을 생각하니 씁쓸함이 느껴졌다. 

아이가 미래라고 말하지만 현재 우리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 

임산부를 배려하자 하지만 실제로 느껴지지 않는다. 

아이를 위한 소아과는 사라지고, 아이들을 귀찮은 존재, 거추장스러운 존재라 생각한다. 

많은 나라들이 아이들을 위하고 또 위하는 법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그러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좋은 것은 빨리 배워야 하는데 우리 사회에 이런 문화가 들어오려면 얼마나 걸릴지 답답해져 왔다.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 

태국에서 만난 러시아사람과의 대화. 

여유를 즐기러 떠난 여행지이지만 실제로는 여유롭지 못하다. 

현실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듯하지만 가상세계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푸른 바다를 누리기보다 작고 네모난 화면에 갇혀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 

강요가 아닌 자의로. 

이 글을 읽고 생각이 많아졌다. 

나 역시 쉬기 위해 여행을 가서 핸드폰을 들여다본 시간이 많다는 것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핸드폰을 하는 것도 쉬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는 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틀속의 세계에서 쉬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내 시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된 느낌. 

온전히 내가 나를 위해 보내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앞으로 내가 나를 위해 보낼 시간은 얼마나 될까? 



천 개의 베개 중 몇 개는 같이 베고 누웠다 말할 수 있을 것 같은 이번 이야기. 

나는 떠나지 못할 여행이 분명하기에 더욱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은 이야기. 

사진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한 기분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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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 사이의 학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시공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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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 

우리의 역사를 아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의 이미지는 좋지 않다. 

아니 나쁘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왕의 맏아들로 태어났지만 군으로 끝난 그의 인생. 

그저 폭군으로만 알고 있던 그의 모습이기에 책에서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궁금했다. 

책의 서두에 남겨진 말만 보아도 그의 모습이 어땠을지 짐작이 되어 씁쓸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이슬. 

부모님은 의금부 군인들에게 살해당했고, 섬으로 유배를 가야 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 그녀는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 

그리 친하지 않은 사이였지만 언니를 찾아야 했다. 

하필 그런 생각을 하며 그런 말을 했을 때 이런 일이 일어날게 뭐란 말인가... 


왕이 없앤 마을을 가로질렀다. 

백성들이 어떻게 사는지 따위는 관심이 없다. 

자신의 재미를 위해 사람들이 잘 살던 마을도 없애버리는 왕. 

이슬은 그를 만나야 했다. 


유배를 가야 하는 자가 왕을 만날 방법은 있을까? 

최측근의 목에도 칼을 겨누는 왕을 만나해야 할 말은 무엇일까? 

순진한 그녀. 

하는 행동만 보면 벌써 어딘가에서 죽음을 당할 위태로움이 보이는데 운이 좋다. 

그녀가 만난 사람들은 그녀보다 세상의 모습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고, 현재 상황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그들을 만난 건 그녀에게 행운일까 불행일까? 

그녀는 언니를 구해낼 수 있을까? 


책의 초반부에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은 한글을 쓰지 못하게 하는 연산군의 모습이었다. 

백성들이 쉽게 익힌 글이기에, 그들의 생각을 글로 적어낼 수 있기에 폭군에게는 가장 무서운 일. 

한글이 우리의 역사에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연산군이라는 존재. 

성군이 아니었기에 그의 인생을 정확히 알지 못했는데, 이번 이야기로 그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백성의 입장에서 본 그의 모습. 

그의 옆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심리. 

이야기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나갈지 초반부부터 빠져들게 만드는 이야기인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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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공부, 순서를 바꾸면 빨라집니다 - 평범한 내 아이를 위한 ‘지름길’ 수학공부법
민경우 지음 / 메리포핀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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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아이의 공부를 봐주다 보면 이걸 알면 설명도 쉬워지고, 문제 푸는 속도도 빨라지고, 이해도 쉬워지는데... 싶은 순간이 자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늘 고민만 했다. 

아이가 이해하기 어려우니 순서가 이렇지 않을까? 

나보다 더 똑똑한 사람들이 짜놓은 순서니 차례대로 나가는 게 맞을 거야. 

선행보다는 다지면서 가는 연습을 하자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의 선행은 항상 1년 정도. 

하지만 6학년이 되니 이게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아이에게 처음 방정식을 알려주었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비례식에 대해 알려주었다. 

아직 배우지 않은 부분에 대한 설명이라 초반에는 이해하기 어려워했다. 

식을 외우지 않아도 풀 수 있는 문제인데 식을 외워 풀라는 문제집이 이해가 가지 않는 나와, 식만 외우면 바로 답이 나오는데 왜 이걸 해야 하냐는 아이. 

어느 것이 진짜 수학인지 혼란이 오기 시작했다. 

지금 학년에서는 공식을 외워 푸는 것이 맞는 것일까? 

대입만 하면 되는 문제를 푸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거지?? 

많은 과목들 중 수학이 그나마 좋았던 나는 진지하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찾아보게 된 책이 이 책이었다. 


선행에 대해 조금은 반대하는 나였기에 처음 시작은 그리 달갑지 않았다. 

순서를 바꾸라는 말을 무조건적인 선행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니 그 생각이 바뀌었다. 

그렇지.. 맞지.. 이 사람 수학 공부 좀 했네... 

생각이 바뀌고 작가의 주장에 대해 이해가 되면서 어떤 방식이 아이에게 가장 좋을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순서를 바꾸면 아이가 알아듣나??? 에 대한 의문이 생기면서 작가의 수업영상을 찾아보기도 했다. 


책을 모두 읽은 나의 생각은... 

선행을 절대적으로 찬성하는 사람은 이 책의 마지막 부록을 먼저 읽어도 좋다. 

선행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열린 마음으로 책의 처음부터 천천히 읽어봐야 한다. 

무조건 적으로 수학이 어렵고 싫다는 아이를 둔 부모라면 순서를 바꾸라는 작가의 말에 발등이 찍혀보더라도 한 번쯤 따라볼 만하다. 


아이의 공부를 아이에게만 시키기는 힘든 요즘. 

부모가 더 많이 알아야 하고, 아이에게 더 좋은 방법을 찾아 도움을 줘야 하기에 그냥 넘길 수 없는 공부법.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쉽고 빠르게 수학을 이해할 방법을 알려줄 정보가 있는 책. 

수학교육에 관심 있는 학부모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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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늘의 하루 - 2024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청소년 단편 수상작품집 북다 청소년 문학 2
조찬희 외 지음 / 북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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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명의 작가들. 

그들이 만들어낸 5가지 이야기들. 

내용이 길지 않아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는 이야기들.

청소년 단편이기에 주제도 부담 없었다.

이번 이야기들은 특히나 머리에 콕 박히는 글귀가 많아 오래도록 글을 보고 있었던 느낌이다. 


그중 제일 기억에 오래 남았던 글귀는 한여름의 체육시간, 온하나 작가의 글 중에 있었다. 


여름은 드디어 술래가 되었다. 


친구를 사귀는 것이 유난히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여름은 그런 아이 중 하나였다. 

혼자 하는 것만 빨랐던 아이. 

친구들에게 처음 내민 손이었는데, 유치원생들의 머릿속엔 그런 것 따위 아무 상관이 없었을 것이다. 

같이 놀지 않던 친구가 내민 손은 거절해도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여름은 친구하나 없이 열일곱 살이 되었다. 

열일곱 살. 

드디어 눈에 띄지 않으려 숨어 있던 여름을 불러낸 이가 나타났다. 

그 때문이었을까? 

말 한마디 않던 학교에서 무심코 말을 던졌다. 

그렇게 갑자기 생겨난 친구들. 

하지만 이런 일이 처음이었던 여름이에게는 시작부터 거짓이었다. 

살을 붙여가며 늘어나는 거짓말. 

존재감 없던 여름이의 존재감이 정점을 찍은 그때, 거절당하는 것 보다 더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 


내 머릿속을 떠다니는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들이 거짓말이라는 이름으로 내 이야기가 되어 나를 괴롭히는 날들. 

그와 약속한 것이 있기에 견딜 수 있었다. 

그 약속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진짜 친구란 것은 이런 관계가 아닐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들리는 이야기였기에 더욱 관심이 갔던 이야기. 

별 볼 일 없는 수많은 관계보다 제대로 된 하나의 관계만 있다면 견딜 수 있는데... 

이름을 불러 존재감을 만들어 준 이. 

오늘날 문제가 되는 따돌림과 시인 김춘추의 꽃이라는 시가 떠오른 이야기였다. 



조찬희 작가의 무지개 너머, 덴마크에서 나온 글귀, 

네가 보청기 하게 되면 내가 알바 두 달 뛰어서 거기에 다이아몬드를 박아줄게. 어때? 


송한별 작가의 별비가 내리는 날에 나온 글귀, 

어린애가 땀에 절어서 꼬질꼬질하게 엎어져 있는데, 당연한 거지. 


조웅연 작가의 오늘의 경수에 나온 글귀, 

업데이트가 끝나면 다시 길을 가야겠다. 


김민솔 작가의 꺼지지 않는 빛을 따라에 나온 글귀, 

예희야, 우리 둘 다 지독히도 외로웠구나. 


이야기를 읽으며 느꼈던 감정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글귀들. 

짧지만 오래도록 생각에 잠기도록 하는 이야기들을 듣고 돌아온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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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로 온 엉뚱한 질문들
박숭현 지음 / 정은문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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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으로 가득한 세상을 펭귄이 줄 서서 뒤뚱거리는 표지의 사진을 보며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가 어렸을 때 꿈은 무엇이었는지. 

간절한 꿈은 아니었지만 한 번쯤 남극으로 가 연구를 하고 싶었다. 

오로라를 보며, 사방이 얼음과 눈인 그곳에서... 

연구만을 위해 내 시간을 보내는 삶. 

로망에 가까웠던 학자의 삶이었다. 

진지하게 생각한 꿈이라기보다는 배경이 주는 신비로움에 더 호기심을 가졌던 것 같지만 이상하게도 이런 책을 보면 그때의 설렘이 떠오른다. 


책 속은 더욱 흥미로웠다. 

그 시절 내가 궁금해했던 내용들.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아는 사람도 없었던 그때의 질문들을 읽으며 새삼 긴장감을 느꼈다. 

이제 어른이 되어 당연히 알게 된 것들도 있지만, 현실에 안주하며 점점 잊혔던 호기심도 있었다. 

추억이 생각났던 주제들. 

그리고 그저 그랬던 내 시간에 약간의 긴장감을 준 주제들. 

그때 그 시절 내가 떠오르며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이야기라는 느낌. 

극지라는 조금은 생소한 장소이기에 더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할 것 같은 주제들이 가득했던 책. 

단순히 질문에 대한 답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하듯 알려주는 방식이라 다음 질문이 무엇일지, 어떤 내용으로 이어질지 궁금해졌다. 

전체적으로 초중등 지구과학과 연관이 있어 아이들이 읽어보면 더욱 좋을 느낌이었다. 

아이들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하고, 어른들에게는 어릴 적 좋아했던 주제에 대해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책이라는 느낌. 

조금 더 어려운 주제로 심화 호기심을 해결해 줄 책도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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