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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
아이사카 토마 지음, 이소담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8월
평점 :

책을 읽다 보니 우리의 과거가 많이 떠올랐다.
일본인이기에 그들의 입장에서 의문을 가지고 많은 생각을 했던 이야기를 책으로 펼친 것이겠지만 씁쓸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이 전쟁에서는 참 객관적인 눈으로 상황을 바라보는구나라는 느낌.
책의 내용과는 별개로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운 우리의 안타까운 과거였다.
처음 제목을 읽고 일본 이야기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일본소설을 번역하면 꼭 이렇게 어색한 단어들로 제목을 뽑는 걸까?
의문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궁금증도 생겼다.
일반적으로 전쟁이라 하면 남자들의 이야기가 주로 나오는데, 이 책은 제목부터 소녀, 여자들의 이야기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전쟁이 남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여자들도 함께한 우리의 잊고 싶은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러시아 전쟁과 이스라엘 전쟁이 현재에도 진행 중이기에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졌다.
과거 우리가 겪은 전쟁에서 여자들은 어떤 모습으로 전쟁에 임했을까?
여자이기에 남자와 특별히 다른 것은 없었을 테지만, 여자이기에 전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와 제목 하나만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이야기.
책을 읽는 동안 생동감 넘치는 전개에 전쟁의 끔찍함이 더욱 와닿는 느낌이었다.
전쟁 때문에 피해를 입은 아이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전쟁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엄마가 죽었고, 첫 전투에서 사람을 죽였고, 친구도 잃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전쟁에 대한 생각을 하나씩 정리해 간다.
좀 더 편하게 살기 위해 박쥐처럼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는 사람들이지만 전쟁에서는 그럴 수 없다.
정확한 주관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
편안하고 안락한 매일매일을 보내며 느끼던 소소한 기쁨과 여유를 누릴 수도 없다.
그런 것은 전쟁통에서는 사치였다.
차라리 내가 죽여야 되는 것이 사람이 아니라면 이렇게 혼란스럽지는 않을 텐데.
그녀가 느끼는 그 모든 것은 우리가 전쟁에 대해 생각하는 바로 그것이었다.
상황마다 나오는 그들의 대화가 전쟁에 대한 두려움과 끔찍함, 그리고 증오를 불러왔다.
여자이기에 남자들보다 더 세세하게 느낀 전쟁에 대한 생각과 감정.
이 책을 통해 전쟁의 진짜 모습을 더욱 정확하게 알게 된 느낌이 들었다.
이기고 지고를 떠나 전쟁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
누군가는 이득을 얻겠지만 그 작은 것을 위해 너무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현실.
언젠가는 우리나라와 겪은 그날의 일도 이런 소설로 읽을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