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피터의 놈.놈.놈. - 상식적인 사회를 꿈꾸는 대한민국 대표 정치.시사 블로거
임병도 지음 / 책으로여는세상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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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나의 정치적 입장을 밝히자면 민주당이나 통진당도 지지하지 않는다.  현실적인 시선에서는 뜬구름같은 이야기일지 모르나 나는 굳이 현실에 가까운 정당을 지지한다면 진보신당이나 사민당 정도일 것이고 사상적 지점은 분명하게 녹색당이나 그 너머의 지점에 있다.  때문에 나는 스스로의 사상적 정치적 지점에 대해 쉽게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그것은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나 비아냥을 들을 것임이 뻔하기도 하거니와, 지금 남한의 정치판은 그런 이야기를 하기엔 너무도 개판인 수준이라 개판의 링 밖에 존재하는 하나의 사상이 제시할 수 있는 대안성이나 긍정성을 논하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아이엠피터가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문재인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고 지지하지는 않는다.


  아이엠피터는 이제껏 그가 작성해 온 블로그에서 팩트의 힘을 보여주었다.  정치를 팩트에 기반하여 글로 쓴다는 것은 정치적 또는 사상적 판단의 기준을 분명히 해주고 판단의 당위를 견고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것은 진실 그 자체이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지만 진실은 누구에게서든 피할 길 없는 기반 그 자체이다.  아이엠피터는 그런 기반을 굳건히 함으로서 자신의 글에 무한한 힘을 심어넣는다.  


  나 역시 블로거로서 그의 힘이 무척 존경스럽다.  그의 생각에 동의하거나 지지함을 떠나서, 팩트를 기반으로 진실을 이야기하고 진실을 기반으로 자신의 글과 말에 힘을 불어넣는다는 것은, 무척 관념적인 어구로 글을 채워가거나 개인적 느낌이나 판단으로 문장을 써내려가는 나와 같은 입장에서는 대단함을 넘어 정말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 힘은 그의 블로그를 본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알게 된다.  나도 그렇지만 그가 극도로 혐오하는 새누리당의 일원들조차 그의 글을 어찌할 수 없는 모습을 보면, 글의 힘이란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그는 상식적인 세상을 통해 우리의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나 역시 그의 꿈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물론 그가 당장에 선택한 정치적 방법론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큰 틀에서 그의 방법론에는 찬성이다.  그의 방법은 나에게는 나의 정치사상적 지점을 다른 이들에게 좀 더 부드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지금의 친일기반으로 하는 기회주의자들의 집합체인 새누리당의 몰락은 우리사회가 다양한 정치사회적 논의를 펼칠 수 있는 첫 단계이며, 논의의 다양성으로 하여금 우리와 우리의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향한 발걸음을 시작할 수 있음이 나의 생각이다. 


   진실은 모든 것의 바탕이라고 할때, 아이엠피터의 글은 정치사회적인 측면에서 모든 논의의 바탕임이 분명하다.  견고하고 힘있는 바탕은 이를 기반으로 피어나는 모든 논의를 긍정적으로 이끌며, 각각의 논의들이 대화와 설득, 그리고 타협을 통해 생각의 물줄기를 만들어 긍정적이고 바른 방향으로 흐르게 한다.  이 땅에 친일 기회주의세력의 득세가 끝이 난다면, 그래서 우리가 큰 틀에서 긍정성 가득한 다양한 정치사회적 사고를 피워낸다면, 그를 가능케 한 가장 근본의 지점에는 아이엠피터의 글이 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만큼 그의 글 속에 담긴 진실과 팩트는 엄청난 힘과 포텐셜을 지니고 있다.  


  그런 진실과 팩트의 힘.  독자가 문재인을 지지하던 지지하지 않던 간에 지금 대선을 앞둔 정치사회적 시점에서 그의 글은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가치를 지닌다.  시의적절함마저도 갖추고 있어 지금 당장의 현실적 가치판단의 바탕이 되어주기에 부족하지 않은 글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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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예술, 과학의 수학적 원형 경문수학산책 20
마이클 슈나이더 지음, 이충호 옮김 / 경문사(경문북스)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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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시절, 수학과 과학은 그닥 연관성을 알 수 없는 독립적인 학문이었다.  수학은 수학대로 미적분에 수열, 공간계산의 반복이었고, 물리는 오차없는 세상에서 돌아가는 물질과 물질간의 관계를 수적으로 계산하는 일련의 과정이었으며, 화학은 보이지 않는 미세세계의 원자나 분자간의 상관관계 분석이었다.  그것이 우리 생활에 어떻게 응용되고 자연의 현상과 어떤 연관성이 있으며, 미학이나 예술로서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부차적인 문제였다.  단지, 입시를 위한 목적의 공부로서 각 과목은 별개의 독립개체였다.


  연관이 없는 학문은 그대로 독립개체로서 인식에도 심어졌다.  더군다나 음악이나 미술같은 예술전반에 대한 시야가 전혀 없이 성장기를 쌈닭으로 살아야 했던 입장에서 수학과 과학과 자연의 연관관계를 알게 되는 것은 우연하게 접하는 책에서 흥미거리로서나 상식수준에서의 일이었다.  그것이 또다른 흥미에 대한 연관성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것은 어쩌면 개인적인 관심사의 문제일 수도 있었겠지만, 여전히 각각의 분야를 독립개체로서 이해하고만 있던 인식을 넘어서지 못하는 습관에서 기인한 한계였던 것인지도 모른다.


  답답함은 여전하다.  체계적인 구성으로 자연, 예술, 수학의 상관관계를 설명하고는 있지만, 그것이 단순하게 상식적인 수준에서만 이해되는 것은 사고에 물든 습관성에 기인한 한계때문인지 모르겠다.  이미 굳어버린 머리는, 그리고 생각의 방향이 일정범위안에서 고정된 사고로는 무한한 수학과 과학과 예술의 상관관계를 자유롭게 펼치지 못한다.  모나드(monad)부터 데카드(decad)까지 카테코리를 분류하여 체계적인 분석과 설명, 응용이 들어있고 베시카 피시스(vesica piscis)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작도의 무한응용과 기하학이 제시되어 있지만, 이제는 피보나치 수열과 가장 이상적이라는 황금비율의 응용도 단순한 상식과 흥미선에서 눈길을 끌고 말 뿐이다.  아쉽다.  이 책을 각각의 과목은 대체 무슨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를 잠깐이나마 생각했던 고등학교 시절에 만났더라면 지금 나의 사고는 얼마나 넓은 시야를 가지게 만들었을까?


  이 책을 읽는 것은 쉽고 부담이 없다.  적당한 흥미를 유발하며 세계와 우주를 1부터 10의 무한반복으로 함축하여 설명한다.  그러니까 이 책은 세상의 모든 원리를 수학을 바탕으로 과학으로 발전시켜 자연과 예술 그리고 삶의 영역으로 응용대입을 하여준다.  정신사납게 만드는 면도 있긴 하지만 세상 수많은 이들의 연관성있는 어록도 실어놓았다.  생각해보자면 이 책은 중등교과를 공부하는 청소년들에게 무척 유용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공부가 아닌, 사고의 응용과 확장에 있어 도움이 될 듯한 책이다.  고전이 인문학적 상상력을 자극한다면, 이 책은 구조와 기하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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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이야기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
오비디우스 지음, 이윤기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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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인간의 관계로 시작되는 서사는 시작은 신이 인간을 만들며 시작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신과 인간은 초월적 능력의 차이를 제외하면 성향과 모양의 구분이 사라진다.  그리고 이 책이 읽히는 현재엔 오직 인간만이 세상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  이 세상엔 초월적인 힘도 현상도 존재하지 않는다.


  신의 존재란 무엇일까?  세상이 처음 만들어지던 때의 초기서사는 신의 절대적 힘과 그 힘을 이용하여 세상만물과 인간을 만들어낸다는 데에는 일치를 보인다.  성경을 포함한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서사들이 그렇고 오비디우스의 이 서사가 그렇다.  하지만 신의 존재는 다르게 묘사된다.  성경의 유일신이 있다면 변신이야기에는 수많은 신이 존재한다.  신의 다양한 존재의 모습은 신 스스로도 혼란스러운 부분일까?


  신이 말을 듣지 않는 인간을 멸하고 다시 번성케하며, 세상만물을 주관한다는 부분에서는 신의 절대성은 언제나 지켜진다.  하지만, 성경은 유일신으로서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벌을 받는다는 나름 윤리적이고 교육적인 신의 모습이지만, 변신이야기의 신들은 인간의 감정변화와 같은 모습을 하고 인간과 같이 어울리며 시기와 질투, 분노와 기쁨을 나타내는 다양한 존재들이다.  인간과 다르다면 자신의 기분과 판단에 따라 인간을 벌하기도 구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 능력의 차이만 제외하면 행동과 감정등의 면면에 있어 신과 인간을 구분하기 힘들다.  그것은 성경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은 질투의 신이고 이기적임을 강조하며 자신의 말을 듣기를 강요하고, 자신의 아들이 죽임을 당할때 휘장을 찢으며 마음아파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신이다.  신들에게서, 그리고 성경의 유일신에게서 인간의 감정과 행동을 느끼는 일은 절대자에 대한 친근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근원에 대한 고민을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의문이기도 하다.


  변신이야기는 성경과 더불어 수많은 문학과 예술의 영감의 근원이 되는 작품이다.  표지 곳곳에 실린 신화에 관한 미술작품들이 이를 증명해준다.  그리고 우리가 어릴적부터 들었던 많은 이야기들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가 있다.  그리고 세상의 탄생과 현재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소소한 이유들은 문학적 감각과 감성으로 설명된다.  그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세계관이라 표하기도 하지만, 이는 결국 인간관이라는 큰 틀안에서 수렴되는 관점이 아닐까?  신의 모습마저도 말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세상의 정점위에 존재하는 인간이 의지할 존재가 없다는 두려움을 떨치기 위해 신이라는 존재를 만들어낸 건지도 모른다.  인간이 만들어 낸 신은 인간의 마음에서 상상한 능력을 가지고 세상을 만들기 시작한다.  결국 신마저도 인간관 안으로 수렴이 되는 것이다.  성경의 신, 코란의 신, 길가메시의 서사, 그리고 변신이야기..  나는 신과 인간의 이야기를 읽으며 신의 위대한 능력보다는 의지할 존재를 찾으려는 인간의 외로움을 읽었다.  물론 변신이야기는 무척 재미있는 신과 인간의 서사이야기이다.  매끄러운 번역의 힘이 더해져 더욱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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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보험 절대로 들지 마라
김종명 지음 / 이아소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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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어떤 의문이었다.  나름 훌륭한 공보험 체계를 가졌다 이야기되는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은 아무리 혜택이 제공되어도 환자나 보호자들은 청구되는 의료비에 언제나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보장율 60%수준이라는 수치의 애매함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고민 후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였다.


  사보험에 대한 생각역시 공보험의 불안한 보장율때문에 하나쯤은 들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이미 오래전부터 하나 가입하여 매달 정기적으로 지출이 되고 있다.  하지만 사보험이 고맙다거나 참 좋은 상품이라는 생각을 해 본적은 없다.  왜냐하면 사기업의 목적은 명백한 이윤추구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단지 보험을 통한 그들의 이윤추구는 어떤 메카니즘 안에서 이루어지는가 라는 의문이 있었을 뿐이다.


  건강보험의 애매한 보장율은 실제로 의료를 이용하는 이들에게 이중으로 부담을 주는 결과만을 낳고 있다.  평상시의 건강보험 납부도 부담스럽지만, 실제 지출해야하는 의료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불안감에 사보험을 들어 따로 의료비를 지출하니 실제 의료에 지출되는 비용은 무척 많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사기업은 그 불안감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보험에 가입을 유도한다.  의사의 입장에서도 이는 업무적으로 부담을 준다.  심평원 기준에 따라 보험과에 진료와 처방의 견제와 감시를 당하는 데다가 사보험에 제출할 진단서 소견서등을 쓰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되었을 정도이다.  종종 발생하는 진료비용이나 검사비용에 대한 불평을 듣는 것 역시 이젠 이골이 난 상태다.  공적기준의 애매함은 자의반 타의반 의료비용을 이중으로 부담해야 하는 사람들끼리 투닥거리며 싸우게 만든다.


   사보험의 허상, 그러니까 결국엔 그들이 이윤을 추구하는 메카니즘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결론은 확률적으로 지불한 비용보다 많은 보상을 받을 경우는 매우 적다는 것이다.  그 '불안감' 하나로 보험에 매달 보험금을 지불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한달에 의료비 명목으로 얼마씩 따로 저축을 하는 것이 '모든 경우'에서 유리하다고 결론을 내린다.  그것이 공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항목을 보상하고도 살림에 보탬이 된다는 것.  사보험은 절대 우리의 건강을 걱정해주지 않는다.  복잡한 보험약관과 자기네들만의 기준, 그리고 보험비를 산정하고 분류하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가입자들을 현혹시킬 뿐이다.  역시나, 자본은 우리를 교묘한 방법으로 현혹시켜 이윤을 뽑아내는 철저한 착취자일 뿐이다.


  사보험의 허상은 영리병원의 문제와도 직결하여 생각할 수 있는 문제이다.  영리병원은 경쟁을 통한 의료의 질 향상 운운하지만, 결론은 주주에게 얼마나 많은 이윤을 건넬까를 고민하며 철저히 이윤을 목적으로만 하는 의료공장일 뿐이다.  의료공장은 이윤율을 고민하지 의료의 질을 고민하지 않는다.  따라서 의료의 질 향상 운운은 자본특유의 거짓말일 뿐이며, 실제로 영리병원이 성행하는 미국에서는 의료의 질 우수병원 상위 10위안에 영리병원은 단 한곳도 들지 않았다.  대형자본이 관여하는 보험회사의 영리병원 추진은 그래서 교묘하다.  쉽게 드러낼 수 없는 그들의 이윤추구의 의도는 아무리 포장을 하려해도 모양이 보기좋지 않다보니 로비와 은밀한 방식을 통해 영리병원 추진과 공보험의 파괴의지를 실행한다.  이 책에서 밝히는 삼성자본의 이러한 의지는 공개된 내부자료에서 총 5단계 중 4단계까지 추진이 된 상태라고 한다.


  의료는 철저한 공공재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개인적으로 상상하는 의료의 가장 이상향이다.  완전한 공적 영역에서 모든 이들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 인간의 건강을 다루는 의료이다.  정말 필요한 의료는 누구든 부담없이 제공받아야 한다.  그래서 건강보험의 보장률은 반드시 수치를 높여야만 한다.  올릴 수 없다면 현재 보장율 안에서도 보장적용대상의 조정이 필요하다.  지금의 감기보험은 정말 필요한 검사나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로 하여금 상대적 불평등을 부담지우고 있다.  단순한 감기나 간단한 질환의 보장률은 낮추고 비교적 중대한 질환에의 검사나 치료에는 보장률을 높여서 정말 필요한 이들의 부담을 낮추어주어야 한다.  그것은 또한 의료의 남용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자주 거론하고 주장하는 건강보험 '하나로'의 취지는 개인적으로도 백배 공감하지만, 이것이 과연 정말 명백한 객관적 분석하에 고민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공보험 실정에 대해서는 너무도 말이 많다.  통계라는 것이 나름의 조작도 가능한데다 엄청난 적자를 건보가 은폐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있으니 말이다.  이래저래 자료마저도 점점 믿기 힘들어지고 공식의견마저도 신뢰하기 힘든 세상에서 대안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진실은 무엇인가부터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무언가를 말하기 무척이나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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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 팻, 비만과 집착의 문화인류학
돈 쿨릭.앤 메넬리 엮음, 김명희 옮김 / 소동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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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에 대한 의학적 이야기를 해보자면 일단 성인이 된 신체의 대략 30%를 지방이 구성한다.  지방은 몸 안에서 세포를 구성하고 인체에 필요한 물질을 흡수하는데 필수 역할을 한다.  동시에 탄수화물, 단백질과 함께 에너지원으로서 작용하는데 단위무게당 열량은 가장 높다.  그러니까 지방은 우리몸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성분인 것이다.


  문제는 우리몸에 지방이 얼마나 있는 것이 가장 적절한가 일 것이다.  먹고사는 문제이상의 고차원적인 문제들이 어렵지않게 해결되는 사회가 되었고, 인간은 점점 더 움직임이 적어지다보니 몸에 지방이 쌓이기 시작했다.  이에 인간의 대응은 의학적 견지를 앞세워 지방을 부정적으로 보기 시작했고 한발 더 나아가 인간사회의 보편인식으로 들어오며 지방은 적이 되어버렸다.  신체에게 필요한 적정량이라던지 유전자나 환경적응에 따른 지방비율은 깡그리 무시되었고 소위 잘산다는 사회에서 인간은 지방과의 전쟁을 치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가 지방없이는 살 수 없다.  지방은 환경안에서 인간생존의 필수요건이었고, 권력의 상징이었고, 경제사회를 유지케하는 삶의 수단이었다.  동시에 인간관계를 유지케하는 매력발산의 필수요소이자 성적 소통의 매개였다.  지방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교류와 관계형성에 있어 또다른 대화의 방식을 제공하며 산업사회는 지방을 유통시키며 한 사회의 문화를 점령하기도 한다.  지방을 적대시하며 존재감을 망각한 인간은 사실 자신의 삶과 역사를 살아감에 있어 지방이 없이는 불가능함을 다시금 깨달아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다이어트의 열풍시대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인간에 있어 매력을 느끼는 이성의 몸매는 지역과 환경마다 다르다는 내용이다.  쇄골이 드러나도록 깡마른 몸에 가슴만 비정상적으로 큰 모습이 일반적인 매력은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 르네상스시대의 유럽뿐만 아니라 환경속에 존재하는 지역마다 풍만한 몸매는 저마다의 소소한 차이안에서 성적매력을 발산하는 필수조건이다는 것이다.  이를 반대로 해석하자면, 매스미디어와 산업사회가 만들어낸 시선의 왜곡이 이성에 대한 자연스런 매력마저도 왜곡시켰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인간에게는 매력적인 모습이나 원하는 모습을 따라하려는 경향은 존재하지만, 매력적이며 표본이 되는 모습은 정해져있지 않다.  결국 지방과의 전쟁, 다이어트라는 강박은 조작된 이미지에 대한 동경이고 이를 활용한 하나의 산업자본순환은 굴러가게 된다.  


  지방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문화인류학적 관점과 현상을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재밌다.  마치 이제껏 깨닫지 못한 본능속의 한 지점, 그러니까 우리의 몸과 의식이 지방을 활용하는 방식에 대해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지내온 본능을 드러내는 느낌이다.  동시에 살이 찐다는 것에 대한 죄의식과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  인간의 몸은 환경과 유전적으로 세팅된 대로 스스로 지방비율을 유지하며 형태를 만들어간다.  단지 input과 output을 조절하며 활동과 운동을 해나가야 한다는 조건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지방을 존중한다는 것은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인정을 인간의 몸에도 적용시켜 인문학적 긍정과 합리를 추구하는 일이다.  왜곡된 이미지 안에서 인간은 똑같은 모습으로 살아야하는 로봇이 아니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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