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이야기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
오비디우스 지음, 이윤기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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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인간의 관계로 시작되는 서사는 시작은 신이 인간을 만들며 시작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신과 인간은 초월적 능력의 차이를 제외하면 성향과 모양의 구분이 사라진다.  그리고 이 책이 읽히는 현재엔 오직 인간만이 세상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  이 세상엔 초월적인 힘도 현상도 존재하지 않는다.


  신의 존재란 무엇일까?  세상이 처음 만들어지던 때의 초기서사는 신의 절대적 힘과 그 힘을 이용하여 세상만물과 인간을 만들어낸다는 데에는 일치를 보인다.  성경을 포함한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서사들이 그렇고 오비디우스의 이 서사가 그렇다.  하지만 신의 존재는 다르게 묘사된다.  성경의 유일신이 있다면 변신이야기에는 수많은 신이 존재한다.  신의 다양한 존재의 모습은 신 스스로도 혼란스러운 부분일까?


  신이 말을 듣지 않는 인간을 멸하고 다시 번성케하며, 세상만물을 주관한다는 부분에서는 신의 절대성은 언제나 지켜진다.  하지만, 성경은 유일신으로서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벌을 받는다는 나름 윤리적이고 교육적인 신의 모습이지만, 변신이야기의 신들은 인간의 감정변화와 같은 모습을 하고 인간과 같이 어울리며 시기와 질투, 분노와 기쁨을 나타내는 다양한 존재들이다.  인간과 다르다면 자신의 기분과 판단에 따라 인간을 벌하기도 구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 능력의 차이만 제외하면 행동과 감정등의 면면에 있어 신과 인간을 구분하기 힘들다.  그것은 성경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은 질투의 신이고 이기적임을 강조하며 자신의 말을 듣기를 강요하고, 자신의 아들이 죽임을 당할때 휘장을 찢으며 마음아파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신이다.  신들에게서, 그리고 성경의 유일신에게서 인간의 감정과 행동을 느끼는 일은 절대자에 대한 친근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근원에 대한 고민을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의문이기도 하다.


  변신이야기는 성경과 더불어 수많은 문학과 예술의 영감의 근원이 되는 작품이다.  표지 곳곳에 실린 신화에 관한 미술작품들이 이를 증명해준다.  그리고 우리가 어릴적부터 들었던 많은 이야기들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가 있다.  그리고 세상의 탄생과 현재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소소한 이유들은 문학적 감각과 감성으로 설명된다.  그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세계관이라 표하기도 하지만, 이는 결국 인간관이라는 큰 틀안에서 수렴되는 관점이 아닐까?  신의 모습마저도 말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세상의 정점위에 존재하는 인간이 의지할 존재가 없다는 두려움을 떨치기 위해 신이라는 존재를 만들어낸 건지도 모른다.  인간이 만들어 낸 신은 인간의 마음에서 상상한 능력을 가지고 세상을 만들기 시작한다.  결국 신마저도 인간관 안으로 수렴이 되는 것이다.  성경의 신, 코란의 신, 길가메시의 서사, 그리고 변신이야기..  나는 신과 인간의 이야기를 읽으며 신의 위대한 능력보다는 의지할 존재를 찾으려는 인간의 외로움을 읽었다.  물론 변신이야기는 무척 재미있는 신과 인간의 서사이야기이다.  매끄러운 번역의 힘이 더해져 더욱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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