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보험 절대로 들지 마라
김종명 지음 / 이아소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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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어떤 의문이었다.  나름 훌륭한 공보험 체계를 가졌다 이야기되는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은 아무리 혜택이 제공되어도 환자나 보호자들은 청구되는 의료비에 언제나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보장율 60%수준이라는 수치의 애매함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고민 후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였다.


  사보험에 대한 생각역시 공보험의 불안한 보장율때문에 하나쯤은 들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이미 오래전부터 하나 가입하여 매달 정기적으로 지출이 되고 있다.  하지만 사보험이 고맙다거나 참 좋은 상품이라는 생각을 해 본적은 없다.  왜냐하면 사기업의 목적은 명백한 이윤추구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단지 보험을 통한 그들의 이윤추구는 어떤 메카니즘 안에서 이루어지는가 라는 의문이 있었을 뿐이다.


  건강보험의 애매한 보장율은 실제로 의료를 이용하는 이들에게 이중으로 부담을 주는 결과만을 낳고 있다.  평상시의 건강보험 납부도 부담스럽지만, 실제 지출해야하는 의료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불안감에 사보험을 들어 따로 의료비를 지출하니 실제 의료에 지출되는 비용은 무척 많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사기업은 그 불안감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보험에 가입을 유도한다.  의사의 입장에서도 이는 업무적으로 부담을 준다.  심평원 기준에 따라 보험과에 진료와 처방의 견제와 감시를 당하는 데다가 사보험에 제출할 진단서 소견서등을 쓰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되었을 정도이다.  종종 발생하는 진료비용이나 검사비용에 대한 불평을 듣는 것 역시 이젠 이골이 난 상태다.  공적기준의 애매함은 자의반 타의반 의료비용을 이중으로 부담해야 하는 사람들끼리 투닥거리며 싸우게 만든다.


   사보험의 허상, 그러니까 결국엔 그들이 이윤을 추구하는 메카니즘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결론은 확률적으로 지불한 비용보다 많은 보상을 받을 경우는 매우 적다는 것이다.  그 '불안감' 하나로 보험에 매달 보험금을 지불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한달에 의료비 명목으로 얼마씩 따로 저축을 하는 것이 '모든 경우'에서 유리하다고 결론을 내린다.  그것이 공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항목을 보상하고도 살림에 보탬이 된다는 것.  사보험은 절대 우리의 건강을 걱정해주지 않는다.  복잡한 보험약관과 자기네들만의 기준, 그리고 보험비를 산정하고 분류하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가입자들을 현혹시킬 뿐이다.  역시나, 자본은 우리를 교묘한 방법으로 현혹시켜 이윤을 뽑아내는 철저한 착취자일 뿐이다.


  사보험의 허상은 영리병원의 문제와도 직결하여 생각할 수 있는 문제이다.  영리병원은 경쟁을 통한 의료의 질 향상 운운하지만, 결론은 주주에게 얼마나 많은 이윤을 건넬까를 고민하며 철저히 이윤을 목적으로만 하는 의료공장일 뿐이다.  의료공장은 이윤율을 고민하지 의료의 질을 고민하지 않는다.  따라서 의료의 질 향상 운운은 자본특유의 거짓말일 뿐이며, 실제로 영리병원이 성행하는 미국에서는 의료의 질 우수병원 상위 10위안에 영리병원은 단 한곳도 들지 않았다.  대형자본이 관여하는 보험회사의 영리병원 추진은 그래서 교묘하다.  쉽게 드러낼 수 없는 그들의 이윤추구의 의도는 아무리 포장을 하려해도 모양이 보기좋지 않다보니 로비와 은밀한 방식을 통해 영리병원 추진과 공보험의 파괴의지를 실행한다.  이 책에서 밝히는 삼성자본의 이러한 의지는 공개된 내부자료에서 총 5단계 중 4단계까지 추진이 된 상태라고 한다.


  의료는 철저한 공공재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개인적으로 상상하는 의료의 가장 이상향이다.  완전한 공적 영역에서 모든 이들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 인간의 건강을 다루는 의료이다.  정말 필요한 의료는 누구든 부담없이 제공받아야 한다.  그래서 건강보험의 보장률은 반드시 수치를 높여야만 한다.  올릴 수 없다면 현재 보장율 안에서도 보장적용대상의 조정이 필요하다.  지금의 감기보험은 정말 필요한 검사나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로 하여금 상대적 불평등을 부담지우고 있다.  단순한 감기나 간단한 질환의 보장률은 낮추고 비교적 중대한 질환에의 검사나 치료에는 보장률을 높여서 정말 필요한 이들의 부담을 낮추어주어야 한다.  그것은 또한 의료의 남용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자주 거론하고 주장하는 건강보험 '하나로'의 취지는 개인적으로도 백배 공감하지만, 이것이 과연 정말 명백한 객관적 분석하에 고민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공보험 실정에 대해서는 너무도 말이 많다.  통계라는 것이 나름의 조작도 가능한데다 엄청난 적자를 건보가 은폐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있으니 말이다.  이래저래 자료마저도 점점 믿기 힘들어지고 공식의견마저도 신뢰하기 힘든 세상에서 대안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진실은 무엇인가부터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무언가를 말하기 무척이나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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