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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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 모리사와 아키오 작가의 장편소설이었다.

책날개에 있는 작가 이력을 보니, 어쩜 내가 읽은 책은 한 권도 없는 걸까?

<무지개 곶의 찾집>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이상한 곶 이야기>

38회 몬트리올국제영화제에서 두 개 부분을 수상했다던데...

나의 무지함을 살짝 느끼면서 책을 펼쳤다.

 

표지도 노란색 미니 트럭에, 흔날리는 벚꽃, 내가 좋아하는 파아란 바다와 

 뭉게구름이 피어있는 하늘까지 멋졌다.

레몬빛을 띤 속지 2장을 만나니 더 유쾌하게 책 읽기 시작!

 

6장으로 된 장편소설. 역자 후기까지 포함하면 447 페이지이다.

두께에 놀라지 말길.

간단한 아침을 먹고서 쇼파에 편히 기대어 앉아 책을 읽으니

술술술 읽힌다.

오랜만에 읽는 소설. 일본 영화를 보듯 책이 읽혔다.

바닷가 마을의 풍경을 묘사한 작가의 시선이 따뜻헀다.

나도 어릴 적 고향인 부산에 가면 꼭 바다를 보고 온다.

부산 사람에게 바다는 엄마와 같은 존재라고 할까?

서울 생활에선 늘 바다가 보고 싶었다.

한강이라는 큰 강이 내 눈앞에 있어도, 파도가 철썩이는,

비릿한 바다냄새가 그리웠던 나.

 

주인공인 타마짱에게 몰입되어 책을 읽어나갔다.

감정의 변화를 따라가면서,

"그랬었지... 그래..." 나도 모르게 맞장구를 치고 있었다.

어린 시절 엄마를 잃은 그녀. 그녀의 삶을 온전히 이해할 순 없겠지만.

그녀를 기른 엄마의 모습이, 외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

또한 유쾌 발랄한 아버지의 모습이 꽤 멋졌다.

언제 어디서나, 어느 상황에서도 긍정을 찾아 선택하는 모습의 아버지.

타마짱의 다소 무모한 도전까지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꿈 지원을 해주시는 모습에선 코끝이 찡했다.

 

일본에서의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라는 사실은 책을 다 읽고

저자와 역자의 후기글을 보고서야 알았다.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에서 사회적 약자인 노인들을 위한

<찾아가는 서비스>를 한 마오짱.

[마오짱의 심부름 서비스]를 모티브로 한 이야기.

지혜로운 노인으로 우대받던 시절에서,

이젠 뒷방 노인으로 전락한 현실이 안타깝다.

 

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를 기다리는 할머니, 할아버지.

 도시에서 바삐 생활하여 안부 전화도 잘 드리지 않는 자식들.

우리네 삶을 훔쳐본 느낌이었다. 사실 나조차도 쉽게 전화 드리기가 안되니깐.

타마짱이 자신의 외할머니를 생각하면 창업한 심부름 서비스가

번창하길 기대하면서 책을 읽었다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들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타마짱,

 돈을 위한 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정으로 다가가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인생을 살면서 '작은 모엄'에 나서지 못하는 사람은

'용기'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놀이 정신'이 조금 부족한 거라고.

      

인생은 딱 한 번뿐인 '놀이 기회'.

그러니깐 즐기자고 마음먹은 사람만이

'작은 모험'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대.(P263)

  

타마짱의 엄마가 타마짱에게 한 말.

인생은 딱 한 번뿐인 '놀이 기회' 라는 것.

작은 모험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지금 즐기자는 마음.

YOLO와 의미가 비슷하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우리에게 보내는 메세지.

어떻게 자신의 삶을 요리할 지는 자신의 선택에 있다.

작은 모험을 시도하지 못하고, 집 안에 웅크린 시간을 보내는 마키.

마음에 큰 불씨를 잠재우고 묵묵히 시간을 보내는 소스케.

타마짱의 무모한 도전을 지원하는 고향 친구들을 보니,

  내가 어떤 모습이던지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내 친구들이 보고 싶었다.

한적한 시골 마음에 굴어들어온 짱돌맹이, 타마짱.

새롭게 시작하는 용기, 아니 즐거움을 선택하는 능력이라고 해야 할까?

 

<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

타마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가족들 이야기.

친구들 이야기. 동네 이웃 이야기,

치요코 할머니의 이야기를 끝으로 소설은 마무리된다.

다시 한번 책날개를 살펴보니, 작가에 대한 소개글이 눈에 들어온다.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을 따스하고 잔잔한 감동 스토리로 엮에내는 능력이 탁월한 작가이다.

       

어딘가에 있을 법한 사람들의 이야기.

소박한 일본식 가정식이 생각나는 책이었다.

 

선득한 바닷바람, 반짝반짝 빛나는 바다, 레몬빛 햇살.

상쾌한 바닷 바람, 부드러운 파도 소리, 눈부신 햇살

하늘은 연한 파인애플 색.

봄철의 보드라운 바다 냄새.

 

작가가 일본어로 어떻게 표현한 글인지 궁금했다.

번역하면서 우리 나라 정서에 맞게 의역을 했을꺼란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소곤소곤 귓속말 하듯 이야기를 한다.

 

평온한 죽음 맞이를 표현한 글을 보면서.

'감사로 가득찬 상태에서 고독사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작가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생명, 인생, 가족, 삶의 본질, 행복의 본질...

좋은 글을 만나면, 내 마음도 정화된다. 담담하게 맞이한

 죽음 앞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내 안의 불안이 해소되는 기분이 들었다.

월요일 아침, 향긋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일상의 행복을 선물받았다.

두려움없이, 불안없이,

그저 매일 4가지의 행복을 찾으며 살아가는 삶!

 

올 가을 <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를 읽으면서

일상의 행복이 퍼져나가길 바란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 눈가가 촉촉해지는 책.

다시 살아갈 힘을 주는 책으로 일독을 권한다.

 

 

 * 샘터 http://post.naver.com/isamt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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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7.9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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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오는 요즘.
제법 쌀쌀한 바람에 치열했던 여름이 물러가고 있다.
가을을 품은 샘터 9월호가 나에게 선물처럼 왔다.

<이 남자가 사는 법> 영화배우 봉태규


어랏!
이제는 작가님이라 불러야 할까?
봉태규 배우님. 그 동안 영화에서 자주 보지 못했는데,  웅크린 시간을 보내셨나보다.  결혼도 하고, 아이를 출산하고, 육아도 잘 하고 있고...
책을 쓰면서, 아니 글을 쓰면서 성장하고 있는 봉태규 배우.


이번 9월호 특집 글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글.

<진짜 꿈을 이룬 국어 선생님>

힘겨운 역경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분.
끝까지 먼 길을 걸어오신 분의 진실된 이야기에 마음이 동요했다.
20년 동안 농사일에 전념하셨다가,  글쓰기 선생님으로 제 2의 인생을 살고 계신 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그 모습을 닮고 싶다.


[9월의 시]를 만났다.
나에게 가을을 선물한 샘터.

 

9월의 시  - 조병화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여름만큼 무거워지는 법이다

스스로 지나 온 그 여름만큼

그만큼 인간은 무거워지는 법이다

 

 

또한 그만큼 가벼워지는 법이다

그리하여 그 가벼운 만큼 가벼이

가볍게 가을로 떠나는 법이다

 

 

기억을 주는 사람아

기억을 주는 사람아

여름으로 긴 생명을 이어주는 사람아

 

 

바람처럼 물결처럼

여름을 감도는 사람아

세상사 떠나는 거

비치파라솔은 접히고 가을은 온다

 

 


 


오호!
나도 한 번 글을  한번 써볼까?
11월호 특집 <집 없는 민달팽이들의 집 이야기> 이 주제로 글을 써야겠다.
원고 마감은 9월 25일까지.

" 샘터 구독은 사랑입니다"


대학로에 있던 샘터 건물이 매물로 나온다는 기사를 보았다. 
상징적인 빨간 벽돌 건물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니...
팍팍한 생활 속에 숨통을 트여주는 글을 매월 담아내는 샘터 출판사 직원분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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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 - 내일을 밝히는 오늘의 고운 말 연습 아우름 22
이해인 지음 / 샘터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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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님께서 새 책을 내셨다.

학부 시절 이해인 수녀님께서 강의하셔서 만나뵈었던 추억이 새록 새록 났다.

그 시절, 맑고 영롱한 목소리로 강의하셨던 수녀님.

익숙한 환경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능력이 있으셨던 분으로 기억한다.

아름다운 사람에게선 향기가 난다고 하지 않았던가.

 

 

책을 펼치니, 새 책 냄새가 났다.

의외로 나처럼 킁킁거리며 책 냄새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

잉크 냄새인지, 종이 냄새인지 잘 모르겠지만...

온통 책으로 뒤덮인 파주 지혜의 숲을 방문했던 작년의 기억도 떠올랐다.

나의 희망사항 중 하나는 거실을 서재로 만들기이다.

물론 가족 모두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겠지만.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살리고 자라게 하는 생명의 말   : 일상에서 지금부터

2장. 비우고 씻기는 신앙의 말 : 말의 씨앗이 되는 마음

3장. 흰 구름 수녀의 고운 말 일기


수녀님께서는 꼭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하시지만, 정주행 읽기를 시작했다.


  

요즘 나의 책 읽기에 꼭 필요한 노란색 색연필.

쓱쓱 잘 써져서 좋다. 가격도 저렴하고...

책을 읽다가 마음에 와닿는 부분은 접기, 노란 색연필 밑줄 긋기를 한다.


날마다 새롭게 지혜로워질 수 있도록 !

고운 말 쓰기 연습은 꼭 필요하다.

나도 평소 바르고 고운 말을 사용하려고 노력하지만, 불쑥 불쑥 가시 돋힌 말, 

 깨진 유리같은 말로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독기를 품은 말로 사람을 해칠 수 있다.

이미 내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고. 말로 상처를 주고, 다시 말로 상처를 입게 된다.


 


내 마음에 와닿았던 <긍정적인 맞장구를 치자>.

누군가 말을 할 때, "응~ 그렇구나! 그랬어요?" 이렇게 맞장구를 칠 때 마음이 즐거워짐을 느낄 것이다.

동의형 맞장구. 공감형 맞장구, 격려형 맞장구, 정리형 맞장구, 부정적인 맞장구 등

다양한 맞장구가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평소 언어 습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었다.

과연 나는 어떠한 맞장구를 하고 있을까?

때로는 싹뚝! 말하는 사람의 말을 잘라버리진 않았는지 반성하는 시간까지.


책을 읽으면서, " 그래... 맞아... 그랬었군..." 이렇게 끄덕끄덕.


 

듣기

귀로 듣고
몸으로 듣고
마음으로 듣고
전인적인 들음만이
사랑입니다.


모든 불행은
듣지 않음에서 시작됨을
모르지 않으면서
잘 듣지 않고
말만 많이 하는
비극의 주인공이
바로 나였네요.



아침에 일어나면
나에게 외칩니다.



들어라
들어라
들어라



하루의 문을 닫는
한밤중에
나에게 외칩니다


들었니?
들었니?
들었니?

 

<따라 쓰며 마음에 새기는 詩>




제대로 듣기를 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는  두 귀를 잘 열고 온몸으로, 온마음으로 듣고 있는지.‚
그 누구에게라도 편견없이 온전히 들어들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도 고운말쓰기로 5행시를 도전!!!


고 - 운 말, 바른 말을 쓰게 하소서.

운 - 전을 할 때나, 혼자 있을 때에도

말 - 의 쓰임새를 올바르게 사용하게 하소서.

쓰 - 임과 쓸모가 어찌나 아름다운지요.

기 - 도 합니다. " 아름다운 말의 향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쓴 글을 읽으니
저절로 기도가 된다.
일상이 감사, 일상이 기도
기도로 살아지는 삶이 얼마나 감사한지!
 

 

단순한 삶, 소유하지 않는 삶
겸손한 삶,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면!

Doing에 목숨 걸지 말고, Being 하는 삶을 살아내야지란 다짐을 스스로에게 해본다.

 

 

나이를 한 해, 두 해 먹어가면서 좋아하게 된 말.

[덕분에]라는 마법 같은 말.

마법의 말은 사람 사이와 사이를 더 가깝게,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당신 덕분에 감사합니다."

"이 모든 것은 당신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

 


내가 학창 시절부터 좋아했던 편지 쓰기.

라디오 사연도 편지로 썼었고, 엽서도 보냈던 추억이 방울방울.

이메일로 편하게 안부를 전하고, 전화를 하고, 카톡을 하고.

너무나 손쉽게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도 때로는 펜으로 마음을 꾹꾹 담아 쓴 편지가 그리운 건 무엇 때문일까?

문구점에 가서 예쁜 편지지를 고르고, 예쁜 색깔 볼펜을 설레임 가득 담고 샀었는데.

짝사랑 꼬마에게 썼던 편지는 작은 서랍 속에 고이 있을지도 궁금하다.

 


11.jpg



 


이해인 수녀님께서 바르고 고운 마음을 가득 담아서 쓰신 글.

곱게 곱게 한 자, 한 자 마음에 담아보았다.

감사, 감사, 감사,

행복, 행복, 행복

 

세 잎 클로버의 뜻이 행복이란 걸 뒤늦게 알았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네 잎 클로버만 찾으려고 아둥바둥 살기 않기.

 

향기로운 꽃 향기처럼 나의 언행에도 향기가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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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의 힘
장석주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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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장석주

이 책을 읽기 전, 난 이 작가분을 알지 못했다. 

좀 더 다양하게 독서를 하고 싶어 읽게 된 책이다.

 

책을 펼쳐드니,

 

시인이 할 일은 이름이 없는 것의 이름을 부르고, 부정한 것을 가르키며, 자세를 바로잡는 것,  그리고 논쟁을 시작하고, 잠들기 전까지 이를 세상에 표현하는 것이다.

 

 - 살만 루슈디

 

글귀가 처음을 장식하고 있다.

 


시인. 시.

나도 한 때 시를 썼었다. 과거형.

시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시를 썼던 유년 시절이 생각났다.

중학교 2학년 때, 가장 친한 친구가 전학을 하게 되어 썼던 시.

 [친구를 보내며] 는 교내 전시도 했었는데...


나만의 작은 일기장은 시집이 되었던 그 때가 그립다.

이제는 연락조차 되지 않는 그 친구.

아마도 잘 살고 있겠지?


 


 

 

시는 머리가 아닌 몸에서 꺼내는 것이란 표현이 맘에 든다.

진실되게 쓰는 것이 바로 시.

거짓없이 진실을 노래하는 것이 시가 아닐까?

때로는 슬픔도, 아픔도 그대로 표현해서 힘들지만 그 힘듦을 견뎌야 하는 것.

시인은 작은 진실을 외치는 사람들이 아닐련지.



 

 


은유란?


국어 사전에서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은유

[명사] <문학> [같은 말] 은유법(사물의 상태나 움직임을 암시적으로 나타내는 수사법).

[유의어] 암유, 은유법



교육학 용어 사전에서는 이렇게 표현한다.



전달할 수 없는 의미를 표현하기 위하여 유사한 특성을 가진 다른 사물이나 관념을 써서 표현하는 어법().
은유는 언어의 비유적(, figurative, non-literal)인 용법에 속하는 것이지만 「책상다리」처럼 일상화된 것(dead metaphor)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것과 다르다. 또한 은유는, 의미 있는 일상 용어로 「번역」될 수 있다는(translatable) 점에서, 단순한
감정적 장식(, emotive adorn ment)과는 다르다. 모든 은유는 원관념( , subject)과 수식어(, modifier)로 구성되며, 따라서 그 두 부분으로 분석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은유 [隱喩, metaphor] (교육학용어사전, 1995. 6. 29., 하우동설)



작가는

 


- 시가 바로 은유니까!

  모든 시는 은유의 태동, 은유의 발생에서 시작한다.

  은유는 하나의 사물, 하나의 말을 다른 것으로 대체한다.

 시만 은유를 독점적으로 쓰는 것은 아니지만 은유 없는 시를 상상하기는 어렵다.

 

- 은유는 시에서 가장 흔한 수사법 중의 하나고, 따라서 시는 은유들의 보석상자라 할 만하다.

 

 - 은유는 대상의 삼킴이다. 대상을 삼켜서 다른 무엇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다.

 

 - 은유는 범속을  타고 넘어가기, 사물과 현상을 삼켜서 토해내는 시적인 번쩍임 그 자체다. " 진정한 '의미'를 낳는 것은 '은유'였다.

 



 각 시에서 품고 있는, 숨겨진 뜻을 은유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이다.

 아주 오래 전이 되어버렸지만...

 고등학교 문학 시험 중엔 항상 품고 있는 뜻을 유추해야 했던 그 때.

 때로는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정말 작가는 1-5 객관식 문항 중에 자신의 뜻을 표현한 것일까?

 우리의 편견이 작가의 시선을 편협하게 보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


 흥미롭게 보았던 방송 [ 알쓸신잡 ] 에서 김영하 작가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자신의 작품이 교과서에 실리기를 원치 않는다고.

 전체가 아닌 일부분의 글을 담는 것은 거부하는 작가.

 우리 국어 교육에서 '작가의 숨겨진 뜻?'  식의 문제 풀이는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객관식으로 평가하는 문학보다는, 오히려 작품과 함께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나도 해본다.



각 장마다 시를 소개하며, 시 속에서 나타나는 이야기에 대해서 작가는 말한다.

흥미로운 부분도 있었고, 때로는 꼭 이렇게 말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품기도 했다.


참 오랜만에 여러 시를 만나서, 책을 읽는 동안 즐거웠다.

반가웠던 이상의 시.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오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 이상, [거울] 중





의식의 흐름으로 쓴 시, 정신불열의 자아가 쓴 시라 표현해도 되는 걸까?

거울은 '나'이면서 '나'가 아닌 것, '이것은 나다'와 '이것은 내가 아니다'와 같은 언명들.

<거울>은 장치이고, 거기에 비친 이미지를 보는 것이 '상상적이고 상징적으로 신을 보는 것'이다라고 표현 한다. 

 

거울 속에 비친 나의 모습은 진짜 나의 모습인걸까? 

 

많은 이야기들을 작가를 쏟아내고 있다.  오랜 시간 글을 쓰신 분이라, 특히 시인이었기에, 시를 소개하고, 시 속에 품고 있는 의미를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다.

간혹 나의 이해력이 부족하여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도 했다. 아마 또 읽어야 하겠지.

 

마지막 장은 바로  [얼굴-가면의 시] 를 소개한다.

 

나의 사춘기, 오춘기의 화두는 바로 가면이었는데.

늘 예의바르고 단정한 모습을 해야하는 내가 거짓으로 느꼈던 그때.

타인의 감정을 맞춰주고, 나 자신의 감정은 삼켰던 나.

나름 나를 사랑하고 표현한다고 했지만.... 여러 개의 가면 속에 숨어있었다.



세수를 하고

마른 타올로

얼굴을 문지른다

오늘의 얼굴

누구에게나

오늘은 새롭다

하늘의 문이 열리고

날마다

새로 창조된

아침을 맞이한다

세수를 하고

누구나

오늘의 얼굴과

대면한다

거울에 비치는

늙고 주름진 얼굴

그것은

오늘의 나의 얼굴

그러나 뉘우칠 것이 없다

마른 타올로 얼굴을 문지르는

신선한 시간 속에서

천하의 모든

꽃가지에는

오늘의 꽃송이가 벌어지고

오늘의 태양이 빛난다

어떻게 살아도

충만할 수 없는

이 신선한 시간 속에서

얼굴을 씻고

눈보다 흰 타올로

문지른다.


- 박목월, [오늘의 얼굴] 전문


 



 살아가면서 수백개의 가면을 쓰고 살아야 하는 우리들.

 그래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자신의 진실된 얼굴과 마주할 시간을 갖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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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의 이방인 - 내 안의 낯선 나를 발견하는 시간
로버트 레빈 지음, 홍승원 옮김 / 토네이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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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거울 속의 이방인

미국 최고의 심리학자가 파헤치는 자아의 실체
평소 심리학에 관심이 있던 나에게 선물처럼 다가온 책이다.

유난히 습하고 더운 여름을 책과 함께 이겨내야지.
무더운 여름엔 북캉스!!!

 

우리가 궁극적으로 탐구해볼 문제는 인간 본성이다.

결국 나는 누구냐는 것이다. '자아'를 갖는다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인지,

나와 나 이외의 것을 가르는 경계선은 어디에 있는지, 나를 통제할 수 있는지 알아볼 것이다.

문제는 명확하나 그에 대한 대답은 결코 명확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이 책 심상치가 않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거야? 라는 생각을 하면서 ...


저자에 대한 소개가 책 날개에 한 가득이다.
대단한 분이시다.

사회심리학과 자연과학, 정신의학과 신경과학 등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심리학계 최고 권위자.

 
<거울 속의 이방인>은 평생을 바쳐 작가가 연구해온 '인간 자아의 실체'에 대한 모든 것이 총망라된 역작이라 한다. 과연???
 
 

총 1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에게 익숙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뇌에 대한 것들.

학부시절 해부학, 신경학, 생리학 등등의 수업에 머리가 아팠었다.

뇌를 고도로 복잡한 컴퓨터로 묘사하지만 그건 뇌의 지능을 모욕하는 거라는 표현이 맘에 들었다. 뇌는 대응하고 조절한다. 적응하고 추론한다. 과거에 반응하고 미래에 대비한다. 인공지능이 우리를 능가할 것이라고 말을 듣곤 하지만... 글쎄...

 

신경경로와 시냅스를 새로 만들거나 기존에 있던 것들을 수정해서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고 새로운 기억을 만들고 앞으로 올 것에 대비하는 것. 바로 '신경가소성'.

우리가 뇌손상이 있더라도... 부단히~ 운동치료 및 감각을 입력하는 행위들을 통해서, 신경가소성이 증진되길 바랬었지.

 뇌의 구조, 기능은 참으로 신기하기도, 어렵기도 하다.

이제는 교과과정에 순우리말로 의학용어를 배우고 있기에, 요즘 나온 책을 보기가 참 힘든 현실.

책을 읽다가 낯선 용어를 발견했다.


[가상 신체 스와핑]  아니? 이게 무슨 말이야??

자신의 신체와 타인의 신체가 뒤바뀌게 보이도록 한 장치를 통해

스스로 느껴지는 것.

보이는 것을 그대로 볼 수 없는 상태.

실험을 읽어내려가면서 나도 모르게 섬뜩함을 느꼈다.


또 하나 새롭게 알게 된 지식.

 

장속 미생물이 우리의 생각과 감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가 점점 늘어가고 있다. 최근의 연구들은 박테리아가 불안과 우울 등의 기분과 정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한다.

지금 현재 우리 자신의 모습은, 우리가 먹고, 행해온 모든 결과가 아닐까?

 
5장 반쪽자리 자아를 읽으면서는  영화 [23 아이덴티티]가 떠올랐다.

 
어린 시절 학대를 당한 경험으로 24개의 인격을 갖게 된 빌리 밀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 난 처음에 어떤 내용인지도 모른 상태에서 영화를 봤었다.

한 사람이 가진 23개의 인격,  평범한 남자, 강박증이 있는 남자, 잔혹한 여성, 9살 꼬마, 등등  

해리성 인격 장애에 대한 이해가 완벽하진 않았지만,  주인공 남자의 연기력이 영화에 힘을 실어줬다.  각각의 다른 인격이 나올 때 달라지는 눈빛과 행동은 정말 다른 사람이었다.

영화 <이브의 세 얼굴>은 보지 못한 영화였지만, 이 영화의 실제 인물인 이브가 최소 22개의 인격을 경험했다는 고백에서는 [23 아이덴티티]의 실제 인물 빌리와 비슷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6장에선  '거울에 비친 자기 오인 증후군' , 거울망상증을 앓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정상적인 사람에게 최면을 통해서 거울망상증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 인상 깊었다.  우리가 제대로 보는 것이 있긴 한 걸까?

 

- 가장 치명적인 위험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일은 아주 조용히 일어날 수 있다. 마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팔이나 다리, 5달러짜리 지폐, 아내와 같은 것들을 잃을 때는 쉽게도 알아차리면서 말이다." (철학자 키에르케고르)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대사 중 가장 많이 인용된 것은 지킬이 한 말

"인간은 진정 하나가 아닌 두사람이다."


 

저자는 다양한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누구인가?'

 
부모님과 함께 있을 때의 나, 친구들을 대할 때의 나, 연인을 대할 때의 나,

직장에서의 나, 집에서의 나, 첫 데이트를 하는 나, 가족 모임을 할 때의 나로

구성된 집단. 그들에게 서로를 소개시켜주자. 그들이 서로를 알아볼까?

......

나는 그들을 좋아할까?


 
나도 한 때, 다중 인격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었었다.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아서..." 그 노래가  딱이었다.

 
착한 아이였던 나, 나쁜 아이였던 나.
무심했던 나, 다정했던 나, 열정적이었던 나, 소심했던 나,
조용했던 나, 돌출행동 했던 나. 친절했던 나, 변덕스런 나, 침착한 나,
이 모든 모습이 바로 나였다.
'나는 과연 누구인가? 나의 본 모습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이 모든 모습이 바로 나였다.

 

저자는 여러 사례를 들어가면서, 설명을 한다.

그 방대한 양에 좀 놀란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기나긴 과정, 여정.

 

 

국어사전에선,

자아(自我)
1.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이나 관념. 정신 분석한에서는 이드(id), 초자아와 함께 성격을 구성하는 한 요소로, 현실 원리에 따라 이디의 원초적 욕망과 초자아의 양심을 조정한다.

2. 대상의 세계와 구별된 인식, 행위의 주체이며, 체험 내용이 변화해도 동일성을 지속하여,
작용, 반응, 체험, 사고, 의욕의 작용을 하는 의식의 통일체.

 

사실, 위에 정의된 내용에 대해 정확히 안다고 확신하기 어렵다.

우리는 계속 진화하고, 변화하는 존재이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수학을 못하는 사람이야, 수포자야."라고 단정짓지 않기로 결심해본다.

괜히 수포자란 꼬리표를 스스로 달고, 한계를 짓는 바보같은 사람이 되지 않길 희망해본다.


번역서였기에, 좀 어색하게 다가온 부분도 꽤 있었다.

비유적인 표현, 어휘,


40년 이상 심리학자로 연구한 저자가 독자들에게 독려한다.

 
누구나 다중인격자라는 것.

무대 뒤에 있는 등장인물을 육성하라는 것.

적절한 인물에게 적절한 배역을 주는 방법을 배우라는 것.

대본을 편집하고, 수정하라는 것.

그리고 그동안 자신을 너무 괴롭히지 말라는 것.

인정하자.

 

결국엔 자기 인정이다. 자기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

그 어떠한 모습도 단정짓지 말 것.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

 

오랜만에 집중해서 읽은 책이다. 전문 용어에 좀 머리가 아프기도 했지만.

영혼을 포동포동 살찌우는 책이라 표현한 데이비드 더닝 교수. 적절한 표현이다.


 

자아에 대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의문을 품는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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