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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브랜드 vol.1
권진아 지음 / 생각의뜰채 / 2022년 12월
평점 :
엄마…
엄마라는 단어가 갖는 힘이 있다.
‘엄마의 브랜드’ 란 책의 표지를 보면 강렬한 초록색에 고딕체로 힘이 가득 느껴진다.
같은 세대를 살아가는 3040 엄마들의 이야기, 인터뷰 책이라 더욱 관심이 갔다.
엄마!
엄마야!
엄.마.
나도 이제 6년차 엄마다.
이제 초보티를 살짝 벗어난 엄마.
그런데 늘 새로운 사건과 문제를 맞이한다.
이 책의 저자 권진아님은 1인 출판사 ‘생각의 뜰채’의 대표이다. 엄마가 되고 서울에서 원주로 삶의 터전을 옮긴 분이다.
책의 구성은
1.지금, 여기에서 내가, 만난 엄마들
2022년, 원주에 살며 브랜드를 운영하는 3040 엄마들 8인과 1팀
2. 나와 너, 우리를 기른 엄마들
이렇게 1부와 2부 단순 담백하다.
각 인터뷰이의 사진은 작가님의 남편이 찍으셨다.
따스하고 다정한 시선이 느껴지는 사진과 구성에
원주라는 곳이 좀 더 친밀하게 다가오는 듯 하다.
괜시리 인스타그램을 열어서 각 인물들을 슬쩍 검색해보고, 네이X 초록창에 [인생쌀국수]의 리뷰도 살펴보고, 맛은 어떨까 혼자 상상도 해봤다.
이 책에 나온 장소를 기준 삼아 1박 2일 원주 여행 코스도 짜야지! 아니 작가님의 큰 그림이 이 책을 내실 때 있었을까? 하하하.
이 책에 나온 엄마들의 일의 기준은 바로 아이였다.
전업 주부는 집에서 논다는 표현이 아직도 통상적이다. 결혼 후 임신과 출산으로 자발적 퇴사를 한 나의 경우에도 직업란을 적는 곳엔 주부라고 적기까지는 꽤 시간이 흐른 뒤였다.
난 아이의 정서적 안정과 발달을 위해, 36개월까지는 가정보육을 하고자 마음먹었다. 한번의 아픔을 겪고 만난 아이였기에 더욱 소중했고 육아의 힘듦보다는 기쁨이 컸다.
나의 넘치는 에너지를 아이에게 쏟았다.
엄마표놀이를 준비했고, 아이 체험형 장소를 찾았다. 코로나 시국이라 집콕 생활이 많았지만,
그래도 아이와 함께 자연을 찾아 산으로 들로 다녔다. 아이의 성장이 한 뼘씩 보일 때쯤이면, 엄마인 나는 얼마나 자랐을까 살펴보기도 했다. 때로는 좌절도 했었고, 아이가 갑자기 아파서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어 간호를 하면서 어린 시절의 나를 소환했다.
‘우리 엄마도 링거 맞고 있는 날 위해 기도하셨었지.’
아이는 아픈 뒤에 또 훌쩍 자란다고 하지 않나.
나의 아이도 표현 언어가 좀 늦은 듯 했는데, 어느 순간 하루 종일 ‘엄마! 내 말 좀 들어봐!’를 외쳤다.
울 아이의 첫 사회 생활은 집 앞 유치원이었다.
걸어서 5분 거리의 유치원!
엄마가 보고 싶어서 울었다는 아이의 소식을 담임선생님께 전해 듣기도 했다.
9시 등원, 1시 20분 하원이라 정말 눈 깜빡할 새지만 오롯이 나 혼자만의 시간이 확보되는 건 중요했다.
슬금슬금 접어두었던 나의 일을 펼쳐보는 시간이 참 소중했다. 육아는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도 함께 성장해야하니깐.
책에 나왔던 엄마 중에서 시도캘리그라피 신은정님의 말씀에 더욱 공감이 갔다.
전에 일할 때는
아이가 생겨서 일을 그만둬야 하는
환경을 원망했었는데
지금은 '아이 덕분에'라고 해요.
아이 덕분에 제가 진짜로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거니까요.
p139
지금 나도 아이 덕분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있다.
예전의 나였더라면 시도도 하지 않았던 일들을
아이 덕분에 좀 더 큰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맙소사! 내가 사업자등록증을 내다니,"
왕초보 사장이다.
가끔 광고 홍보 전화로 "000 대표님!" 이란 말이
어찌나 낯간지럽던지.
'명함을 하나 만들어야지' 생각만 하고, 아직 제작을 못했다.
나도 참 N잡러이다 싶었는데,
[쓰잘떼기종합상사]라는 독특한 네이밍을 지은
조원영 대표님의 인터뷰 내용을 보고
참 멋지다고 느꼈다.
'1인 시민 활동가, 업은 Co-dreamer'라는 소개.
끊임없이 탐구하고 발전하는 그 원동력은
어디서 오는 걸까?
참 신기한 건... 이 책에서 나만의 동시성을
발견했다.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았는데,
딱 발견한 [축하합니다] 그림책 표지 사진.
그리고 '그림책 엄마'.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던 "그림책꽃피움"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과 꽃놀이를 프로그램
으로 계획하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된 것이다.
나의 일이 어떻게 꽃피울 지는 아직 모르지만,
좋은 향기를 주변에 내뿜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60대 어머님들의 이야기로
이 책을 마무리 된다.
작가님의 어머님, 그리고 시어머님.
같은 지역에 살며, 비슷한 연배,
그러나 자영업자의 삶, 교직 공무원의 삶
일의 결은 다를지라도,
꾸준하게 성실하게 삶을 살아낸, 증명한 분들의
소중하고 귀한 이야기다.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는 엄마들에게
미리 살아본 자, 겪어본 자로서만 해 줄 수 있는 이야기.
엄마들의 이야기는 계속 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을 응원하는 다정한 작가님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
예비 엄마, 엄마들 모두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