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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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 모리사와 아키오 작가의 장편소설이었다.

책날개에 있는 작가 이력을 보니, 어쩜 내가 읽은 책은 한 권도 없는 걸까?

<무지개 곶의 찾집>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이상한 곶 이야기>

38회 몬트리올국제영화제에서 두 개 부분을 수상했다던데...

나의 무지함을 살짝 느끼면서 책을 펼쳤다.

 

표지도 노란색 미니 트럭에, 흔날리는 벚꽃, 내가 좋아하는 파아란 바다와 

 뭉게구름이 피어있는 하늘까지 멋졌다.

레몬빛을 띤 속지 2장을 만나니 더 유쾌하게 책 읽기 시작!

 

6장으로 된 장편소설. 역자 후기까지 포함하면 447 페이지이다.

두께에 놀라지 말길.

간단한 아침을 먹고서 쇼파에 편히 기대어 앉아 책을 읽으니

술술술 읽힌다.

오랜만에 읽는 소설. 일본 영화를 보듯 책이 읽혔다.

바닷가 마을의 풍경을 묘사한 작가의 시선이 따뜻헀다.

나도 어릴 적 고향인 부산에 가면 꼭 바다를 보고 온다.

부산 사람에게 바다는 엄마와 같은 존재라고 할까?

서울 생활에선 늘 바다가 보고 싶었다.

한강이라는 큰 강이 내 눈앞에 있어도, 파도가 철썩이는,

비릿한 바다냄새가 그리웠던 나.

 

주인공인 타마짱에게 몰입되어 책을 읽어나갔다.

감정의 변화를 따라가면서,

"그랬었지... 그래..." 나도 모르게 맞장구를 치고 있었다.

어린 시절 엄마를 잃은 그녀. 그녀의 삶을 온전히 이해할 순 없겠지만.

그녀를 기른 엄마의 모습이, 외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

또한 유쾌 발랄한 아버지의 모습이 꽤 멋졌다.

언제 어디서나, 어느 상황에서도 긍정을 찾아 선택하는 모습의 아버지.

타마짱의 다소 무모한 도전까지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꿈 지원을 해주시는 모습에선 코끝이 찡했다.

 

일본에서의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라는 사실은 책을 다 읽고

저자와 역자의 후기글을 보고서야 알았다.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에서 사회적 약자인 노인들을 위한

<찾아가는 서비스>를 한 마오짱.

[마오짱의 심부름 서비스]를 모티브로 한 이야기.

지혜로운 노인으로 우대받던 시절에서,

이젠 뒷방 노인으로 전락한 현실이 안타깝다.

 

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를 기다리는 할머니, 할아버지.

 도시에서 바삐 생활하여 안부 전화도 잘 드리지 않는 자식들.

우리네 삶을 훔쳐본 느낌이었다. 사실 나조차도 쉽게 전화 드리기가 안되니깐.

타마짱이 자신의 외할머니를 생각하면 창업한 심부름 서비스가

번창하길 기대하면서 책을 읽었다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들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타마짱,

 돈을 위한 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정으로 다가가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인생을 살면서 '작은 모엄'에 나서지 못하는 사람은

'용기'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놀이 정신'이 조금 부족한 거라고.

      

인생은 딱 한 번뿐인 '놀이 기회'.

그러니깐 즐기자고 마음먹은 사람만이

'작은 모험'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대.(P263)

  

타마짱의 엄마가 타마짱에게 한 말.

인생은 딱 한 번뿐인 '놀이 기회' 라는 것.

작은 모험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지금 즐기자는 마음.

YOLO와 의미가 비슷하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우리에게 보내는 메세지.

어떻게 자신의 삶을 요리할 지는 자신의 선택에 있다.

작은 모험을 시도하지 못하고, 집 안에 웅크린 시간을 보내는 마키.

마음에 큰 불씨를 잠재우고 묵묵히 시간을 보내는 소스케.

타마짱의 무모한 도전을 지원하는 고향 친구들을 보니,

  내가 어떤 모습이던지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내 친구들이 보고 싶었다.

한적한 시골 마음에 굴어들어온 짱돌맹이, 타마짱.

새롭게 시작하는 용기, 아니 즐거움을 선택하는 능력이라고 해야 할까?

 

<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

타마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가족들 이야기.

친구들 이야기. 동네 이웃 이야기,

치요코 할머니의 이야기를 끝으로 소설은 마무리된다.

다시 한번 책날개를 살펴보니, 작가에 대한 소개글이 눈에 들어온다.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을 따스하고 잔잔한 감동 스토리로 엮에내는 능력이 탁월한 작가이다.

       

어딘가에 있을 법한 사람들의 이야기.

소박한 일본식 가정식이 생각나는 책이었다.

 

선득한 바닷바람, 반짝반짝 빛나는 바다, 레몬빛 햇살.

상쾌한 바닷 바람, 부드러운 파도 소리, 눈부신 햇살

하늘은 연한 파인애플 색.

봄철의 보드라운 바다 냄새.

 

작가가 일본어로 어떻게 표현한 글인지 궁금했다.

번역하면서 우리 나라 정서에 맞게 의역을 했을꺼란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소곤소곤 귓속말 하듯 이야기를 한다.

 

평온한 죽음 맞이를 표현한 글을 보면서.

'감사로 가득찬 상태에서 고독사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작가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생명, 인생, 가족, 삶의 본질, 행복의 본질...

좋은 글을 만나면, 내 마음도 정화된다. 담담하게 맞이한

 죽음 앞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내 안의 불안이 해소되는 기분이 들었다.

월요일 아침, 향긋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일상의 행복을 선물받았다.

두려움없이, 불안없이,

그저 매일 4가지의 행복을 찾으며 살아가는 삶!

 

올 가을 <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를 읽으면서

일상의 행복이 퍼져나가길 바란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 눈가가 촉촉해지는 책.

다시 살아갈 힘을 주는 책으로 일독을 권한다.

 

 

 * 샘터 http://post.naver.com/isamt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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