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의 이방인 - 내 안의 낯선 나를 발견하는 시간
로버트 레빈 지음, 홍승원 옮김 / 토네이도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거울 속의 이방인

미국 최고의 심리학자가 파헤치는 자아의 실체
평소 심리학에 관심이 있던 나에게 선물처럼 다가온 책이다.

유난히 습하고 더운 여름을 책과 함께 이겨내야지.
무더운 여름엔 북캉스!!!

 

우리가 궁극적으로 탐구해볼 문제는 인간 본성이다.

결국 나는 누구냐는 것이다. '자아'를 갖는다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인지,

나와 나 이외의 것을 가르는 경계선은 어디에 있는지, 나를 통제할 수 있는지 알아볼 것이다.

문제는 명확하나 그에 대한 대답은 결코 명확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이 책 심상치가 않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거야? 라는 생각을 하면서 ...


저자에 대한 소개가 책 날개에 한 가득이다.
대단한 분이시다.

사회심리학과 자연과학, 정신의학과 신경과학 등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심리학계 최고 권위자.

 
<거울 속의 이방인>은 평생을 바쳐 작가가 연구해온 '인간 자아의 실체'에 대한 모든 것이 총망라된 역작이라 한다. 과연???
 
 

총 1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에게 익숙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뇌에 대한 것들.

학부시절 해부학, 신경학, 생리학 등등의 수업에 머리가 아팠었다.

뇌를 고도로 복잡한 컴퓨터로 묘사하지만 그건 뇌의 지능을 모욕하는 거라는 표현이 맘에 들었다. 뇌는 대응하고 조절한다. 적응하고 추론한다. 과거에 반응하고 미래에 대비한다. 인공지능이 우리를 능가할 것이라고 말을 듣곤 하지만... 글쎄...

 

신경경로와 시냅스를 새로 만들거나 기존에 있던 것들을 수정해서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고 새로운 기억을 만들고 앞으로 올 것에 대비하는 것. 바로 '신경가소성'.

우리가 뇌손상이 있더라도... 부단히~ 운동치료 및 감각을 입력하는 행위들을 통해서, 신경가소성이 증진되길 바랬었지.

 뇌의 구조, 기능은 참으로 신기하기도, 어렵기도 하다.

이제는 교과과정에 순우리말로 의학용어를 배우고 있기에, 요즘 나온 책을 보기가 참 힘든 현실.

책을 읽다가 낯선 용어를 발견했다.


[가상 신체 스와핑]  아니? 이게 무슨 말이야??

자신의 신체와 타인의 신체가 뒤바뀌게 보이도록 한 장치를 통해

스스로 느껴지는 것.

보이는 것을 그대로 볼 수 없는 상태.

실험을 읽어내려가면서 나도 모르게 섬뜩함을 느꼈다.


또 하나 새롭게 알게 된 지식.

 

장속 미생물이 우리의 생각과 감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가 점점 늘어가고 있다. 최근의 연구들은 박테리아가 불안과 우울 등의 기분과 정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한다.

지금 현재 우리 자신의 모습은, 우리가 먹고, 행해온 모든 결과가 아닐까?

 
5장 반쪽자리 자아를 읽으면서는  영화 [23 아이덴티티]가 떠올랐다.

 
어린 시절 학대를 당한 경험으로 24개의 인격을 갖게 된 빌리 밀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 난 처음에 어떤 내용인지도 모른 상태에서 영화를 봤었다.

한 사람이 가진 23개의 인격,  평범한 남자, 강박증이 있는 남자, 잔혹한 여성, 9살 꼬마, 등등  

해리성 인격 장애에 대한 이해가 완벽하진 않았지만,  주인공 남자의 연기력이 영화에 힘을 실어줬다.  각각의 다른 인격이 나올 때 달라지는 눈빛과 행동은 정말 다른 사람이었다.

영화 <이브의 세 얼굴>은 보지 못한 영화였지만, 이 영화의 실제 인물인 이브가 최소 22개의 인격을 경험했다는 고백에서는 [23 아이덴티티]의 실제 인물 빌리와 비슷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6장에선  '거울에 비친 자기 오인 증후군' , 거울망상증을 앓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정상적인 사람에게 최면을 통해서 거울망상증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 인상 깊었다.  우리가 제대로 보는 것이 있긴 한 걸까?

 

- 가장 치명적인 위험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일은 아주 조용히 일어날 수 있다. 마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팔이나 다리, 5달러짜리 지폐, 아내와 같은 것들을 잃을 때는 쉽게도 알아차리면서 말이다." (철학자 키에르케고르)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대사 중 가장 많이 인용된 것은 지킬이 한 말

"인간은 진정 하나가 아닌 두사람이다."


 

저자는 다양한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누구인가?'

 
부모님과 함께 있을 때의 나, 친구들을 대할 때의 나, 연인을 대할 때의 나,

직장에서의 나, 집에서의 나, 첫 데이트를 하는 나, 가족 모임을 할 때의 나로

구성된 집단. 그들에게 서로를 소개시켜주자. 그들이 서로를 알아볼까?

......

나는 그들을 좋아할까?


 
나도 한 때, 다중 인격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었었다.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아서..." 그 노래가  딱이었다.

 
착한 아이였던 나, 나쁜 아이였던 나.
무심했던 나, 다정했던 나, 열정적이었던 나, 소심했던 나,
조용했던 나, 돌출행동 했던 나. 친절했던 나, 변덕스런 나, 침착한 나,
이 모든 모습이 바로 나였다.
'나는 과연 누구인가? 나의 본 모습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이 모든 모습이 바로 나였다.

 

저자는 여러 사례를 들어가면서, 설명을 한다.

그 방대한 양에 좀 놀란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기나긴 과정, 여정.

 

 

국어사전에선,

자아(自我)
1.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이나 관념. 정신 분석한에서는 이드(id), 초자아와 함께 성격을 구성하는 한 요소로, 현실 원리에 따라 이디의 원초적 욕망과 초자아의 양심을 조정한다.

2. 대상의 세계와 구별된 인식, 행위의 주체이며, 체험 내용이 변화해도 동일성을 지속하여,
작용, 반응, 체험, 사고, 의욕의 작용을 하는 의식의 통일체.

 

사실, 위에 정의된 내용에 대해 정확히 안다고 확신하기 어렵다.

우리는 계속 진화하고, 변화하는 존재이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수학을 못하는 사람이야, 수포자야."라고 단정짓지 않기로 결심해본다.

괜히 수포자란 꼬리표를 스스로 달고, 한계를 짓는 바보같은 사람이 되지 않길 희망해본다.


번역서였기에, 좀 어색하게 다가온 부분도 꽤 있었다.

비유적인 표현, 어휘,


40년 이상 심리학자로 연구한 저자가 독자들에게 독려한다.

 
누구나 다중인격자라는 것.

무대 뒤에 있는 등장인물을 육성하라는 것.

적절한 인물에게 적절한 배역을 주는 방법을 배우라는 것.

대본을 편집하고, 수정하라는 것.

그리고 그동안 자신을 너무 괴롭히지 말라는 것.

인정하자.

 

결국엔 자기 인정이다. 자기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

그 어떠한 모습도 단정짓지 말 것.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

 

오랜만에 집중해서 읽은 책이다. 전문 용어에 좀 머리가 아프기도 했지만.

영혼을 포동포동 살찌우는 책이라 표현한 데이비드 더닝 교수. 적절한 표현이다.


 

자아에 대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의문을 품는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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