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슬픔을 마주할 때 내 슬픔도 끝난다 - 이미령의 위로하는 문학
이미령 지음 / 샘터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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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연휴를 마무리하면서 읽은 책입니다.

제목에 꽤 길죠?

[타인의 슬픔을 마주할 때 내 슬픔도 끝난다]

이미령 작가님의 서재를 엿보았네요.

작가는 과연 어떤 책을 읽을까요?

 

이미령 작가님은 불교를 전공하셨네요.

팔만대장경을 번역하고 불교의 세계를 강의와 글로써 세상에 알리는 일을 하고 계십니다.

수년째 지식까페 라디오 북클럽>에서 하루에 책 한 권을 소개하고 있으며,

그 외 여러 매체에서 다양한 책을 소개하는 즐거움에 푹 빠져 살고 있는 분이예요.

 

 

프롤로그 - 작고 여린 것들을 위한 책 읽기

 

첫 시작의 글에서 작가님의 세상을 향한 따스한 온기가 느껴집니다.

단어 하나, 하나에 작지만 따뜻함이 느껴지네요.

조근 조근 이야기하는 작가님을 실제로 뵌 적은 없지만, 왠지 상상이 가는 분입니다.

'세상은 얼마나 작고 여린 것들로 가득 차 있는가!'

 

책이란 이렇게 작고 여린 것들의 아우성임을 알게 되면서,

그 아우성이 바로 내 안의 웅얼거림이었고, 세상을 향해 내가 뱉고 싶던 소리였음을 새삼 깨닫습니다.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는 작고 여린 것들의 아우성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 사이 경청하는 그것만으로도 저들에게는 커다란 위로가 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책을 읽는 시간은 그렇게 세상의 작고 여린 것들을 위로하는 행위입니다.

작고 여린 것이 더 작고 여린 것에게 손을 내미는 행위,

그 사이에 책이 있다고 말하는 작가. 그리고 작가님이 권하는 책 속으로 들어가봅니다.

 

34권의 책이 소개되어있습니다.

34권의 책 중에 나랑 작가님의 교집합이 있길 희망해보았죠.

그러나...

딱 두 권이네요. <어린 왕자>,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리스인 조르바는 책이 있지만 아직 읽지 못했죠.

저의 편식적인 독서를 바꿔보고자 하는 요즘 딱인 책을 만났습니다.

 

 

타인의 슬픔을 마주할 때 내 슬픔도 끝난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레이먼드 카버

 

 

미국 작가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소설 <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은 느닷없이 찾아온 슬픔과 슬픔을 겪고 있는 사람을 대하는 자세를 다룬 이야기.

 

세상에는 슬픔이 한가득입니다. 그 속에서 어쩌면 우리는 누가 더 슬픈지 경쟁이라도 하듯 슬픔의 절정을 향해 내달립니다. 상대도 슬프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합니다. 내 슬픔의 레인에서 달리기에만 골몰합니다. 그러다 문득 옆을 돌아보고서 또 다른 슬픔의 주자를 발견할 때, 비로소 슬픔의 달리기는 끝이 납니다. "당신도 그랬구나!"하는 진한 파동이 느껴질 때 슬픔의 세상에는 빛이 비칩니다. 희미한 불빛이 비치는 빵집처럼 말이지요. (P41)

 

 

 

저마다 자신의 십자가가 가장 무겁고 힘들다고 느끼죠.

사람마다 삶의 무게가 다르다는 걸 알지만, 타인의 것이 더 가볍고, 편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뉴스에선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누군가에겐 마지막이, 또 다른 이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될 수도 있는데...

안타까운 사건 사고를 들으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갑작스레 닥친 재난에 대처하는 자세

<페스트> 알베르 카뮈

 

카뮈의 <페스트>는 설마 했던 일이 벌어졌을 때, 자기 책임도 아닌 일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불행에 말려들 때 펼쳐지는 사람들의 혼돈과 방황, 저마다의 극복 의지를 세밀하게 담고 있습니다. 특히 전염병으로 폐쇄된 도시 안에서 매일 죽음의 공포와 몸부림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습니다.(p98)

 

메르쓰로 인해 일상이 정지당하고 격리된 사람들을 둘러싼 반응이 흥미로웠습니다. 저들이 갇히게 된 것은 저들의 잘못 때문이 아닙니다. 안전지대 안팎의 모두를 위해 희생을 강요당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을 향해 '죄인' 취급하는 기미를 보았을 때 아연질색했습니다. 사람의 어리석임과 이기심이 이 정도일 줄을 몰랐습니다.(P99)

   

 

사스, 메르쓰, 조류독감, 지카 바이러스 등등

각종 전염병들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합니다. 국가간의 왕래가 점차 빈번해진 요즘은 전 세계적인 유행병들이 전파되는 속도도 빠르지요.

몇년 전 메르쓰 사태 때, 제대로 처리를 했었더라면 많은 인명 피해는 없었겠지요?

 

 

 

쪼그라든 세상에서 만난 운명의 지배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읽고 나서 감히 리뷰를 써볼 엄두조차 내지 못한 책이 몇 권 있는데

 그중에 한 권이 바로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입니다.

조르바는 보통 사람들의 격과 틀을 넘어서 있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자유롭습니다. 너무 자유로워서 조르바는 자유 그 자체입니다.....

그럼에도 조르바를 말해보고 싶습니다. (P187)

 

우리는 어쩌면 평생 '무엇'에 대해 알아보느라고 한 번도 '무엇'인 적이 없었습니다. , 정말 그렇습니다. 불교신자는 붓다에 대해, 붓다의 가르침에 대해 생각하느라 일생을 보냅니다. 하지만 이건 조르바 스타일이 아닙니다. 조르바는 붓다로 살아버립니다. 붓다에 대해 알아보는 게 아니라 붓다로 사는 것이지요. 진리에 대해 알아보는 게 아니라 진리로 존재하는 것이이지요.....

조르바는 이렇게 말합니다.(P191)

 

"일을 어정쩡하게 하면 끝장나는 겁니다. 말도 어정쩡하게 되고 선행도 어정쩡하게 하는 것, 세상이 이 모양 이 꼴이 된 건 다 그 어정쩡한 것 때문입니다. 할 때는 화끈하게 하는 겁니다. 못 하나 박을 때마다 우리는 승리해 나가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악마 대장보다 반거충이 악마를 더 미워하십니다."(P192)

 

자꾸만 사람들이 쪼그라들어 갑니다. 사람들이 뭔가에 잔뜩 길들여지고 주눅이 들어 기를 펴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게 보기 싫습니다. 남자답게 여자답게 맘껏 당당하게 속에 들어 있는 끼를 부렸으면 좋겠습니다. " 이게 내 운명인가 보다"라고 탄식하지 말고 "내 운명을 데리고 간다"하며 호기를 부리는 사람들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p194)

 

 

 

매체에서 <그리스인 조르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구입한 책이

내 방 한 켠에 잘 놓여져 있습니다. 읽지 못한 책이 한 가득이죠. 마키아밸리의 <군주론> 도 그대로 먼지만 쌓이고 있답니다.

이미령 작가님은 <그리스인 조르바> 이 책을 4-5번이나 읽으셨다고 합니다. 읽을 때마다 새롭게 와닿는 구절을 보았다고 하시네요.

저도 자유인 조르바를 얼른 만나야겠습니다.

 

고교 졸업 후 문학 서적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치부하고 살아왔습니다.실용 도서를 주로 즐겨 읽었던 저였죠. 쉽고, 재미있게, 실용적인 책을 읽으면서 삶의 지혜를 찾을 수 있다고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편식을 하면 영양소 결핍 증세를 보이듯이 저에게도 그런 영성 결핍 증세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실용 도서와 더불어 철학, 인문, 문학 도서를 조금씩 접하고 있습니다. 맛있는 책들을 폭넓게 접하게 되니, 더 맛난 책들을 찾아보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에필로그에서 작가님은

이 책에 실린 원고는 <법보신문>에 연재한 글들이며, 프롤로그에 실은 글은 국방부에서 펴낸 <마음의 양식>에 담은 글을 다듬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여러 매체에 다양한 형식으로 책을 소개하는 일을 즐겁게 하시는 분을 보며, 나의 리뷰에서도 사람들이 재미와 의미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욕심일까요?

 

34권의 책들을 작가님의 따스한 시선으로, 때로는 냉철한 시선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글에 배어있습니다.

한 권의 책을 읽었지만, 35권의 책을 읽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물론 많은 작품들을 쉴세없이 접하게 되니, 조금 버겁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요.

책 읽기가 힘이 들면 잠시 쉬어도 좋습니다.

 

 

제법 쌀쌀한 가을 바람이 부는 요즘,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책 속으로, 이야기 속으로 흠뻑 빠져드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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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교실 - 관계 중심 학급 경영의 첫걸음
루이스 코졸리노 지음, 서영조 옮김, 최성애 감수 / 해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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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 육아에 대해선 들어본 적이 있지만,
애착 교실은 처음 들어본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 까?

[세계적인 심리학자 루이스 코졸리노 박사가 알려주는 교실 속 애착의 놀라운 힘] 이란 글귀가 내 마음을 울렸다.

책을 펼치면 먼저 살펴보는 저자 프로필과 목차.
목차를 보니, 방대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이 되었다.

1부에서 4부까지 이뤄져있고, 1장부터 12장까지.
저자는 사회신경과학, 철학, 인류학, 심리학 등의 최신 이론을 교육에
효과적으로 접목해 아이들의 몸과 마음, 두뇌를 건강하게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한다.
특히 교실 속 안정정인 애착관계를 통해 아이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 자유롭게 사고하는 능력을 키우는 학교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으로, 전 세계 교육 현장에 '애착의 중요성'을 알리는 저자.

Attachment -Based Teaching  속으로 들어가보자.

1장에서는 부족, 안정적인 애착관계, 신경가소성, 워크어라운드의 정의를 소개하고 간단히 논한다고 이야기 한다.  역시나, 학자가 쓴 책은 마치 논문을 보는 듯하다.

교육은 어떻게 시작된 것인가? 그 교육을 논하기 전에 우리 인간에 대한 설명이 시작한다.

P 22
지난 10만 년간 인간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소규모로 무리를 지어 살아왔다. 그런 집단을 일반적으로 부족이라 칭한다. 부족은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적 환경이었고, 사회적 기술이 뛰어난 사람들이 자손을 생산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이 작은 집단 안에서 애착을 갖는 방식과 학습하는 방식이 함께 발전했다.

부족 : 시간을 함께 보내고, 서로 친숙하며, 애정을 나누고, 공동의 목적을 지닌 개인들의 집단, 부족은 인간의 두뇌가 수많은 세대를 지나며 적응했던 사회적 환경.

몇 주전 유발 하라리 교수가 인간에 대한 강의를 했던 내용이 떠올랐다.
호모 사피엔스와 침팬지의 비교.  호모 사피엔스는 서로 협력을 했기에 살아남았다는 것. 침팬지는 1대 소수는 협력할 수 있겠지만, 1대 다수의 협력은 어렵다는 것.

저자는 인간의 본능은 협력과 평등을 원한다고 말한다.
현대의 인류는 10만 년이 넘는 시간에 걸쳐 가족 관계, 협력, 공동체 의식으로 결속된 작은 부족 공동체에서 진화했다고.

대규모 조직에 부족의 본능을 적용하는 것을 워크 어라운드라고 한다.
소규모 집단의 동력을 작동시키고 원시적인 사회적 본능을 촉진하여 대규모 조직에서 애착을 굳게 하는 전략. 좋은 예로 스포츠팀, 군대의 소대, 열정과 헌신으로 프로젝트를 함께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등.

음... 21세기 교실에 부족의 교육법을 실천하려고 한다면?

학교와 학급의 규모는 가능한 작게 하라
유대를 맺을 시간을 충분히 가져라
학생들을 집단으로 나누어 교실의 권력을 분산시켜라
봉사활동에 참여시켜라
가치 있는 도전과 의미 있는 일을 하게 하라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시사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라
학부모들을 학습 과정에 참여시켜라

학급 교실에 워크 어라운드를 적용하는 것이  현실상 가능할까란 의문이 담겼다. 이론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닐지.
교육 문제에 해결책은 본질적으로 기술이 아니라 인간에게 달려있다고 말하는 저자의 주장엔 동의하지만. 섣부른 핑크빛 환상만을 이야기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들었다.

각 장마다 연습 과제가 있다. 총 10개의 연습 과제.
책 마지막엔 연습 요약이 따로 정리되어 있다.

연습 1. 애착 교실을 위한 학급 계약서 만들기
연습 2. 학습의 장애물 넘어서기
연습 3. 자기 자신과 자신의 부족을 보살피고 사랑하기
연습 4. 진정하는 법 배우기
연습 5. 수치심을 이해하고 극복하기
연습 6. 교사의 자기 평가 - 나는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가?
연습 7. 공감 연습
연습 8. 미지의 세계 속으로
연습9. 자신의 이야기 써보기
연습10. 부족 같은 교실을 만드는 7단계


저자는 부족같은 교실,  학생과 교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애착 교실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많은 이론적 배경을 담아내고 있다.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는 저자. 물론 책 한권으로 정리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10장에선 지지하고 격려하는 교사, 교육자들의 실제 사례를 밝히고 있다.
학생들을 만나는 교사분들이 꼭 보시면 좋을 책이라 생각된다.
예전에는 스승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학생들에게 존경받는 선생님들이 얼마나 계실지.
공교육, 교권이 무너졌다고 하지만, 진정한 배움을 주시는 선생님들이 계시다고 믿는다.
나의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지식적인 전달을 잘 하시는 선생님들보다는 학생들에게 학습 동기부여를 해주시는 선생님이 더 기억에 남았다.

결국 마지막 12장에서 저자는 애착에 기초한 가르침에 대한 탐구를 마무리 지으면서, 두 가지 근본 개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첫 번째는 가치 있는 대의에 참여하면서 사람들 간의 유대를 강화하는 것, 두 번째는 중심을 잡고 자신을 잘 인식하고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사려 깊고 진지한 자세를 갖는 것.
원시적인 부족으로의 삶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더 잘 살고 더 잘 배우게 해주는 방식으로 사회적 결속을 강화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부족 집단의 핵심 요소는 '공동의 목적이나 가치 있는 대의를 공유하는 것' 이다.

교사와 학생들 모두가 자신과의 관계와 타인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면서 안전한 부족 공동체 같은 교실을 만들고, 수치심과 싸워 이기고, 자아인식을 넓히는 것이 이 책의 핵심적인 목표라 마무리 짓는다.

교육관계자분들, 학부모님들이 꼭 일독하길 바란다.
인격적인 관계를 맺는 교사와 학생이 만들어가는 교육 환경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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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참지 않아도 괜찮아 - 눈치 보지 않고 나답게 사는 연습
고코로야 진노스케 지음, 예유진 옮김 / 샘터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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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지마요!

귀여운 일러스트 표지가 눈길을 끄는 책입니다.

역시 올해 트렌드는 힐링인가요?

더 이상 참지 않아도 괜찮아

작가는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할 지 궁금했습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고코로야 진노스케] 입니다.

책 날개에선 이렇게 저자를 소개하고 있어요.

 

대기업에서 19년간 관리자로 근무하다 가족에게 일어난 문제를 해결하지 위해 심리 치료를 공부했다. 성격을 고쳐 문제를 해결하는 '성격 개선 전문 카운슬러'로 활동 중이다. 등등....

 

독자적으로 개발한 심리 치료법으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대호평을 받았다고 합니다. 과연???

       

 

14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프롤로그 생각이 먼저, 현실은 그다음

 

1장 그대로 괜찮다

2장 패턴을 깨라

3장 열심히 하지 않기

4장 민폐를 끼쳐라

5장 바꾸어가기

6장 모든 게 기분 탓

7장 나의 즐거움이 먼저

8장 원래 행복하다

9장 솔직해져라

10장 지금 이 순간에 웃자

11장 손해를 보자

12장 야비한 사람이 되자

13장 좋은 사람인 척하지 않기

14장 제대로 살자

 

에필로그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아간다

 

   

어랏. 상식을 깨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어요.

민폐를 끼쳐라? 야비한 사람이 되라구?

제목만 보고 곡해하지 않아야 합니다. 하핫.

 

백수 생활을 누리고 있는 저에게, 단비같은 책이었답니다.

바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정작 나를 챙기진 못했지요.

나의 신체적, 정신적, 영적 건강에 대해 돌아보고 있는 요즘, 행복합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걸 배우고 있어요.

 

나는 부족하다는 생각, 보다 나은 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했었어요. 열등감이 성장의 원동력이 되긴 하지만, 지나친 열등감은 건강한 자존감을 갖는데 방해가 되는 듯 합니다.

 

      

P24

당시에 저는 사람들이 행복해지도록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불행하거나 즐겁게 살지 못하는 사람들을 열심히 찾아다녔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자기 몫을 못할 것 같은 사람'이나' 지 금 곤란을 겪고 있는 사람'을 찾아서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그런 나의 모습을 대견해하고 좋아했던 거죠.

그런데 '이런 나라도 괜찮구나'라고 스스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줄 수는 없더라도 나는 내 뜻대로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p25

그러니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자신을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당신은 지금 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니까요.

 

      

열심교 신자였던 저자의 모습과 저의 모습이 오버랩이 되더군요.

어떤 일이 주어지면, 그 해결방안을 다양하게, 효율적으로 찾아보았던 저입니다. 기본부터 충실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에, 남들보다 느리긴했지만, 꼼꼼하게 일을 한다는 평가를 받았지요.

열심히, 될때까지, 열성적으로... 그래요. 저도 열심교 신자였어요.

사실 지금도 그 열심교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p64

열심히 하지 않을 용기.

열심히 하지 않고 스스로를 믿는 용기.

열심히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친절함을 신뢰하는 용기.

      

 

열심교 신자는 저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일테지요.

열심히 안 하면 사랑받지 못하고, 제대로 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두려움으로부터 빠져나오라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했던 결핍감과 죄악감에서 벗어나보라고 속삭입니다.

 

      

P88

나는 가치있는 존재다. 나는 훌륭한 사람이다. 잘하지 못해도 사랑받고 도움 받을 수 있는 사람이다. 스스로 그렇게 믿어 보는 겁니다.

그런 믿음을 갖고 주위 사람들에게 더 도움을 청하고 사양하지 않고 그들의 도움을 받아들입니다.

그것을 미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마인드.

민폐를 끼치는 용기.

이것이 본래 내가 가진 높은 가치를 깨닫는 방법입니다.

 

      

~!

민폐를 끼치라는 말의 의미가 위와 같은 뜻을 내포하고 있군요.

주위 사람들의 '선의'를 믿어보는 거죠.

저도 '내가 맡은 일은 내가 완벽하게 처리해야지.' 란 생각을 하면서,

혼자만의 방식으로 꾸역꾸역 진행했던 적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주변인을 믿지 못한 거죠.

      

 

P191

인생의 고민이나 문제는 '나답지 않을 때' 생깁니다.

 

사실은 냉정한 사람인데 다정한 척 한다거나

사실은 착한데 나쁜 사람인 척 한다거나

사실은 못하는데 할 수 있는 척 한다거나

사실은 느긋한 사람인데 재빠른 척 행동한다거나

사실은 나쁜 사람인데 좋은 사람인 척 한다거나

사실은 화가 났는데 아무렇지 않은 척 한다거나

 

이렇게 나답지 않을 때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할 때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길 때

 

그럴 때 눈앞에 문제가 나타납니다.

      

 

참 공감가는 내용입니다.

저도 나답지 않게 행동해야 할 때가 많아지니, 점점 힘겨웠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수십 개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죠.

가족에게 보여주는 얼굴

학교에서 보여주는 얼굴

직장에서 보여주는 얼굴

놀이공간에서 보여주는 얼굴

상황에 맞게 자신을 연출하게 되는 거죠.

솔직한 어린 아이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사회화란 명목아래, 우린 자신의 본 얼굴을 잃어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진짜 나다움'을 찾아가는 길을 찾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스스로에게 정직한 삶이 영적인 삶이라 저자는 말합니다.

      

 

P 227

야비한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게 사는 것을 '나쁘다(두렵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심판하지 않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죄악감이 없다는 것은 스스로를 비난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P228

야비한 사람은 행동도 다릅니다.

그들은 두려움이 아니라 즐거움 때문에 일을 시작합니다.

가끔 사랑에서 비롯된 행동이나 두려움에서 비롯된 행동이라는 표현을 접할 때가 있는데, 별것도 아닌 죄악감을 갖고 그것을 속죄하고 정당화하려고 하는 행동이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반면에 무엇을 숨기거나 속죄하는 일 없이 그냥 즐기는 것.

이것이 사랑에서 비롯된 행동입니다.

 

 

  

야비한 사람이 되자로 말하는 저자.

흔히, 성질이나 행동이 야하고 천하다는 뜻을 갖지 않아요.

야비하다는 표현이 적절한지는 좀 의문이지만, 저자만의 정의 풀이를 따라가봅니다.

 

      

저자는 끝으로 인생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 행동을 바꿔보라고 독려합니다.

 

- 열심히 하지 않을 것.

- 손해를 볼 것.

- 야비하게 살 것.

- 누군가를 돕지 않을 것.

- 도움이 되지 않을 것.

- 좋아하는 일만 할 것.

- 참는 것을 그만둘 것.

 

      

저자는 약 20년동안 대기업에서 아둥아둥 살아왔겠지요.

자신의 본 모습을 찾기보단, 타인의 요구에 의한 모습으로 긴 시간 살아오면서 힘들었겠지요. 가족에게 일어난 문제를 해결하고자 심리 치료를 공부했다고 하지만, 어쩌면 스스로를 위한 공부였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나다움을 잃어가면서 문제는 더욱더 커져가니까요.

저자는 세상에서 통용되는 상식에 반기를 들어봅니다.

그리고 그 상식에 반하는 삶을 살아본거죠.

 

'어랏? 이렇게 안해도 괜찮구나.

혼자 열심히 아둥바둥하지 않아도 괜찮구나.

세상의 사회적 알람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아도 괜찮구나.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아도 괜찮구나.' 라구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산다' 이 말이 나에게 크게 다가왔습니다.

스스로를 믿으면서 살아갈 수 있다면,

어떤 상처와 시련이 있더라도 묵묵히 감내할 수 있다면,

나답게 산다는 것이 더 이상 어렵지 않을 것 같아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기. 나를 인정하기.

좋은 저자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지금 마음이 지옥인 분들, 세상살이가 팍팍한 분들, 제대로 살고 있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꼭 만나보았으면 좋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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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7.10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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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에서 준비한 맛난 이야기상 받으세요~!

표지부터 맛있는 다식이 준비되어있네요.

알록달록 고운 빛깔을 자랑합니다.

샘터에서 준비한 맛난 이야기상 받으세요~!

표지부터 맛있는 다식이 준비되어있네요.

알록달록 고운 빛깔을 자랑합니다.

 

 

이번 달에 만난 사람은

바로 나문희 배우님이세요.

우리들의 엄마, 할머니. 바로 이웃집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을 맛깔나게 표현하시는 분이지요.

[대기만성 국민엄마]란 표현이 정겨워요.

진짜 울 엄마를 닮으신 것도 같구요.

꾸준하게 연기 인생을 걸어오신 분.

연예계에서 빛나는 스타들 옆에서 늘 한결같이

자리를 지키셨던 분.

초조함도, 불안감도 있었을테지만

연기 내공을 차근차근 쌓아오신 분이라 존경스러워요.

꾸준하게 자신의 일을 하신 분들은

결국 스스로 빛을 발하더라구요.

 

짜잔!

이번 10월호 특집 주제는 [내 인생의 가을걷이]

늘 맞이하는 가을이지만, 자연의 위대한 섭리를

느끼게 된답니다.

뜨겁게 이글거리는 여름은 어느새 사라졌지요.

가을 바람이 솔솔~

선선해진 날씨와 함께 듣는 가을 노래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지요.

아름답게 열매맺고, 영글어가는 모습은 얼마나 멋진지.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읽고, 느끼고, 맛볼수 있답니다

 내 인생의 가을맛은 어떨까요?

    

 

특히 제 맘에 쏙들었던 기사를 소개하겠습니다.

 

밀양 만어사 가보셨나요?

만 마리의 물고기가 돌로 변해 불도를 닦고 있다는 절이랍니다.

'밀양의 3대 신비' 중 하나랍니다.

 

돌이 된 물고기 떼. 상상이 가시는지요?

<동국여지승람><택리지>에서 특별한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어요.

예사롭지 않은 풍광과 신비로운 전설이 궁금하신 분은 한번 살펴보세요.

저는 돌무더기 속에 있으면 어떨지 한번 상상해봤어요.

 잔잔하고 고요한 산 속 풍경. 향긋한 흙내음를 맡으며 심호흡을 하고 싶어지네요.

 

 

위치 : 경남 밀양시 삼량진읍 만어로 776

특징 : 해발 674m의 만어산 8부 능선에 위치

가락국 김수로왕이 창건하였다는 기록이 삼국유사에 전해짐

볼거리 : 밀양 8경중 하나인 운해,

천연기념물 제 528호 암괴류,

보물 제466호 삼층석탑 등

문의 : 055-356-2010(만어사)

055-359-5639(밀양시 문화관광과)

 

 

이제 2017년도 샘터는 11, 12

딱 두 번 남았네요. 올해가 가기 전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나의 이야기를 한번 써보는 건 어떠세요?

 

11월 호는 9/25까지.

12월 호는 10/25까지 입니다.

 

풍요로운 한가위를 맞이할 준비는 잘 하고 있나요?

 올 추석연휴는 대체 공휴일까지 포함하면

꽤 오랫동안 쉴 수 있다던데... 그림의 떡은 아니었음 좋겠네요.

 

모두가 행복한 10월을 맞이하길^^

물론 샘터와 함께라면 더 좋겠죠?

 

샘터 공식 포스트

http://post.naver.com/isamtoh

 

*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샘터에서 준비한 맛난 이야기상 받으세요~!
표지부터 맛있는 다식이 준비되어있네요.
알록달록 고운 빛깔을 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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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7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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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님의 그림 에세이.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보드라운 책 표지에서 따스함이 느껴졌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지만,  서늘한 바람에 가을이 완연하다는 걸 느끼는 요즘. 

책이 나에게 성큼 다가왔다.

이외수 쓰고 정태련 그리다

그림을 그린 정태련님은 세밀화를 주로 그리셨다. 생태 관련 세밀화 작업.
다양한 소재, 색감, 색다른 표현기법.
미술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지만, 정태련님의 그림은 멋졌다.
단순히 멋지다는 한 마디로 설명하긴 죄송스럽다.

 

 

1장 적요는 공포

적요라는 표현이 낯설다.  평소하는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
하지만 작가님은 타고난 글쟁이.
맛깔나는 표현을 찾아내고, 깊은 물속에서 팔딱거리는 생명의 단어를 건져올린다.

적요 : 적적하고 고요함.

날마다 잠에서 깨어나면 대낮에도 컴컴한 어둠이 웅크리고 있었다.

움막 안에는 아무도 없고 어둠과 함께 적요만이 나를 짓눌러 왔다.

어둠 속의 적요는 곧 공포였다. 다섯 살 때였다.

 ......

지금도 적요가 공포다. 곁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 또한 공포다. (p20)


나에게도 이런 경험이 있었다.
여섯, 일곱살 때의 기억이다.  성탄절 밤이었다.
엄마는 성탄절 미사를 드리고, 성당 사람들에게 음식 봉사를 하셨다.
함께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며 맛난 음식을 나누며 친교를 나누던 그 때.
신앙과 봉사를 중요시 여겼던 엄마.  설거지를 끝내고 가야 한다고 하시며
혼자서 집에 가라고 말씀하셨다.
그땐, 왜그리 엄마가 야속하게 느껴졌는지.
컴컴한 어둠 속을 헤치면서 집으로 달려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가끔 꿈에서 공포스런 장면으로 나타나곤 했다.
나에게 그 기억은 충격과 공포로 내 머릿속 깊숙한 곳에 새겨졌나보다 했었다.
시간이 꽤 흘러서 엄마가 나에게 그 사건에 대해서 사과를 했다.
'밤에 무서웠을텐데, 엄마가 미안하다. 네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서 미안했어'라고 말씀을 하셨다.  왜그리 눈물이 왈칵나던지.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나에게 상처를 준 것이 못내 미안하셨던 엄마의 마음이 참 고마웠다.  나의 마음 속 흉터에 빨간약을!
그 시절 엄마를 생각해보면 작은 아이가 밤늦게까지 일하는 엄마 옆에 있는 것이 미안해서 혼자라도 가서 빨리 자야지라고 했을텐데.
막내 딸의 내적 상처를 뒤늦게라도 살펴보고 보듬어주신 엄마께 감사했다.

 

 

공간도 입체고 시간도 입체다. 따라서 당연히 시간에도 옆구리가 있다. 거기 시간의 옆구리, 작은 골방 하나를 나는 알고 있다. 가끔 나는 그 골방으로 들어가 명상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린다.

그때는 시간도 공간도 정지한다. 그리고 모든 현실은 사라져 버린다. 내가 비정상인 것일까. (p34-35)


오로지 홀로 존재하는 시간.
시공간의 경계가 없는 그곳에서의 창작 활동이라니 비현실적이지만
몰입의 즐거움이 느껴진다.
시간의 옆구리란 표현이 정겹다. 
다정한 엄마, 아빠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개구쟁이 아이처럼.
나에겐 명상, 글, 그림. 창조적 활동에 대한 동경이 있다.
기억을 다시 더듬어보면,
나의 적성 검사 결과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던 분야는 창조력, 언어력.
그 당시엔 별 감흥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가물거리는 별빛의 끝자락을 잡고 싶은 심정이다.

 

 

 

 

" 항해보다 어렵고 전쟁보다 치열한 인생,

사랑 하나만 있으면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사랑
한 때, 그 사랑을 믿지 못했었다.
대가족 속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살아왔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나의 연애사를 돌이켜보았을 때
한편으론 애정결핍증세가 심각하다는 걸 깨달았다.
막둥이로 과도한 애정의 중심에 있었기에,
누군가에게 사랑을 베풀기보다는 사랑을 받고자하는 속성이 강했다.
나보다 더 사랑할 수 있는 존재는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내 친구 N양은 사랑에 온 목숨을 바쳤었다.
그녀는 끊임없이 사랑을 했고,
치열하게 사랑을 했었기에 한이 없다고 나에게 말했다. 
사랑에 온몸을 던지는 그녀를 보면서 부럽기도 했었다.
나에겐 나 자신을 내던질만한 사랑의 용기가 없었다.
어쩌면 용기가 아니라, 태도의 차이였겠지싶다.
N양은 여전히 사랑을 믿으며, 사랑을 하면서 살고 있다.
거침없이 나아가는 그녀를 보면서 역시...
한 해, 한 해
인생을 살아오면서 삶의 지혜를 간절히 원했던 때가 있다.
최근 내 삶의 중요한 가치를 떠올리며, [사랑]이란 단어를 집어내는 내 모습이  낯설지만 유쾌하다.
조금씩 나도 영글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굶주림만큼 인간을 처절하고도 저급한 동물로 전락시키는 형벌이 있을까. 그러나 육식의 굶주림보다 훨씬 더 인간을 처절하고 저급한 동물로 전락시키는 것은 영혼의 굶주림이다. 참으로 무섭고 어이없는 실상은 그것에 대해 아무런 자각도 위기도 느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p 164)

 


영혼의 굶주림. 영적 갈망,
인간은 영적 존재이기에,
끊임없이 영혼의 갈증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사실 나도 내 영혼의 굶주림을 몰랐었다.
어떠한 큰 사건이나 계기가 있을 때,  영적 갈망을 깨닫는다.
아무런 자각이나 위기도 느끼지 않는다는 사실이 무섭지만 현실이다.
글 쓰는 사람들은 민감하게 자신과 세상을 관찰하고 표현한다.
똑같은 1이란 자극이 주어지더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이게 된다.
누군가에겐 1이란 자극은 1 그대로 이기도 하지만,
또다른 누군가에겐 1이란 자극은 5가 되기도, 10이 되기도 하다.

 

 

책은

사람을 알게 만들고

느끼게 만들고 깨닫게 만든다.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지 않으면 얕은 앎,

얕은 느낌, 얕은 깨달음에 머무르게 된다.

뿐만 아니라 부끄러움조차 모르게 된다.

책은 우주로 연결된 통로다. (p186)


책 : 1. 종이를 여러 장 묶어 맨 물건.
      2. 일정한 목적, 내용, 체재에 맞추어 사상, 감정, 지식 따위를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여 적거나 인쇄하여 묶어 놓은 것.


나에게 책은 어떤 의미일까?

서른이 넘어서야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았다.
참 부끄럽게도 고전 문학, 혹은 필독서라 불리는 명작은 읽지도 않았다.
얕은 지식으로 오랫동안 연명했다.
책보다는 TV 보기를 좋아했고, 컴퓨터로 인터넷 서핑을 즐겼다.
책엔 진리가 있다는 말은 그저 그런 말이라 치부했었다.
베스트셀러로 소개된 책은 가끔씩 읽었다. 소설책도 읽고, 시집도 읽었다.

그러나 자기계발서 종류의 책을 가장 많이 읽었다.
술술 읽히는 쉬운 책을 좋아했다.
어렵게 개념을 풀어내는 책은 읽다가 접어두곤 했다.
[생존 독서]라는 말을 접했을 땐,  '뭐야? '했었지만...
살기 위해서 책을 읽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곧 나의 이야기가 되었다.
내가 손을 놓지 않는 이상, 절대 배신하지 않는 친구.
책은 나에게 위로가 되었고, 친구가 되었다.
혼자 놀기 어색해하는 나에게 슬쩍 다가온 녀석이다.
죽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까?
읽어도 읽어도 끝이 없는 책이 있어 즐겁다.

 

 

그림에세이인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은
이외수 작가님의 짧은 호흡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일상의 이야기에서 삶에 대한, 인생에 대한 지혜로움이 번뜩인다.
그림과 글은 어떻게 구성했을까?

이외수, 정태련 두 분의 작업은 예전부터 하셨다던데...

 글에 맞는 그림을 고르는 것일까? 혹은 그림에 맞는 글을 찾는 것일까?
작가님은 정말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에서

 말하듯이 살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해보기도 한다.
나의 질문은 작가님에게 텔레파시로 전해지고 있을까?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 감성마을 799번지]
올 가을엔 이 곳으로 한 번 떠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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