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작가가 너무 좋다.

윤서 덕분에 알게 된 것이 하나 더 있는데, 말수가 적은 어린이는 ‘말하기‘가 아닌 ‘듣기‘로 대화한다는 것이다. 내가 말하느라 애쓴 동안 윤서는 듣느라 애썼을 것이다. 그런데도 독서교실에 계속 오겠다고 하니 고마울 따름이었다. - P38

한번은 어머니로부터 ‘오빠보다 친구도 적고 자신감이 없다‘고 걱정을 듣는 열세 살 어린이를 만난 적이 있다. 말수가 적을 뿐 속이 아주 단단한 어린이였다. 초등학교 다니는 동안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난 적이 없어서 친구랑 노는 데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중학교에 가면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고. 노래는 잘 못하지만좋아한다며 뮤지컬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진로‘는 몇 살 때까지 정해야 되는 거냐고 진지하게 묻기도 했다. 동화책을 많이 읽었다기에 청소년 소설들을 보여주었더니 조그맣게 한숨을 쉬었다.
"아.....못고르겠어요. 다 너무 읽고 싶어요."
자신감은 말하기로만 드러나는 게 아니다. 조심스럽지만단호하게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어린이가 자신감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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