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상대방의 입장을 명확히 알자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원래 다른 세계에 살았습니다. 처음부터 다르게 취급되었고 다른 말을 들었고 다른 기대를 받았습니다.”
-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원래 우리 싸우지 않고 지냈잖아, 다시 평화로웠던 때로 돌아가면 안 돼?“ ”왜 서로 싸우는지 모르겠어. 그냥 싸우지 않고 평화로웠으면 좋겠어.“ 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좋은 말이지만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원래‘는 여성혐오 논의가 격화되기 전을 의미하는데, 그럼 결국 차별이 공고히 되고 여성의 목소리가 묻히던 때로 돌아가자는 것과 다르지 않다. ’싸우지 말자‘는 말은 마찬가지로 여성의 목소리 때문에 사회가 혼란스러우니 다시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자는 말이다.

“견고하던 남성의 세계에도 이제야 균열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균열의 원인은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상대는 ‘문제 없던 남녀 사이’가 갑자기 틀어져 당황스럽고 섭섭할 테지만, 한쪽에서는 내내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그것이 비로소 그들의 귀에 닿은 겁니다. 그러니 이제 선택할 때입니다. 원래 평화로운 세계에서 살던 것은 한쪽뿐이었기에 그리로 돌아가는 선택지는 없습니다. 시끄러운 목소리를 막아서 원래의 고요를 되찾고 싶겠지만, 이것은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둘이 남습니다. ‘사랑해야 할 사이’인 상대방의 비명을 들으면서 그냥 살거나, 혹은 그들의 착각에서만이 아니라, 진짜로 남녀가 서로 잘 지낼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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