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다시 꺼내든 책.

- 고백

어느 한 사람의 고백을 담은 이야기.
계속 사람에 대해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이 드는 단편이었다.
아래 구절은 왠지 모르게 위로가 되어서 남겨둔다.

그런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기대고 싶은 밤. 나를 오해하고 조롱하고 비난하고 이용할지도 모를, 그리하여 나를 낙담하게 하고 상처 입힐 수 있는 사람이라는 피조물에게 나의 마음을 열어 보여주고 싶은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이야기해서만 구할 수 있는 마음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고 나의 신에게 조용히 털어놓았던 밤이 있었다.
우리는 남은 차를 마저 마시고 가방을 든다. 구원이니 벌이니 천국이니 지옥이니, 하물며 사랑이니 하는 이야기는 더는 입에 올리지 않은 채로. 우리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각자의 우산을 쓰고 작별인사를 나누고 뒤돌아 걸어간다. 그렇게 걸어간다.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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