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는 리사에게 관심을 갖기 전에 그녀의 아름다운 글씨체에 먼저 관심을 보였다. 숫자 2를 그렇게 쓰는 여자와는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리사의 손끝에서 나란히 나오는 선들은 기호의 획들을 담아놓은 보이지 않는 상자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리사가 명세서에 평범한 글을 써놓아도 노아는 멈춰 서서 그 글을 다시 읽어보았다. 그 내용 때문이 아니라 그처럼 우아하게 글자를 쓰는 손끝에 담긴 춤추는 영혼을 알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 P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