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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숲의 사랑
장수정 지음 / 로에스미디어 / 202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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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숲의 사랑] 제목부터 눈길을 끌었다.
사랑, 연애 소설이라면 두근두근하고 밝고 핑크핑크 할 것 같은 선입관을 깨고, '검은 숲'이라니...
표지는 또 어떠한가? 블랙에 음침함을 드러낸다. 왜? 검은 숲의 사랑일까, 궁금했다.....
*인물
시마 : 남자주인공. 중년. 대기업 임원이었으나 위암으로 사표내고 고문으로 재직중. 여동생 류하가 별장에서 자살. 제이령 휴양림에서 만난 숲 해설사 소유를 만나고 사랑(불륜)에 빠짐.
소유 : 여자주인공. 30대 중반. 제이령 휴양림의 인기 숲 해설가. 남편과 초등학생 딸이 있다. 혼외자로 태어남. 숲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생활을 한다. 시마를 만나고 사랑에 빠짐. 자연의 원초적 본능에 충실하듯 자신의 마음에도 충실한 여인.
류하 : 시마의 여동생. 어렸을 적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를 전다. 시마의 제이령 별장에서 자살. 시마에게는 늘 돌봐주어야 하는 대상이다. 늘 시마의 마음 한켠에 살아있다.
* 이야기는 주인공 시마가 악몽을 꾸며 시작한다. 검은 드레스를 입은 여자와 별것 아닌 일로 다투고, 여자는 그 분에 못이겨 기둥에 머리를 박고 죽는다. 죽은 몸안에서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를 씻기고, 검은 하수구로 빨려 가며 깨어나는데,,,첫 부분부터 강렬했다. 사실 새벽 두시에 모두 잠들고 적막한 가운데 읽는데 등골이 서늘하며 연애 소설이 아니라 공포소설을 읽는 느낌이었다.
시마는 대기업 임원을 역임한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사람이다. 그러나 위암이 발병하며 삶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해 회사도 그만두고 별장이 있는 제이령에서 지내게 된다. 근처 휴양림에서 숲 해설사 소유를 만나며 그녀에게서 숲, 자연을 느끼고 배우며 사랑에 빠지게 된다. 특히 자살한 여동생 류하를 떠올리게 하는 닮은점도 있어 더 빠져든것도 같다.
소유는 대학교수 남편과 초등학생 딸이 있다. 하지만 시마를 만나고 사랑에 빠지며 동시에 둘을 사랑할 수 없다하며 집에서 나오게 되고 시마와 그 일로 다투고 헤어지게 되는데...
이 두사람의 만남이나 사랑 방법이 특이하게 다가온다.숲이 배경이라니...그냥 숲에서 만나 사랑했대요,같은 통속이 아니다. 숲을 보여주고 숲에 동화되어 가는 사람들. 나역시 그 숲에 있는듯 끌어당긴다.
시마는소유를 처음 만났을 때 산을 헤치고 나가는 뒷모습에서 자연과 하나인 듯한 느낌을 받는다.
- p.65 일단 발을 내딛기 전 소유는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을 한껏 긴장시켰다. 그리고 대퇴부와 장딴지, 발가락이 일자를 이루며 팽팽해졌다 싶을 때 날 선 다리로 튕기듯 가볍게 흙을 차고 올랐는데 그럴 때는 대지가 불쑥 손을 내밀어 소유의 엉덩이를 받치며 힘껏 위로 밀어 올려주는 것 같았다.
죽은 듯 누웠던 흙과 바위, 겨우내 잠들었던 풍뎅이와 하늘소 애벌레, 오랜 추위에 몽롱하던 나무는 소유의 발걸음에 비로소 깨어나 햇빛을 머금고 바라마을 품으며 돛처럼 부풀고, 늘어지고 정체됐던 공기는 소유의 활갯짓에 또한 비로소 기지개를 켜며 소유의 어깨와 겨드랑이, 옆구리와 발목에 차례로 격렬한 바람의 여울을 만들었다.
그렇게 대지와 하나인 듯한 소유에게 강렬한 인상을 받고, 그녀와 숲을 탐방하며 사랑을 키워간다.
어쩌면 통상적인 불륜의 사랑을 미화하는 것은 아닐까? 너무나 평범한 내 관점은 불륜은 불륜일뿐, 아무리 사랑이라 외쳐도 상대방에 대한 기만이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소유의 숲에 대한 사랑, 벌레와 나무, 꽃 등 자연에서 얻는 평안을 통해 자연의 숭고함, 위대함, 아름다움을 보게 되었다.
지금껏 봐온 소설에서는 보지 못했던 숲이라는 장소에서 일어나는 사랑을, 자연과 조화롭게 이어가며 풀어가는 이야기에 한순간도 놓칠 수 없어 몰입하며 읽었다.
시마와 소유는 그 불륜의 한계에 자연속에서 그들만의 평안을 찾는다. 그들이 지니고 있는 아픔, 시련, 문제들은 숲에서 사는 곤충들, 나무들, 풀들, 꽃들이 지닌 원초적 본능 속에 인간도 자신의 본능에 충실해지려 하며, 자연의 웅장함 속에 하나가 되고 사랑을 쌓아간다.
[검은 숲의 사랑]이라는 제목도 전체적으로 어두운 면이 있어서 정했다 하는데 너무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20대 철없는 풋풋한 사랑도 아니고, 통속적 불륜도 아닌, 자연의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건강함과 자연스러움이 소유를 통해 전해진다. 그런 소유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소유와 시마의 숲 탐방을 따라까다 보면 나도 그 숲 한가운데서 소유의 해설을 듣고 있는 것 같다. 눈 앞에 그림처럼 펼쳐지는 풍경에 절로 입이 벌어지고, 처음 들어보는 풀과 꽃, 나무의 이름들은 생소하면서도 귀 기울이게 한다.
*소유를 찾아가는 시마의 움직임에 손에 땀이 나고, 안타깝고, 어쩌나 싶은 마음에 책장을 덮고 나서도 한참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장수정작가님이 현직 국립공원에서 자연환경해설사로 일하고 계신다 하니, 소유를 더욱 생생하게 표현해 내신가 아닐까? 싶은 마음에 더 몰입력이 좋았던것 같다.
@로에스미디어 @책방통행 덕분에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부족한 서평으로 이 책에 담긴 많은 이야기를 전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직접 읽어보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강추 합니다.
*서평이벤트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