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시간
유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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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어머니, 제가 지금 화성에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지구로부터 약 1억 6천만 킬로미터 떨어진 행성이요 ​ 인간의 공허와 고독에 대한 입체적 사유 ​ 사설 탐정으로 일하는 성환에게 한 남자가 찾아와 6년 전 사라진 여동생의 행방을 알아봐달라고 부탁한다. 머지않아 사망처리가 되며 그녀 앞으로 가입한 30억 원의 보험금을 매부가 받게 될 거라고. 성환은 조사를 진행하며 주요 인물을 만나 보지만 어쩐지 그들은 능숙하게 연기하는 것 같은데…

책소개



어머니, 제가 지금 화성에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지구로부터 약 1억 6천만 킬로미터 떨어진 행성이요 



인간의 공허와 고독에 대한 입체적 사유 



사설 탐정으로 일하는 성환에게 한 남자가 찾아와


6년 전 사라진 여동생의 행방을 알아봐달라고 부탁한다.


머지않아 사망처리가 되며 그녀 앞으로 가입한


30억 원의 보험금을 매부가 받게 될 거라고.


성환은 조사를 진행하며 주요 인물을 만나 보지만


어쩐지 그들은 능숙하게 연기하는 것 같은데…




*



요즘 sns에서 종종 이런 글들을 볼 수 있다.  의식주가 보장이 되고 인터넷도(대신 인간과의 접촉은 금지) 할 수 있지만 아무도 만날 수 없는 공간에서 몇 년 이상의 시간을 보내면 억대의 금액을 준다는 제안을 받으면, 그 제안을 수락할 것인가? 에 대한 글이다. 댓글에는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내 의견은 충분히 가능하지 않냐는 쪽이었다. 



로또를 맞거나 특별한 행운이 따르지 않으면 일상 생활을 하면서 절대로 얻을 수 없는 금액을 가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얻는 거에 비해 방 안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은 아무렇지 않게 느껴졌던 것이다.



그런데 <화성의 시간>을 읽는 동안 나는 이 제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딸 아이의 수술비 1억 때문에 5년간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 되는 걸 선택한 문미옥의 삶 때문이었다. 죽은 사람으로 지내다 5년 후 실종선고를 받아야 했기에 밖에 자유롭게 돌아 다니는 것도, 신분을 증명해야 하는 병원을 방문하는 것도 금지다. 그녀는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화성에서 보내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인터넷에 그저 넋두리 하듯 어머니께 편지를 쓴다.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이 죽음으로 마무리 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심정은 어떠할까?


그러나 문미옥은 그 모든 외로움과 결핍을 참아낸다. 이 모든 걸 참아 낼 만큼 지켜내고 싶은 게 있어서다.




"미안해 여보."



'여보'라는 단어가, 그 심상한 단어가 왜 그렇게 가슴에 사무치던지. 그러나 그 사무침 속에서 제가 한 남자의 아내라는 사실이 한 아이의 어미라는 사실이 자각되며 그 동안 텅비어 있던 제 속이 뭔가로 가득 채워지는 듯 했어요. 그래요. 어머니. 어쩌면 그건 제가 생에 처음으로 느껴 본 자존감이일지도 모르겠어요. 내 자신이 아주 중요하고 꼭 필요한 존재라는 느낌. 덕분에 저는 아주 씩씩하게 집을 떠날 수 있었죠. 다녀올게요. 라는 말과 함께. 




그래서 일까? 화성에 떨어진 것처럼 고독 속에 살아가는 문미옥보다, 그녀의 주변 사람들이 더 외롭게 느껴진 것은.



문미옥 오빠의 의뢰를 받고 그녀를 찾아야 하는 성환도, 그녀의 5년간의 실종 후 30억의 사망보험금을 얻어내기 위해 철저히 문미옥을 감춰야 하는 오두진도 결핍의 늪에 빠져 외롭고 철저히 고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채워지지 않는 결핍은, 마음대로 거리를 돌아 다닐 수 있는 자유가 있어도 스스로를 화성에 가두게 되는 것이다. 




그의 몸에서 미세하게 새어 나오던 결핍과 공허의 냄새…


여태껏 품고 있던 강렬한 의문의 답을 알게 된 성환은 착찹한 기분에 사로 잡혔다. 그는 그 이유가 자신이 오두진과 같은 부류의 사람이기 때문임을 알고 있었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결핍과 공허를 채우는 무언가가 오두진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고, 자신은 존재 했으나 사라진 것이었다. 쓴 침을 삼키며 성환은 문득 어릿 속에 떠오른 말을 입 속으로 되뇌었다. 


결핍은 파멸을 부른다. 




그렇다면 결핍을 채울 수 있는 건 무엇일까?



흔한 말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그만큼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살아간다는 말이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 만나는 부모가 그렇고, 학창시절에 만나는 친구들이 그렇고, 사회에서 만나는 이들도 수 없이 끊임없이 내게 영향을 준다. 내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이 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결국 그  결핍을 채우는 건 사람이 아닐까? 



<화성의 시간> 속 문미옥에가 딸이 있었던 것처럼, 딸의 죽음으로 결핍을 채워 주던 중요한 존재를 잃어버린 성환처럼, 그리고 처음부터 결핍을 채워 줄 존재를 만나지 못해 폐허 같은 세상에서 살아가는 오두진을 보면, 결국 우리의 모든 고독의 끝에는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 있지 않냐는 결론을 얻었다. 




*



앞에서 인간의 고독과 결핍 같은 다소 어려운 주제에 대해서 글을 썼지만, <화성의 시간>은  영화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주인공 성환이 문미옥을 찾아내는 과정을 보는 재미와, 결국 그들이 얻게 되는 결말은 무엇일까를 기대하며 책을 보다보면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가 있을 것이다. 



퍼즐처럼 흩어져있는 인물들의 사연이 마침내 큰 그림을 이루는 순간. 


우리는 <화성의 시간>이 가진 스토리 텔링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위의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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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양장) 소설Y
천선란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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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평범한 학생인 줄 알았던 나인은, 어느 날 손끝에서 자라는 새싹과 식물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며 고민에 빠진다. 나인을 키워 준 이모에게 이 사실을 말하지만 뚜력한 이유는 말해 주지 않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찾아 온 소년 승택에 의해 자신이 외계에서 온 외계인임을, 이모의 손가락에 피어난 새싹이었음을 알게 된다.

어느 날 갑자기 생겨버린 출생의 비밀, 서로 비밀 없이 지내자고 맹세한 친구 미래와 현재와의 묘한 거리감, 실종된 아들을 찾아 전단지를 붙이는 아저씨와 식물들이 들려준 아저씨의 아들 원우의 죽임에 대한 비밀까지.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나인에게 몰아 치지만, 나인은 도망가는 대신 현실에 맞서기로 한다. 어른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비겁한게 아니라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대며 '옳지 않은 일'을 그냥 지내 보내는 인간들과 다른 선택을 한다.

푸른빛과 함께 엄마라 불리던 나무를 살려 주었던 나인의 이모에 대한 기억 때문에, 외계인을 믿게 되고 그 경험에 대해 말하고 다녔다는 이유로 폭력젹인 사람들의 시선과 결국 죽음까지 맞게 된 원우의 생을 알고 책임을 느꼈기 때문일수도.

꼭 외계에서 오지 않았어도, 새싹에 태어나지 않고 식물의 이야기를 듣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 않았어도 소설 속 원우처럼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외계인 취급을 받으며 배척 받는 사람들이 있다.

기준 선 밖에 있는 사람들.

굳이 따지자면 나는 선 안의 사람이 아니라 밖에 서 있는 쪽에 있던 사람이었다. '사람들과 적당히 어울리는 법'을 배우지 못 했던 나는 초등학교 의 반을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고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내게 폭력을 행사했다. 마냥 순수할 것 같은 어린 아이들도 충분히 잔인해 질 수 있음을 알게 된 시절. 그리고 폭력을 견디다 사람고 적당히 어울리는 법을 허겁지겁 배웠던 나는 누구보다 기준 선에 들어가기 위해 허둥지둥 움직이는 어른으로 성장했다.

어른이 된 후 나는 그렇게 기준 선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허둥지둥 움직였지만, 기준 선 밖이 체질이었는지 여전히 나의 위치는 그대로였다. 다만 기준 선 안에 들어가지 못한 사실에 늘 고개 숙이며.

전공이 어떻게 돼요? 라는 질문에 우물우물 대학을 가지 않았음 말했고( 내 시대의 대학 진학률이 아마 꽤 높았었지) 꿈이 뭐냐고 묻는(아마 어떤 직업으로 먹고 살겠냐는 말이겠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만들어 먹고 살고 싶다는 꿈은 슬쩍 감추었다. 선 밖의 사람들을 보는 시선에 담긴 많은 말들을 감당할 수 없었기에.


그래도 나는 기준 선 근처를 오갔던 탓에 그럭저럭 괜찮게 살아가고 있지만, 확실하게 기준 선 밖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견뎌야 하는 무게는 내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정도의 무게일 것이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세상의 힘에 순응하지 않고 진실을 위해 싸운다는 이유로, 가난 때문에 억지로 선 밖으로 밀려난 사람들까지.

저자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내 서평은 유독 내 감상이 짙다) 나는 이 책에서 다르다는 이유로 즉 선 밖에 있다는 이유로 당연히 견뎌야 하는 폭력적인 것들에 대한 저항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외계인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제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친구들한테도 이상하게 보일 까봐 제 비밀을 털어 놓지 못한 나인이, 역시 외계인을 믿는 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고 결국 죽음까지 맞이 했던 원우를 위해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며 말이다.

남들과 다른 기준 선 밖에 있다고 주늑들지 말 것. 그 이유로 자신이 믿던 것과 신념을 포기 하지 말고 기준 선 안으로 숨지 말것.

그리고 다르다는 이유로 당연하다는 듯 폭력적인 시선을 보내지 말 것. 아예 누구 편하자고 만들어 놓은 그 선들을 지워낼 사회를 만들 것.

이것들이 소설 <나인>을 읽은 후 내가 느낀 것들이다.


*

소설 <나인>의 가장 큰 매력을 뽑아보자면, 마음을 톡톡 건드리는 문장들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을 톡톡 건드리는 문장들은 반드시 어떤 생각들을 끌어오기 마련이다. 어떤 예술 장르든 사람들에게 '생각을 하게 한다는 것' 은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발한 상상력과 퍼져 있는 이야기들의 조각들이 마침내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 내는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천선란 작가의 나인을 강력히 추천한다. 물론 마음 속에 스며드는 따뜻함은 덤이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가제본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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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양장) 소설Y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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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사고로 영혼이 튕겨나온 수리와 류. 영혼은 빠져나왔는데 몸은 평소에 살던 대로 밥도먹고, 학교도 가고, 친구들이랑 웃고 떠들고 살고있다.

영혼없이 몸이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수리는 황당하고, 류는 오히려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수리는 누가봐도 열심히 살아가는 여고생이었다. 공부 뿐만 아니라 시대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독서와 영화도 빠지지 않고 보고, 인스타에 감성샷을 올리는 것도 잊지 않다. 자신의 인생을 그럴듯하게 전시 하는 건 수리의 기쁨이다.

<수리>

집중력에 좋다는 명상을 하고 체력 관리를 위해 운동을 했다. 그때조차 손에서 영어 단어장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성적을 위해 책만 파는 답답한 공붓벌레가 되는 건 싫었다. 음악 앱 재생 목록에 최신 케이팝이 가득했고, 주말에는 신작 영화를 보러 갔다. 어떤 책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지, 꼭 먹어 봐야 할 맛집과 디저트 카페는 어딘지 줄줄이 꿰고 있었다.

안 꾸민 듯 꾸민 것이 진짜 매력이듯, 소소한 일상을 자연스럽게 공유하지만 그 속에는 철저하게 계산된 설정과 연출이 존재한다. 덕분에 내 sns에 '최고예요'를 누르며 친구 신청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p 51)

류는 아픈 동생의 그림자에서 살아 오느라, 남의눈치를 보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다. 친구의 부탁도, 들고 싶지 않은 동아리를 권유하는 선생님의 부탁에도 무조건 yes를 대답했다.

<류>

"나한테 지쳤나봐."

수리의 표정이 오묘했다. 스스로에게 지쳤다는 말이 뭔지 아는 듯했다. 나는 투명한 두 손을 내려다보았다.

"상대가 불편하고 어려운 것보다……"

"……"

"차라리 내가 힘들고 서운한 게 낫다고 생각했거든."

"너 남의 부탁 거절 못 하는구나? 싫다거나 안 한다는 말 도 잘 못하지?"

나는 힘없는 웃음으로 대답을 미뤘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모르겠다. 내 마음 가장 빝바닥에 무엇이 몿여 있는지 바라볼 생각조차 못 했다. 그래 봤자 달라지는 건 없다믿었으니까.

전혀 공통점이 없을 것 같았던 두 사람은, 자신의 영혼에 집중을 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수리는 그럴듯한 인생을 다른 사람들한테 보여 주어야 한다는데 초점에 맞추어, 류는 자신의 감정에 집중하는 게 아닌 다른 사람들의 기분을 맞추어 주는데 초점을 맞추어 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들은 몸에서 빠져나와,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

얼마 전 130만 유튜브 '꽈뚜룹'이 은퇴를 한다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왜 은퇴를 하지? 유튜브가 100만인데?

의아한 마음에 다음 영상을 봤는데, 그는 유튜브를 위해서 지난 4년간 꽈뚜룹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을 찾고 싶어서 진짜 장지수로 돌아가 유튜브 활동을 시작하겠다고 고백했다. 그의 용기있는 선택을 보며, 나답게 사는 것에 대한 의미를 생각했었다.

꽈뚜룹처럼 목소리를 바꾸지 않지만, 우리도 직장에서 또는 친구들 사이에서 '나 답지 않게' 살고 있지는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내 얼굴을 가릴 수 있는 가면의 숫자가 늘어가는 것 같았다.

<나나>의 책 속 수리와 류의 이야기가 더 공감이 되었던 건, 다른 곳에 시선을 두고 사느라 정작 내 영혼에 집중 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봐서 였을 것이다. 수리처럼 내 삶을 그럴듯 하고 전시하고 싶을 때도 있었고, 류처럼 두 사람 사이에 좋지 않은 감정을 피하고 싶어서 내 감정을 숨기고 그냥 좋은게 좋은거지 하고 넘어간 적도 많았다.

그런 날 집에 돌아오면 마음이 축쳐지는 기분이 들었다. 허무하고, 지난 시간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책을 덮고 나는 잠시, 수리와 류처럼 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생각보다 나한테 온전리 충실한 시간들이 아니었다.

만일 버스에 탄 게 나였다면, 내 몸도 영혼을 튕겨냈을 것이다. '영혼이 없어도 이상하지 않는 삶' 이제 그런 삶보다는 '영혼이 있어서 충실한 삶'

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인생의 길은 종착점은 내가 되기를 바라본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가제본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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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삼킨 소년 - 제10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4
부연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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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봤던 글중에 마음에 상처를 받는 순간, 그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가면 그대로 마음의 성장을 멈춘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공감이 되는 글이었다. 제법 어른스러운 척 살고 있지만 나 또한 아직 자라지 못한 소녀가 자라고 있다고, 그리고 어른 스럽지 못 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저들도 아직 덜 자란 어린아이를 품에 품고 살고 있구나 생각하곤 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 태의는 어린 시절 엄마의 폭력으로 상처를 받고 입을 닫았다. 세상 밖과 소통하려고 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세계속에서 살아간다. 

 

 <<소리를 삼킨 소년>> 속 태의를 보며 나는 앞에 언급했던 아직 자라지 못 한 아이의 존재가 생각이 났다. 상처 받은 태의안 아이는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을 피하고, 상처를 남긴 기억과 닮은 상황과 마주할 때면 머리를 벽에 세게 박거나 하면서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

그런 주인공이 우연히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되고, 범인을 찾아 다니기 시작하며 변화하기 시작한다. 그러고 보면 무언가를 하고 싶은 것이 생길 때, 자신을 돌아 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지나간 상처에 불이 붙는 거다.그동안 애써 외면했던 상처에 불이 붙으면 뜨겁고 아플 수 밖에 없지만, 결국 불은 꺼지고 상처는 재로 변해 버린다.

그 변해버린 재는 결국 거름이 되고, 그러면서 성장이라는 걸 하는 게 아닐까?

나도 <<소리를 삼킨 소년>> 속 , 태의처럼 상처를 받은 시간들이 있었다. 태의는 말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상처를 외면했고나는 그냥 잊어버리거나, 농담으로 덮어 버리는 것을 선택해 버렸다. 그러나 최근에 책을 내고 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서 툭툭 상처의 기억들이 튀어나왔다. 아직 완전히 검은재가 되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도 책 속의 태의처럼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그게 누구든 나를 무조건 지지해 주는 한 사람이 있다는 것. 태의를 위해서 직장도 포기한 아빠처럼, 그리고 그 사람을 지켜줄 힘을 가지는 것 또한 살아갈 힘이 있다는 것 또한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소리를 삼킨 소년>>은 청소년 소설이지만, 아직 덜 자란 내게 어떤 울림을 주었던 소설이었다. 내 속에 아직 어떤 기억의 상처 때문에 자라지 못한 소년과 소녀가 있는 어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그래도 뭔가를 해야하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단다. 지금은 헛수고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나중에는 게게 분명 도움이 될 게다. 분명 그러게야. 저기를 보거라. 낙엽이 떨어지는 게 보이느냐?"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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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관들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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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 소개

 

"당신은 대한민국이 공정하다는 거대한 착각속에 살고 있다!"

 

기만과 응징, 통쾌한 희열이 뒤섞인 본격 사회 미스터리 소설.

 

검찰, 사법부, 정치권, 언론을 망라하고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막강한 힘을 휘두르는 무법의 공조 카르텔, 이 부패 세력가들이 기회가 재물을 편취하는 동안 사회는 뿌리부터 깇숙이 썩고있다. 이제 법의 이름으로도 처단하지 못한 악질들을 철저하게 응징하고 도려내기 위해 집행관들이 나서야 할 때! 국정과 사법을 농단한 적패들이 한 명씩 살해될 때마다 온 국민이 환호하고 응원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다!!

 

2. 인상적인 문구& 작은참견

 

*

" 1948년 9월은 반민족 행위 처벌법이 제정된 때 입니다……. 이 버버은 일제에 적극 협렵한자, 친일 부역자등 반민족행위자르 처벌 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1960년 11월은 반민족행위자를 처벌하기 위해 공민권제한 법이 제정된 때입니다."

특히 이 법은 4,19가 발생하기 전, 공직자들의 범되 사실을 적용한 법률을 근거를 삼았다. 여기에는 직권 남용과 피의자의 가혹행위가 첨부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우경준이 말끝을 흐렸다.

"피의자들은 당시의 법률을 노창령씨에게 소급 적용시킨 겁니다. 이를테면 대한민국 법률에 의거해 형을 집행한다는 것이죠."

-> 이 책의 집행관들의 첫 번째 처단자는 지금까지 유일하게 생존해있는 친일파 노창룡이다. 그는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을 잔인하게 고문하고 죽게 만들었음에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게다가 그의 귀국목적은 자신의 명의로 된 땅을 소송으로 되찾고 묘지를 보기 위해서였다. 나라를 팔아 먹은 주제에 그래도 죽은 후에는 그 나라에 묻히겠다는 의도였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쉽게 친일파 자손들이 잘 먹고 잘 사는 시대에, 그리고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어렵게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다. 그런 기사를 접할 때마다 드는 생각은,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이나 다른 옳은 행동을 한 인물들이 더 잘 사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아이들에게 그 어떤 교육을 하는 것보다 효과적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다.

*

허 선배가 찾아온지 한 달이 지나서야 그럴듯한 명분을 찾았다. 수천 만명 중에, 쓰게기를 전담 처리하는 청수부가 몇 명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사회정의를 이루지 못해도 이 사회가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꼭 몇 명중에 한 명이 되기로 했다. 허 선배의 말대로 분노를 꼭 가슴에 담아둘 필요가 없었다. 심장이 느끼는 대로, 분노를 마음껏 표출하면 됐다. 보내야 할 종자들을 보내고 나니 일말의 가책도 받지 않았다.

*

"법은 모두에게 평등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겠다는 건가? 아니면 그렇게 해서라도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시켜 주겠다는 건가?"

"좋을대로 생각해."

"이해가 안 가는군 …그렇다고 세상이 바뀌나?"

유람선은 물살을 가르며 선착장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난 세상을 바꾸려는 게 아니야. 불타는 정의감 때문도 아니지. 그런 건 나와는 맞지 않아."

"그럼 대체 이유가 뭐야?"

"굳이 말하자면…우리 같은 사람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 분노를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들……"

-> '집행관들'은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명확한 소설이다. 법을 이용해서 비리를 저지르고 법망을 빠져 나가는 이들을 꽤 큰 목소리로 비난을 하고 있다. 그들에게 집행관들은 죽음을 선사한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이 소설을 읽을 때, 거부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어쨌든 집행관들의 복수방법은 '살인'인 것이다. 정의를 위해서 살인을 저지른다? 그것을 정의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다가, '집행관'들의 집행 방식을 현실에 적용할 것이 아니라, 소설의 대리만족의 개념으로 보는게 맞다는 결론을 냈다. 미꾸라지처럼 법망을 피해서 비리를 저지르고도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 어쩌다 처벌을 받더라도 잠시 감옥에 갔다가 금세 석방되는 사람들, 그런 뉴스들을 볼 때마다 결국 돈과 권력의 힘을 느끼며 씁쓸함을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법이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며.

그런 현실에 작가는 집행관들을 만들고 대신 처단하는 이야기를 쓰면서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되지 않는 법에 대해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싶었을 것이다. 인터넷 방송을 종종 보는데 그곳에서는 농담을 하면서 '방방봐'라는 말을 쓴다. 방송은 방송으로 봐라. 라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집행관을 볼 때 '소소봐' 라는 말을 적용시키기로 했다. 소설은 소설로 보고, 그리고 그 설정을 통해 작가가 하고싶은 말, 즉 문제의식에 집중하자는 것이 그것이다.

그래도 아쉬웠던 건, 첫 번째 처단자인 노창룡 이후에, 다른 처단자들은 죽음이 아닌 다른 방식의 보복을 가했다면 소설이 좀 더 다채롭고 더 흥미롭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건 그냥 독자로서의 아쉬움이다.

*

"그들을 저세상에 보내며너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꿈이라는게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는 걸 새삼 알았습니다."

윤실장이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작별을 암시하는 미소 같았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겁니까?"

허동식이 물었다.

"다 털고 떠나야지요. 감독님은요?"

"같은 생각입니다."

"봐둔 곳이라도 있습니까?"

허동식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 팀의 책임자로서 팀원들이 위기에 닥칠 것을 대비해 여러 안전 장치를 마련해 두었다. 그것이 자신을 믿고 따라준 팀원들에 대한 도리라고 여겼다. 검찰의 손에 법의 신팜대에 서는 것은 참을 수 없는 모욕이다.

"혹시 송교수님을 만나거든……제 말 좀 전해 주십시오."

차가 화곡동 집 앞에 멈추었다. 윤실장은 애써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동안 꿈을 가질 수 있어서 행복했었다고 말입니다."

"……"

"이건 진심입니다."

-> 많은 이들이 꿈꾸는 사회는 법이 공정하게 적용이 되는 사회일 것이다 . 나쁜 일을 하면 그에 맞게 벌을 받고,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더 잘 사는 그런 세상.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그런 사회에 살고 있지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런 사회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이 죄를 저지르고 법망을 피해가는 것을 그저 흘러가듯 보지 않고, 주목하는 것.

감히 친일파 자손들이 땅을 찾겠다고 나서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 범죄나 비리를 저지른 이력이 있으면 선거에서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가 통하는 사회, 그리고 역사와 정치의식을(정당이나 지역이나 그런 것들이 아닌) 명확하게 아이들에게 교육시킬 수 있는 교육제도를 만드는 것 같은 것들 말이다.

그것이 집행관들이 꿈꾸었던 사회가 아닐까.

 

3. 짧은생각

 

앞에서도 말했지만 소설 속 집행관들의 집행 방식은 '살인'이다. 이 문제로 주인공도 집행관에 합류 할지 말지 고민을 하게 된다.

소설을 읽는 독자들 또한 이들의 행위에 대한 정당성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 독자를 의식한 것인지 저자는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이런 말을 전한다.

"법이 공종하게 진행되었다면 범인들과 같은 과격한 인물이 나오지 않았겠지요."

"……"

"그들을 과격하게 만든 자가 누구인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고 권력자의 눈치를 보는 검찰, 공정한 판결을 내리지 못한 법원, 그리고 이들 위에 군림하는 통치권자 책임져야 할 일 입니다."

물론 집행관들의 행동이 옳다고 동의할 수는 없지만,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다. 공정하지 못한 사회에 집행관이 생겼듯, '집행관들'이라는 소설이 탄생하게 된 것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모두에게 공정하지 못하다는 증거가 아닐까. 왜 이런 소설이 나올 수 밖에 없는지는 고민해 볼 문제이고, 이 소설이 제시하는 문제점을 가볍게 넘기는 것 또한 경계해야하는 태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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