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라스 케네디의 책이라 너무 기대했던 것일까? 기대에 비해 내용은 그리 흥미롭지 않다. 물론 재미는 있다. 다만, 기대만큼 소설 속으로 빠져들지 않는다. 하지만, 후반부 마지막 부분은 나름 속도감도 있고 인생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어 좋았다. 아마도 이 책의 후반부 끝부분의 흡입력과 높은 완성도가 책을 읽은 후 좀 더 좋은 인상을 남기는 듯 하다.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의 생각과 행동 패턴이 나와 아주 유사한 것 같아 쉽게 주인공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책의 강점이다. 아마도 이 땅의 많은 평범한 사람들은 적어도 성공하기 이전인 이 시점에서는 주인공과 비슷하게 판단하고 행동할 것 같다.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 옆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함께 하지만, 실패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떠나간다는 것도 옛부터 내려오는 진리다. 그러나 실패에서 다시 성공으로 다시 회복했을 때 돌아오는 사람을 내팽개칠 필요는 없다. ˝성공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 다음 성공할 때 까지만 유지되는 것이다.˝는 책 속의 말과 같이 내가 실패하면 떠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대할 수 있어야 한다. 아니 내가 성공해 있는 동안 함께 하는 사람들도 더 잘 될수 있도록 마음 써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 중 일부는 훗날 고마움을 갚으려 노력하고 일부는 다시 모른척 하더라도. 다만 주위 사람들이 떠난다 할 지라도 상처받지 않도록 마음 먹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한가지 이 책을 읽은 후에는 행복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돈이 부족할 때는 돈이 행복을 위한 최고의 조건인 것 같지만, 어느 정도 이상 갖게 되면 돈 보다는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족이나 친구가 더 중요하다. 돈이 많아야만 얻을 수 있는 호화로운 생활도 어쩌다 간혹 경험할 때 좋게 느껴지지, 매일 똑같이 화려한 생활을 반복하면 그것도 일상이 되고 행복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누리던 것을 조금이라도 잃으면 불편하고 불행하게 느낄 뿐이다. 행복에 대해 다시한 번 되새겨보며 이 책의 감상을 마무리 한다.
이 책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보다는 개발 관리자가 읽으면 좀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좀 더 효율적이고 좋은 품질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No`를 명확히 말해야 한다. 팀웍을 위해, 혹은 눈 앞에 닥친 회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애매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것이 결국 뒤로 갈수록 더 깊은 수렁에 빠지게 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깨우쳤다. 그 동안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확신을 갖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의 여러 예를 통해 이를 확실히 깨달았다. 정확히 현재의 한계가 무엇이고 일정을 맞추기 힘든 경우에 희망 섞인 최선을 다한다는 말 보다는 미리 리소스를 더 투입하거나 아니면 최종 목표를 줄여서 대응할 수 있도록 가능한 빨리 이를 이슈화 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낙관 섞인 최선을 다한다는 말로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다 놓친채 결국 마지막 순간에 실패로 끝내거나 임시방편으로 문제를 해소한다. 이는 결국 더 큰 문제로 이어지거나 두고두고 계속 비용을 지불하는 부적합한 소프트웨어 구조를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개발 방법론 책을 읽다보면 간혹 이처럼 삶의 자세에 대해서깨우치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지금 눈 앞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당장 어정쩡한 상태로 현 상황을 마무리 하거나 현 상황과 타협해 지금 당장의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려 한다. 하지만 이는 쉽게 해소할 수 있는 눈 앞의 문제를 키워 훗날의 더 큰 문제를 만드는 과정일 뿐이다. 당장 조금 불편하더라도 눈 앞의 문제를 회피하지 말고 정면 대응하는 자세를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실제 눈 앞에 닥치면 비슷한 행동을 할지 모르지만, 앞으로는 좀 더 용기내어 가급적 현실에 부딪치도록 노력해야지 다짐하며, 이 책을 마무리 한다.
멋진 책이다. 감히 히가시노게이고의 대표작 중 하나라 할 만하다. 이 책은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서술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피의자와 형사의 시각에서 각각 사건을 서술하고, 피의자의 입장에서 서술한 내용 중의 일부는 피의자의 의도에 따라 사실과 다른 내용이다. 형사는 이를 파악해 내고 진실을 향해 한꺼풀씩 거짓을 밝혀내 가는 과정을 아주 흥미롭게 묘사하고 있다. 진실을 밝혀낸 줄 알았으나, 또 다시 이어지는 의문과 새로 밝혀지는 진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내용이 압권이다. 또한 후반부에 가면 여러 사람의 시각에서 묘사된 다양한 과거에 대한 진술에서 특정한 사실을 찾고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은 마치 내가 형사가 되어 직접 추리를 하고 있는 듯이 소설의 내용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공허한 십자가]는 사형제도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의 전반부는 피해자의 유족이나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형제도를 찬성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열되어 있다. 물론 피해자의 입장에서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에게 사형과 같이 중형을 요청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만, 사형제도에 대해서는 그 외에 여러가지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책의 후반부로 가면 교도소에 들어가는 것이 꼭 속죄하는 길인지? 그것이 아무 소용없는 공허한 십자가는 아닌지 묻는다. 더구나 가해자가 이미 다른 방식으로 사회를 위해 공헌하는 것으로 속죄하고 있다면 반드시 교도소에 구속되어 속죄하도록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여러 방식으로 독자들의 가치 판단을 요구하고 여러 관점에서 생각하게 한다. 이처럼 무거운 주제를 한 편의 이야기 속에서 무리없이 풀어내다니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답다. 오늘 밤은 인간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속죄와 그 의미에 대해 여러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아야겠다.
역시 책 선정에 좀 더 신중해야 함을 깨닫는다. 단순히 `넬레 노이하우스`의 이름만으로 여러 권 읽고 싶은 책을 정해 두고 아무 책이나 편한대로 읽기 시작한 결과다. 그 동안 소설을 잘 읽지 않아 동일 저자의 책에 순서를 정해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소설 [새벽 세시, 바람은 부나요?]와 [일곱번째 파도]처럼 이 책 역시 [여름을 삼킨 소녀]를 먼저 읽은 후 읽는 것이 좀 더 좋았을 것 같다. 물론 [일곱번째 파도]에 비해 이 책은 전편을 읽지 않아도 전체를 이해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다. 하지만 이야기 전개에서 전편을 읽고 이 책을 읽은 것이 훨씬 더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넬레 노이하우스` 이름에 걸맞게 단숨에 책의 내용으로 확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 다만 작가의 자신감이 지나쳐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야기를 좀 더 전개해야 할 것 같은 여러 내용들이 모두 설명되지 않고 소설이 마무리된 듯한 느낌이다. 전체적인 사건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고 여기 저기 흘려둔 떡밥들이 그냥 남아 있는 느낌? 이 책 만으로는 `넬레 노이하우스`란 작가를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무래도 저자의 대표작인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읽은 후에 다시 판단해야 할 듯. 무신경하게 저자의 아무책이나 읽어본 후 선뜻 저자를 판단하기에는 `넬레 노이하우스의` 책 중에서 이 책을 가장 먼저 고른 나의 무신경이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