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무더위에 잠이 깼다가 최근의 여러 고민으로 다시 잠들기가 어려워 평상시처럼 1-2시간 책이나 읽다가 자려고 우연히 이 책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게 실수란걸 곧 깨닫게 되었다. 처음 시작부터 쏙 빠져들어서는 결국 마지막까지 쉬지 않고 모두 읽고서야 아침을 맞이했다. 잠을 잃은 대신 뭔가 뿌듯한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느낀 것도 같고, 달콤한 디저트를 먹고 난 뒤의 푸근한 맘이 들기도 한다. 이런 형식의 소설은 처음이다. 더구나 세세하게 상황이나 내용을 묘사하는 방식으로 스토리를 끌어가지 않고, 절제된 대화만으로 독자들이 상상할 여유를 남겨두어 독자 나름대로 해석할 수 있게 서술한 방식도 아주 마음에 든다. 처음 접한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책이지만 저자의 다른 책들도 모두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아주 강하게 들 정도로 만족감을 주는 책이다.